인류 역사의 시작, 수메르 문명과 성서 IV

주경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24/05/24 [16:02]

▲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염소와 양의 수를 쐐기 문자(cuneiform)로 기록한 점토판. 기원전 2350년경.     

 

▲ 쐐기 문자 (cuneiform) 점토판.     

 

아카드어 점토판에서 발견된 기록에 의하면 ‘수메르인’이란 말은 아카드 사람들이 메소포타미아 남부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었다. 

  

수메르인들은 자신들을 “웅 상기가(ùĝ saĝ gíg-ga, 음성학적으로 uŋ saŋ giga)”라 불렀고 그 의미는 “검은 머리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들의 땅은 키엔기르(Ki-en-ĝir) “고귀한 사람들의 땅”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남긴 점토판 중에 ‘수메르 어를 모르는 서기관이라니, 도대체 그는 어떤 서기관인가?’ 하는 기록이 있는데, 이를 미루어 볼 때 수메르인들은 그 당시 주위의 여러 민족들 가운데 압도적인 문화적 우위를 누렸던 민족임을 알 수 있다. 

  

문자의 발명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중요한 것은 바로 문자의 발명이다. 문자가 발명되고 이것을 문자로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후대 사람들이 당시 그들의 문화와 생활 그리고 역사적 사건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문자가 없었다면 그것을 기록으로 남길 수도 없었을 것이고 후대인들은 문자가 없던 시절의 역사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문자의 발명이야말로 고대문명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문자의 발전 과정을 본다면 인류가 처음부터 문자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인류가 경작문화 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규모의 군락이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잉여 농산물이 늘어났다. 그리고 잉여농산물이 늘어나자 이를 보관, 정리, 교역을 하게 되면서 기록과 의사소통 그리고 계약 등의 필요에 의해 문자가 발명되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고고학적 발굴에 기인해 확인되는 사실에 의하면, 문자는 대상물의 형체나 행위를 연상할 수 있는 단순한 그림, 회화문(繪畵文, picture-writing)으로부터 점진적으로 발달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회화문은 선사 시대 유적에서 발견될 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아메리카 인디언, 시베리아 원주민, 아프리카 토인 등 아직 문자가 없는 여러 민족들이 사용하는 실례들을 볼 수 있다. 

  

이 회화문은 점차 대상물의 형체나 행위를 파악할 수 있는 상형도형과 의미를 담고 있는 표의도형 등으로 구분된다. 상형도형은 ‘상형문자’(象形文字, pictograph/pictogram)라 부르고, 표의도형은 ‘표의문자’(表意文字, ideograph/ideogram)라고 부른다

  

수메르문자는 쐐기문자(설형문자)로 분류되는데 인류 최초의 문자로 인정되고 있다. 기원전 3천 년 무렵까지는 초기 수메르어 문자는 사물을 간략히 그려 넣은 그림기호에서 출발했으나 이후 그림문자들은 보다 간략하게 정리되면서 점토에 쐐기 모양의 철필을 사용하여 새긴 설형문자로 발전하였다. 

  

쐐기문자는 보통 점토판에 갈대로 만든 철필로 기록하였고, 그늘에서 말리거나, 불에 구워 단단하게 만들어 오랫동안 보관했다. 심지어 기둥, 원주 등에도 기록하였으며 당시 구전으로 내려오던 문학적 창작물을 새길 정도로 충분한 감각과 유연성으로 발전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점토판은 몇천 년 동안 보관되어 후대인류가 당시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계속>

 

주경식|본지 편집국장,  ACC(호주기독대학) 교수(Ph.D)

▲ 주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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