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수습이 관건

준비된 결혼이 아름답다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12/03 [16:01]
세상을 살면서 사건의 발생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약간의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특별히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크고 작은 사건의 발생의 연속입니다. 방바닥에 주스를 흘리거나 과자 혹은 아이스크림 등 가지고 다니지 말아야 할 것들을 가지고 다니다가 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은 귀찮기는 하지만 참을 만합니다. 

“아이가 그러니까 아이지” 하면서 한번 더 생각해보면 화날 일도 아니고 그리고 큰 일도 아닙니다. 부모가 그리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닙니다. 누가 다치거나 위험한 상황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아이가 다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좀더 다급해 집니다. 그러다 보면 불필요한 부정적 감정을 아이에게 심어줄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가 동생이 타는 그네를 밀어줄 생각으로 뒤로 간 것 같은데 다른 곳을 쳐다 보다 동생의 그네에 턱이 부딪쳤습니다. 나는 순간적으로 “조심해야지” 하면서 큰 소리를 내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제 딸은 자기가 지금 혼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친 것에 대해서 위로를 받기는커녕 실수한 자신을 나무라는 아빠의 꾸지람에 상처를 받게 됩니다. 저의 다급한 큰 소리가 아이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명한 부모는 빨리 대처해야 합니다.

딸을 안고서는 “어디 많이 다쳤어? 하고 확인하며, 다행이다. 많이 다치지 않아서.. 아빠는 많이 다쳤는지 알고 많이 놀랐잖아” 하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큰 소리를 낸 이유가 화가 나서가 아니라 많이 다쳤을까 걱정해서 였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입니다. 

물론 안아주고 사랑하는 표현까지 곁들이면 더욱 좋겠죠. 그런 후에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행복해 할 수 있습니다. 아빠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보호하려고 하시는구나 하고 행복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그런 후에 이러한 상황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 그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는 두려움에 휩싸이기보다는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엔 조심해야 한다고 다짐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즉 위기가 오히려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바보처럼 그네 뒤에서 한눈을 팔면 어떻게 해, 그러니까 다치지….”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하면서 큰 소리를 칩니다. 물론 부모님은 자녀가 걱정되어 큰 소리를 낸 것입니다. 아이는 아픈 것보다는 부모님의 큰 소리에 더 놀라고 두려운 것입니다. 부모는 이러한 상황이 위험한 것을 설명하지만 아이에겐 부모가 화낸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 집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통해 자녀에 대한 놀람과 우려가 제대로 전달되기보다 ‘실수는 용납받지 못한다’는 것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사건의 발생은 피할 수 없지만 그 사건을 어떠한 상황으로 이끌까 하는 것은 우리의 결정으로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바른 결정은 배우지 않고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본성 그대로 자녀를 양육하게 되면 실패와 시행착오의 연속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 내면의 의도와는 달리 왜곡된 감정과 생각을 자녀에게 심어줄 수 있게 됩니다. 

즉 우리의 사랑과 우려가 오히려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성격 대부분이 어렸을 때 형성됩니다. 그래서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데에는 더욱 많은 에너지와 조심성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첫 아기 그리고 자녀 양육 초기에 실수를 많이 합니다. 그 이유는 배우지 못하고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너무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서야 나은 부모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실수를 거쳐서 좋은 부모가 되기엔 우리의 자녀들이 너무도 귀합니다. 자녀들이 배우지 못한 부모들의 실험도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일반적으로 부부세미나에 자녀양육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데 결혼예비교육에도 자녀양육에 관한 항목도 필요한 것입니다.

 

김훈|호주가정상담대학 사이버과정 학장, 캔버라 열방대학 국제상담소장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