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라는 것

글|김명동 사진|권순형 | 입력 : 2024/06/24 [14:21]

 

길을 가다가 

쓸쓸히 내팽개쳐 있는 

너를 발견하고 가만히 바라본다

 

엄마 얼굴 닮은 듯도 한 네가 

나를 그립게 했다가

슬프게 했다가 한다

 

난 살풍경에 운명을 상상한다

파도는 하루에 70만 번씩 철썩이고

벌은 1kg의 꿀을 얻기 위해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다니고

용설란은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다 죽는다

하루를 살기 위해 

물 속에서 천 일을 견딘다

 

벌새는 1초에 90번이나 

제 몸을 쳐서 

공중에 부동자세로 서고

햇빛을 받으면 죽는 나무가 있다

 

아, 하나님의 섭리를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글|김명동 편집인, 세계모던포엠작가회 회원

                         사진|권순형 발행인,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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