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고신 총회장 이용호 목사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07/07 [10:53]
한인교회 - 선교의 전초기지,

하나님 나라의 소중한 자원 

 
▲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고의 덕목은 ‘정직성’ 이라고 강조하는 고신총회장 이영호 목사는 “목회자의 인격이나 행함에 정직성이 성립되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이 자신의 목회철학” 이라고 밝혔다. ⓒ크리스찬리뷰

한국에는 또 하나의 계절풍이 어김없이 불기 시작했다. 시국선언이란 이름의 계절풍이다. 시국선언이란 이름에 이름 하나 올리지 못하면 팔불출이라도 되는 듯, 교수와 학생, 문인과 각 노조단체, 심지어 종교인들까지도 비슷비슷한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누가 어디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개개인의 외침은 잘 들리지도 않은 채 허망히 사라지는 메아리와 같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와 맞물려 가톨릭과 불교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초기 한국교회 선교 이후 역사의 흐름을 견인해 나간 기독교의 기개나 동력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때에 일제의 신사참배에 끝까지 항거하며 순교신앙을 아름다운 전통으로 간직한 예장 고신교단의 총회장 이용호 목사(65, 서울영천교회)를 만났다.<편집자 주>  


  -날짜 : 5월 28일 (목)

  -장소 : 파라마타 세빌호텔

  -대담․사진 : 권순형 


  나를 넘어서는 목사가 되라

- 목사님, 반갑습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위하여 고신교단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고신 교단의 역사는 60여 년전에 태동되었는데 개혁주의 신학 위에서 보수신앙, 순교적 삶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습니다. 현재 교세는 약 1,700여 개 교회가 있고 미국을 비롯한 구라파까지 해외에 3개의 총회가 있어요. 고신 교단에서는 300여 명의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했는데 그동안 고신이 조금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신앙을 지키는 방어적인 교단이었는데 근간에 와서는 상당히 개방되고 타교단과 공조체재로 한국교회를 섬기는 등 10여 년전부터 상당히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세대는 상당히 개방된 체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목사님의 개인적인 신앙 입문과 소명을 받은 계기를 들려주십시오.

“ 저는 상당히 유교적인 종가집 가문에서 자랐는데, 제가 일곱 살 때 친구 따라 교회를 다니게 된 것이 처음 교회와 저희 가문이 인연을 맺게 된 계기입니다. 사회진출은 공무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생활이 제 적성에 잘 맞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신학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극적인 간증은 전혀 없습니다. 아주 평범하게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다 신학으로 부름을 받은 것도 공무원 생활이 적성에 안맞아서 거기에서 돌이킨 길이 바로 신학의 길이었습니다. 또 지금까지 제 목회 역시 극적인 대목은 거의 없고 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목회 여정을 쭉 지내오면서 상당히 행복?목사의 모습으로 목회를 하고 있지요.

소명의 계기는 20대 초반에 삶의 가치관, 사람이 무엇을 위해 인생을 던져야 하는가? 하는 사색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학을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었는데, 거기서 내가 갈 길은 공무원이 아니고 신학의 길이라는 소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목회가 내게 삶, 그 자체입니다. 상당히 기쁘고, 즐겁고, 거기에 자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목회라는 영역 속에서 상당히 즐기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 자체가 소명이라고 봅니다.” 

- 목회 경력과 시무하시는 교회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안수받은 지 35년 됐고, 지금 시무하고 있는 교회는 역사가 55년 된 묵은 교회지요. 현재 교회가 서울에 있다보니 여러 모습으로 탈바꿈을 많이 했죠. 현재는 장년 800명, 학생들까지 1,000명이 넘는 교회인데 상당히 선교 지향적인 교회입니다.

사람을 키우는 교회, 특히 부교역자들을 상당히 특색있게 목회합니다. 교인들도 양육해야 되지만, 교회의 미래는 부교역자를 키우는데 있다 해서 부목사들은 서울에서 대학원 과정 하나를 더 마치고 나가요. 젊을 때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많은 것을 축적시키도록 합니다. 젊을 때 축적해야 목회할 때 나오는 것 아닙니까? 부목사 중에는 신학교 교수 3명, 선교사로 나간 사람이 6명, 현재 유학 중인 사람이 5명, 그밖에 국내외에서 교회를 봉사하는데 저를 능가하는 목회를 하고 있는 후배들이 여러 명 있어요.

