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파도타기

정기옥/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8/09/27 [15:24]
하와이의 카우이섬에 재능 좋고 꿈 많은 소녀 서퍼 (surfer)가 있었다. 하지만 13세가 되던 2003년 어느 날 공포스러운 한 사건이 그녀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이른 아침 서핑 연습시간에 상어의 공격을 받아 어깨까지 팔이 잘려나가서 생명까지 잃을 뻔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바다를 외면하고 파도타기를 포기하기보다 오히려 두려움에 직면하고 극복했을 뿐 아니라 장애를 넘어 마침내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과 어른들뿐 아니라 많은 운동선수들에게 영감을 주는 위대한 인물이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영혼의 서퍼(A Soul Suffer) 베다니 해밀턴이다.
 
하와이의 한 섬에서 자란 베다니 해밀턴은 동네의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바다가 놀이터였고 친구들과 함께 해변에서 뛰놀며 파도타기는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당연한 스포츠였다. 베다니에게 있어서 해변과 파도타기는 그저 좋아하는 놀이나 열정 이상의 삶의 방식이었다.
 
세 오빠들은 물론 그녀의 부모님들도 평생 파도타기를 즐겨오던 사람들이었다. 베다니는 그렇게 파도타기와 함께 태어난 것이다. 파도타기의 유전자가 가족 모두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파도타기가 베다니의 제2의 천성이 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어린 나이부터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베다니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절친 중 한 명인 알라나 블랜차드 같은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흐르며 두 아이들이 서핑보드와 밀착되어 가고 실력이 향상되어 감에 따라 두 소녀의 우정도 깊어 가고 두 가족도 가족처럼 친해져만 갔다.
 
그리고 그들의 우정이 깊어 갈수록 두 사람의 경쟁심도 치열해져갔다. 두 사람 모두 재능이 있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발전을 부추기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저 재미로 하는 경쟁이 아니라 승부를 위한 진정한 경주였다. 두 사람은 하나님이 맺어주신 한쌍처럼 잘 어울리는 뗄 수 없는 물과 물고기의 사이와 같았다.
 
베다니는 8살 때 이미 대회에 출전을 해 재능을 인정받고 이듬해에서는 우승을 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듬해 9살에는 이미 후원자들을 얻게 된다. 부모님들도 베다니의 재능이 파도타기에 있음을 발견하고 정규학교를 보내기보다는 홈스쿨링을 통해 딸을 교육하며 자유롭게 키웠다.
 
베다니의 부모는 딸이 뚜렸한 목표없이 책 속에 파묻혀 살게 하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에 열심을 내도록 기회를 준 것이다. 베다니의 부모는 딸을 위해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를 잘 알았다. 아마추어 파도타기로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자 후원자들도 늘어났다. 2002년 마침내 커다란 주요 대회 (NSSA) 여자 부문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 이어지는 해에도 우승과 준우승등을 거머쥠으로 약속된 미래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렇게 쾌거를 이루어 가던 2003년 10월 31일 베다니와 알라나는 오전 훈련을 위해 알라나의 아빠와 오빠가 함께 바다로 나갔다. 베다니는 평소처럼 서프보드에 엎드려 팔을 저으며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때 새벽의 고요를 가르는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그녀의 왼팔이 순직간에 물 속으로 사라져갔다. 베다니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간해보려고 주변을 둘러 보자 자기 주변에 진한 피빛이 퍼져 나가는 게 보였다.
 
가까이서 이 광경을 목격한 알라나는 자기 아빠에게 도움을 청하는 비명을 질렀다. 아빠가 달려와 피를 흘리는 베다니를 해변으로 끌고가 지혈을 시키고 구급조치를 취하며 병원으로 달려 갔다.
 
상어의 공격을 받은 베다니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피의 60% 빠져나간 상태였다. 수술을 받기로 되어 있던 베다니의 아빠는 수술이 지연되었고 그 이유가 자기 딸의 응급 상황때문이란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의사는 베다니의 팔이 어깨 아래로 마치 수술을 해서 절단하듯이 사라진 상태를 보고 아연했다. 그러나 베다니는 의연했고 베다니의 아빠는 베다니가 살아 난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이런 공포스러운 경험에도 불구하고 베다니는 한 가지, 오직 한 가지만 하기를 원했다. 바로 다시 서핑보드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이었다. 이 사건을 경험하면서 베다니는 처음부터 한 가지 분명하게 생각한 것이 있었다. 자신은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는 것이었다. 이런 그녀의 태도가 그녀와 그녀의 이야기를 놀라운 것으로 만드는 시작이 된다.
 
