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 VS 신앙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7/25 [11:31]
사람은 믿음의 존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믿고 있는 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믿음을 뜻하는 대표적인 단어가 신념과 신앙입니다. 신념과 신앙은 언뜻 같아 보입니다. 둘 다 ‘믿음’에 대해 말하고 있어서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념과 신앙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방식도 다릅니다. 그러면 신념과 신앙이 어떻게 다른가?
 
신념, 내가 믿고 있는 것
 
우리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신념이 강할수록 확신에 차 있고 자신만만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때로 신념이 강한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신념이란 무엇인가? 신념은 믿을 신(信)에 생각할 염(念)의 한자를 쓰며, 사전적 의미로는 '굳게 믿는 마음'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념은 내가 믿고 있는 가치, 사상, 제도, 힘 등을 뜻합니다. 도덕적인 가치와 기준도 신념이 될 수 있고, 내가 소유하고 있는 물질이나 힘도 신념의 일부가 될 수 있으며, 내가 자라온 환경과 제도 그리고 내 정신 세계에 영향을 준 지식과 사상도 신념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말하고 살아갑니다. 신념이 일종의 삶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입니다.
 
신앙, 우러러 믿는 것

그러면 신앙은 무엇일까요? 신앙(信仰)은 말 그대로 우러러 믿는 것입니다. 내가 닿을 수 없는 존재인 하나님을 우러러 믿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래서 신앙의 기준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기독교에서 믿음을 신념이라고 하지 않고 신앙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신념은 나의 노력이나 경험적으로 얻은 가치와 기준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신앙은 전적으로 위로부터 즉,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신앙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신앙을 견고하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신념에는 초월이나 신비가 없지만 신앙에는 초월과 신비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세계가 내 삶으로 들어오는 것이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신념과 신앙의 충돌
 
이처럼 신념과 신앙은 믿음의 세계가 다릅니다. 본질도 다르고 출발도 다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앙 생활을 신념으로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을 신념의 틀에 맞춥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 신념대로 신앙 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념의 틀로 성경을 해석하고, 신념대로 믿고, 신념에서 벗어나면 신앙이 틀렸다 하고, 순전히 자기 식대로 열심히 믿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잘 믿는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한 마디로 신념을 만족시키는 신앙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신앙은 신념을 초월합니다. 신앙을 신념의 틀에 가둘 수 없습니다. 신앙의 세계관은 신념의 가치를 뛰어넘습니다. 신앙은 위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신앙 자체가 하나님의 신비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신념과 신앙이 충돌합니다.
 
다윗과 골리앗
 
신념과 신앙이 충돌한 대표적인 사건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습니다. 골리앗은 자기 신념이 강했던 사람입니다. 일단 키가 3m에 달하는 거인입니다. 거기다 그가 입고 있던 갑옷의 무게는 57kg이고 그의 창에 꽂힌 창날만 7kg이 넘습니다. 그만큼 골리앗의 힘이 무시무시했던 것입니다. 또 머리에는 놋투구를 썼습니다.
 
누가 봐도 골리앗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골리앗 스스로도 자신이 가장 강하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 있었습니다. 골리앗의 거대한 몸과 무기는 ‘누구도 나를 이길 수 없다’는 자기 신념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골리앗은 날마다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고, 하나님을 비웃으며 싸움을 부추깁니다. 그렇게 40 일 동안이나 골리앗이 조롱과 비방을 퍼부으며 싸우자고 했지만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누구도 나서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던 사울 왕조차도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가공할 만한 골리앗의 위세에 눌려 겁이 났던 것입니다. 골리앗의 신념이 그 싸움에서 이기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신념이라고는 물맷돌뿐인 한 소년이 나섰습니다. 그는 나이도 어리고 양이나 치는 보잘 것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는 군인도 아니었고 전술 훈련을 받아본 적도 없습니다.



산이나 들에서 수금이나 타고 시를 지어 노래를 불렀을 뿐 칼이나 창을 손에 쥐어본 적도 없습니다. 한 마디로 자기 신념으로 내세울 것이 없는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골리앗에게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 신앙입니다. 그에게는 신앙이 있었습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는 신앙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갑옷도 없고 투구도 없이 맨 몸으로 손에 물맷돌만을 쥐고 골리앗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칩니다.
 
“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 이르되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내게 나아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 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에게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사무엘상 17:45).
 
너는 신념으로 내게 나아오지만 나는 신앙으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거인 골리앗은 자기의 신념 즉, 자신의 칼과 창과 단창을 믿고 나아오지만, 그 소년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아갔습니다. 그 소년이 바로 다윗입니다.
 
다윗은 이 싸움이 하나님께 속했다고 합니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 다윗은 이 싸움을 철저하게 신앙의 관점으로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다윗은 골리앗을 향해 물맷돌을 힘껏 던졌습니다. 휘리릭~하고 하늘을 향해 날아가던 물맷돌이 골리앗의 이마를 쳤습니다.



골리앗은 놋으로 만든 투구를 쓰고 있었습니다. 투구는 이마와 머리를 보호하는 방패와도 같습니다. 또 골리앗이 쓴 투구는 그 당시에 가장 강한 재질이었던 놋 투구였습니다. 웬만한 무기로는 놋투구로 보호하고 있는 그의 이마에 생채기 하나 내기도 힘이 듭니다.
 
그런데 다윗이 던진 물맷돌이 그 강한 놋투구를 부수고는 골리앗의 이마에 박혔습니다. 다윗이 힘이 세다거나, 물맷돌이 유난히 강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그 물맷돌에 실려 골리앗의 투구를 깨뜨리고는 그의 이마를 강타한 것입니다.
그러자 거인 골리앗이 맥없이 쓰러집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입니다. 아니, 신앙이 신념을 이겼습니다.
 
오직 신앙으로
 
우리도 신념이 아니라 신앙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아무리 골리앗처럼 거대한 세상의 신념이라고 해도 능히 이길 수 있습니다. 나의 작은 신앙의 물맷돌로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왜 겨자씨 만한 믿음으로도 산에게 명하여 바다에 던지우라고 하셨을까요? 신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신앙으로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신앙이 지닌 신비와 능력입니다.
 
오직 신앙으로, 하나님을 우러러 믿을 때에 신념도 이기고 골리앗도 이기도 바다도 던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도 평안해지고 능력이 나타납니다. 신념에서 벗어나 오직 신앙으로 하나님을 믿기를 소망합니다. 〠

정지홍|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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