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울려 퍼진 위로의 선율

글|주경식 사진|권순형·김신일 | 입력 : 2026/01/22 [16:34]

▲ 암 환우 목회자 가정을 위한 자선 음악회에서 열창하는 테너 김영우(왼쪽)와 바리톤 김재권. 그리고 반주를 맡은 현악 4중주 팀) ©크리스찬리뷰     

 

▲ 음악회에 앞서 참석자들은 식탁을 함께 나누었다.©크리스찬리뷰     

 

함께 식탁에 앉고, 음악으로 마음을 잇다

 

지난 12월 28일(주일) 오후 5시, 시드니리버티교회에는 연말의 분주함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로의 손을 맞잡으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성탄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시기였지만 이 계절이 모든 이들에게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떤 목회자 가정에게 이번 성탄은 축하의 시간이 아니라 병상과 치료 일정, 끝나지 않는 불안과 기도 속에서 조용히 견뎌내야 했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로 그 자리에 사단법인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 호주지회가 주최하고 크리스찬리뷰가 후원한 ‘암 환우 목회자 가정을 위한 자선 음악회’가 열렸다. 이 음악회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시드니의 교회들과 성도들이 고통의 자리에 함께 하는 연대와 사랑의 실천이었다.

  

행사는 교회가 정성껏 준비한 저녁 식사로 시작되었다. 약 350여 명의 참석자는 식탁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암 환우 목회자 가정을 기억하며 자연스럽게 기도로 마음을 모았다.

  

이 식사의 시간은 단순한 만찬이 아니라 이미 음악회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예배의 서곡과도 같았다.

  

이번 음악회는 지난 10월 열린 ‘2025 호주 지회장 선교대회’에서 오세아니아 사무총장 송상구 목사의 제안으로 출발해 전기현 대표회장의 초기 후원으로 현실화됐다.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교회’라는 세기총의 사명과 정신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 테너 김영우. 그의 목소리는 단단하면서도 섬세했고 깊은 울림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크리스찬리뷰     

 

▲ 순서를 맡은 세기총 임원들. 왼쪽부터 송상구 목사(오세아니아 사무총장), 신광수 목사(세기총 사무총장), 진기현 목사(호주 지회장), 류병재 목사(오세아니아 회장) ©크리스찬리뷰     

 

음악은 마음을 잇는 다리입니다

 

오후 6시, 본격적인 음악회는 송상구 목사의 사회로 시작됐다. 세기총 사무총장 신광수 목사는 인사말에서 “이번 음악회가 암 환우 목회자 가정에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며 “음악은 말로 다 전하지 못하는 마음을 이어주는 소중한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기총 호주지회장 진기현 목사의 환영사는 이 자리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서로 사랑하고 함께 울며 함께 걷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모든 준비 과정이 기도와 헌신으로 이루어졌음을 전했다.

  

무대 위에서는 음악이 말을 대신했다. 이날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이는 테너 김영우였다. 그의 목소리는 단단하면서도 섬세했고 깊은 울림으로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그는 오는 1월 15일부터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무대에 오를 예정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번 자선 음악회에 마음을 모아 무대에 섰다. 그의 노래는 화려한 기교를 넘어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위로로 전달되었다.

  

바리톤 김재권의 무대는 또 다른 깊이를 더했다. 절제된 호흡과 안정된 발성으로 선보인 그의 노래는 관객들로 하여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머무르게’ 했다.

  

피아노 연주자 유미선을 중심으로 한 앙상블은 공연 전체의 흐름을 섬세하게 이끌었고 음악 사이사이 흐르는 침묵마저도 기도의 시간처럼 느껴지게 했다.

  

바이올린 안해인, 비올라 현주아, 첼로 현단아의 연주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헌신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젊은 연주자들의 진지한 연주에는 기술 이상의 집중과 마음이 담겨 있었고, 관객들은 그 순수한 헌신에 아낌없는 박수로 응답했다.

  

개인 사정으로 소프라노 김선영 씨는 이날 무대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현장에서는 따뜻한 격려의 마음이 전해졌다.

  

▲ 암 환우 목회자 가정을 위한 자선 음악회에 출연한 음악가들. ©크리스찬리뷰     

 

연대가 만든 결실, 그리고 이어질 이야기

 

공연의 마지막은 찬송가 연주와 함께 청중들과 같이 찬양을 부르며 마무리됐다. 이어 세기총 오세아니아 회장 류병재 목사의 마침 기도는 음악회 전체를 하나의 예배로 완성시켰다. 그는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지기를 바란다”며 위로와 사명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모인 티켓 수익과 후원금은 호주한인복지회 이용재 회장이 쾌척한 5천 불을 포함,  2만 8천 불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식사와 제반 경비를 제외한 2만여 불은 본지 편집인 김명동 목사를 포함한 다섯 가정의 암 환우 목회자 가정에 차등 전달되었다.

  

이번 음악회는 세기총과 시드니 지역 교회들뿐 아니라 이를 마음에 품고 기도로 함께한 여러 동역자들의 조용한 참여 속에서 준비되고 진행되었다.

  

‘크리스찬리뷰’ 역시 이 뜻을 나누는 과정에 함께하며 이번 행사를 둘러싼 이야기와 취지가 널리 전해질 수 있도록 기도와 홍보로 함께하며 고통받는 이웃을 향한 연대의 마음에 힘을 보탰다.

  

음악회가 끝난 뒤에도 많은 참석자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짧은 대화를 나누며 암 환우 목회자 가정들을 기억하는 기도를 이어 갔다.

  

이날 음악회는 연말의 하루를 이렇게 보낼 수 있음에 대한 감사와 교회 공동체가 여전히 희망의 공간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글|주경식 본지 편집국장

사진|권순형 본지 발행인 김신일 본지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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