비정상처럼 생각할 수 있는 순간에 가장 정상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탁월한 능력이 그녀 속에 장착되어 있는 것이다. 그녀는 그런 원인이 자신의 믿음에 있음을 기회있을 때마다 고백한다. 이런 일을 경험하면 육체적인 상처를 치료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정신적 외상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녀는 회상하며 간증한다. “너는 할 수 있다. 너는 한 팔로 헤엄칠 수 있고 서핑보드 위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즉시 다른 소리가 내면에서 소리쳤다. “쓸데없는 생각 마!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을 거야!” 그러나 베다니는 믿음이라는 비책을 가지고 용기를 내고 자신감을 회복해서 마침내 바다로 나가 한 팔로 보드를 타고 헤엄쳐 보드 위에 서서 서핑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신앙심으로 무장해서 자란 것이 가장 강력한 동기 부여요 자신감의 근거라고 말한다.
 
베다니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주 후부터 서핑보드를 타고 다시 바다로 나갔다. 아빠가 특수 제작해 준 핸들이 달린 보드를 타고 나간 것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마음과 정신, 그리고 육체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이야기는 곧 대중매체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놀라운 소녀는 누구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지?” 모두가 알고 싶어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04년 1월 10일 서핑 역사에 초현실적인 역사가 새롭게 쓰여졌다. 대회에서 5등이라는 경이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었고 방송에서는 이 이야기를 화제로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베다니의 복귀에 놀라워했고 영감과 감동을 받았다. 영혼의 파도타기 선수가 된 베다니는 화제의 인물이 되었고    <십대 선정 특별 용기상> 등 다양한 상들을 받았다.
 
“매번마다 ‘왜 하필 나일까?’ 하고 물어보았어요. 그때마다 답은 오직 한 가지였지요. 내게 주어지는 모든 좋은 것이 모두 제 믿음으로부터 온다는 것이예요.”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혹시 누군가가 베다니 이야기를 그저 믿는 체하는 눈속임이나 한 번 정도의 우연한 성공이라고 생각하면 그녀의 계속되는 성취와 믿음의 여정을 보면 곧 탄성을 지르며 감동을 받게 될 겁니다.”
 
그들의 말대로 베다니는 다음 해 대회에서는 일등을 하고 최고의 서퍼임을 입증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이루어낸다. 그리고 마침내 2007년에는 프로서퍼가 된다.
 
단순히 프로라는 무리에 속하게 된 것이 아니라 헐리우드를 비롯해서 많은 곳에서 후원자들이 생기고 영화가 만들어져 히트를 치고 그녀가 쓴 책은 <A Soul Surfer>는 베스트 셀러가 된다. 많은 사람이 그녀의 이야기에 감동과 영감을 얻어 믿음에 들어서고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다.
 
당신이 극복하지 못할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할 때 당신은 무엇을 붙잡는가? 당신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잃고 다시는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을 때 당신을 일으켜 세우는 바로 그것은 무엇인가? 세상 사람들이 끝이라고 말하는 사건 속에 나를 향해 일어서라고 속삭이는 그분의 음성을 들을 믿음의 귀를 가지고 있는가?
 
베다니의 인생이 물질적 성공과 명예를 얻는 세상적인 성공이 전부였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이 희망과 영감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녀의 인생 전체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인생을 살기에 감동과 영감을 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녀처럼 역전의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것이다.
 
베다니는 믿음 안에서 목사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첫 아이의 이름은 <Tobias, 하나님의 선하심> 이라고 지었다.
 
2016년에는 피지 세계서핑대회에 출전해 3등이라는 기적을 다시 만들어 냈다. 2017년에는 마침내 서퍼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기록되었다. 게다가 그녀의 도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 놀라운 파도타기의 주인공은 비단 베다니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진정한 믿음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많은 상실과 부족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이 경이로운 믿음의 새 경주에 도전하고 싶지 않은가? 모든 적대적인 상황과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을 똑바로 응시하며 믿음으로 바다를 향해 다시 달려가 보지 않겠는가?〠   

정기옥|안디옥장로교회 담임목사, 시드니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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