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허식 이단대책위원장 결국 교체

임원회, "위원장으로 부적절" 조사위 만장일치 보고 받고 결정

전정희 | 입력 : 2009/04/30 [14:53]
▲ 한기총 20- 4차 임원회   ©뉴스파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가 지난 4월 24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20-4차 임원회의를 열고 허식 이대위원장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임원회는 이날 허식 목사는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부적절하다고 사료된다는 내용의 이대위원장 교체 청원에 대한 조사위원회(조사위, 위원장 문영용 목사)의 보고서를 받고 투표를 진행해 27명 중 23명의 찬성(반대 3명, 기권 1명)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조사위는 보고서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의 선정과 인준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전제하고, 다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특수성을 고려해 볼 때 검증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사위는 그 이유에 대해 허식 목사가 과천시장에게 신천지 건물의 외곽지역 건립 허가를 건의한 것과 집회 중에 안식교는 이단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은 사실이며 이는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또 조사과정에서 허식 목사가 보였던 처신에 대해서도 허식 목사는 이대위원장 교체 청원에 따라 한기총 임원회에서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의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를 임의로 소집하여 임원을 구성한 것은 부적절하였고, 정식 소집 후에도 전체 임원과 별도로 조사위원회까지 조직한 것은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번 한기총 이대위 사태는 지난 1월 29일 제20회기 임원진과 상임위원장이 발표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대위위원장으로 허식 목사(예장 대신)가 임명되자 그동안 한국교회에서 이단사이비 전문가로 활동했던 위원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며 위원장 교체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2월 2일 엄신형 대표회장에게 제출한 것이다.
 
청원인 명단에는 이용호(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한명국(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최삼경(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 박형택(전 이대위부위원장), 진용식(이대위부위원장), 최병규(전 이대위부위원장), 정동섭(전부위원장), 박용규(전문위원), 최재우(전문위원) 목사, 탁지원 소장(전문위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이 밝힌 교체청원 이유는 첫째, 위원장으로 리더십(분별력과 판단력·진리수호에 대한 강직함)이 부족하여 한기총 이대위를 끌고 갈 수 없다, 둘째, 신천지 이만희 씨와 접촉이 있으며 신천지 본부건설을 위하여 과천시장에게 건의를 한 장본인이다, 셋째, 공적인 자리에서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안식교에 대해 이단이 아니라고 공언한 바 있다, 넷째, 현재 이단사이비대책위원들과 전문위원들 사이에서도 요주의 인물로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 허식 목사     ©교회와 신앙
이런 청원이 나오기 직전 허식 목사의 활동근거지였던 과천의 신천지대책과천시범시민연대 측은 2007년 시민연대 임원들이 신천지 성전건립 반대문제로 과천시장을 면담할 당시 함께 동행한 허식 목사는 오히려 신천지가 성전을 지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시장에게 건의하는 바람에 매우 곤란한 입장을 겪었다며 한기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한기총 임원회는 2월 27일 회의를 열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위원장 교체 청원의 건을 논의하고 5인 조사위원회 즉, 문영용 목사(예장통합, 한기총 인권위원장), 정금출 장로(예장고신, 한기총공동회장), 권순직 목사(예장합동, 한기총서기), 장병찬 목사(기침, 한기총실행위원), 신명범 장로(기성, 한기총공동회장)가 진상을 파악해 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대위원장 교체 청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인데도 허식 목사 체제의 한기총 이대위는 3월 6일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부위원장 김승동(예장합동), 김용민(예장통합), 박중선(합동진리), 탁용학(예장대신), 김창수(보수합동), 이동훈(기하성), 유인몽(합동중앙) 목사, 서기 박남수 목사(개혁선교), 부서기 엄바울 목사(개혁총연), 회계 이규인 목사(예장호헌), 부회계 유바울 목사(예장), 전문위원 이용규(기성), 한명국(기침), 조명륜(개혁총회), 류성춘(합동연합), 윤희수(예성) 목사 등을 각각 선임했다.?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전직 위원 중에 이단 연루 의혹을 받는 자가 있다며 조사키로 결정한 점이다. 이후 교계의 대표적인 이단연구가 등 기존의 위원들은 위원후보에서 대거 탈락되었다.
 
또 허식 목사는 3월 10일 과천 그레이스호텔에서 <교회와신앙> 기자 등 교계 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자신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을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신천지 건물 외곽 이전 건의 발언에 대해선 어차피 현행법 상 막을 수 없다면,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인데, 과천 외곽에전략상 한 발언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허 목사는 나한테 강력한 리더십이나 분별력이 없다고 비판하는데, 그동안 강력하게 리더십 있는 분들이 이단 몰아냈느냐? 그냥 다 있다. 나한테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러자 평소 한기총을 비롯하여 교계의 이단대책 활동에 비판을 일삼아 왔던 이단옹호 신문들은 허식 목사를 적극 변호하고 이단연구가들을 깎아내리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허식 목사'라는 직함과 엄신형 대표회장 직함이 병기된 4월 10일자 <국민일보> 부활절 광고가 나오는 등 허 목사의 공식적인 활동은 이어졌다.
 
그러나 그 사이 한기총 이대위원장 교체 청원에 대한 조사위원회는 5차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는데, 특히 지난 3월 26일엔 이대위원장 교체를 청원한 전 이대위 관계자들과 피청원인 허식 목사를 각각 불러 입장을 들었다. 이후 4월 10일, 20일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만장일치로 '허식 이대위원장 부적절' 의견을 모으고, 조사보고서를 24일 한기총 임원회의에 제출한 것이다.
 
한기총 임원회는 이날 투표를 통해 조사위의 보고를 그대로 받았고, 허식 목사에게 해임 공문을 발송했다. 이로써 허식 목사의 한기총 이대위원장 적부 논란은 약 3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전정희/교회와 신앙 기자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