항상 부교역자들에게 나를 넘어서는 목사가 되어라. 나만큼 되면 안된다. 나를 넘어서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도전을 많이 주지요. 부목사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고 유학이나 선교사로 배려하는 케이스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초창기에는 장로님들이 동의를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지금은 그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례적인 목회라 할 수 있죠.”

- 지금까지 목회해 오시면서 영향을 받은 멘토는 누구십니까?

“저는 박희덕 목사님 밑에서만 6년을 지냈는데, 고신의 총회장을 지내신 아주 훌륭한 분입니다. 그 분 밑에서 제가 배웠던 것은 목회자의 두 가지 소양입니다. 바로 인내하는 것과 교회 행정의 자유로움입니다. 그 분의 인내하는 모습은 제 목회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목회라는 것이 인내에 성공하지 못하면 목회의 고비를 못넘긴다고 봐요. 그 분에게서 배웠던 인내의 성품은 큰 유산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다음 그 분이 갖고 있던 두 번째 은사인데 교회행정을 마치 물이 흐르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하셨습니다. 지는 것 같으면서 이기는 그런 묘한 목회를 하신 분인데, 제가 그것을 배웠다고 할까요? 그런 두 가지가 제 목회 바탕에 흐르고 있지요.

그 분이 제게 상당히 좋은 멘토로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셨고, 그리고 한국 교계에 드러나 있는 많은 분들의 글을 통해 접하면서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직접적인 멘토는 제가 섬겼던 담임목사님인 그분이 제 목회자의 성격을 규정지어 주었다고 봅니다."  


▲ 본지 권순형 발행인(오른쪽)과 대담 중인 이영호 목사   ⓒ박명배
  최고의 목회 덕목은 정직

- 목회의 네트워크는 어떻게 갖고 계십니까?

“방송설교를 하고 있지요. 그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방송을 누가 듣는가 싶어도 많은 사람이 듣고 있습니다. 또 제가 가르쳤던 성경공부를 엮어서 교재가 된 것이 제법 인정을 받고 많이 사용됩니다.

신약 전체를 엮은 12권짜리 에바다 성경공부 시리즈라든지, 평신도 훈련, 새가족훈련 등의 교재들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방송선교와 문서선교 두 가지 네트웍이 제 목회를 돕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목회의 가장 강력한 힘은 교역자들과의 네트워크입니다. 교역자 네트워크에 접착되어 있기 때문에 목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의 효과를 많이 보고 있지요.”

- 목사님의 목회철학이랄까 핵심가치는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제가 거듭 확실하게 깨닫는 것은 최고의 덕목은 정직성이라고 봅니다. 정직만큼 강한 것이 없다, 목회자의 인격이나 행함에 정직성이 성립되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마음이 바로 저의 목회철학입니다. 우리사회도 그렇고 모든 분야가 지금 진실이냐 거짓이냐 이 대립이거든요. 진실의 본질이 정직인데 이것이 결여되면 이념도 목회도 정치도 예술도 언젠가는 휴지조작이 된다는 이런 신념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단의 표제가 되는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를 저는 저의 목회의 본질로 생각하고, 그것을 설교하고, 그것을 가르치고, 그것을 위해 사는 거기에 제 목회의 아주 중요한 길잡이를 두고 있습니다.

정직이라는 것이 자칫 잘못하면 관념화되고 추상화되기 쉬워요. 정직은 증명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바로 목회 속에서, 삶 속에서, 행함 속에서 증명되어야 힘이 있다는 겁니다. 증거가 없는 정직은 힘이 없지요. 설득력이 없지요. 저의 목회도 정직을 실현해 가는 목회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의 문제들도 전부 다 근본은 정직성의 문제 아닙니까? 정직성에 상처가 오니까 모든 덕망이 무너지는 것이고, 그분들이 쌓아왔던 아까운 치적들이 다 퇴색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저는 터득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이 정직을 상당히 많이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저는 정직 목회, 정직 행정을 대단히 중요시하고, 허위나 픽션이 넌픽션에 자리를 침범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습니다.”  


  고신, 정통신학․보수신학

- 고신교단은 2009년도에 세계선교대회 개최와 세계선교센터 건립 완공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상당히 큰 이슈입니다. 지난 3월, 대전에 50억 원 예산의 선교센터 기공식을 했습니다. 그것이 완공되면 선교 프로그램에 또 다른 도약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센터는 단순히 보이는 집이 아닙니다. 거기에서 상당히 효율적인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우리 교단뿐 아니라 타교단까지 영향을 줄 수 있고, 선교사들의 안식처가 마련됩니다. 그래서 이 선교센터 기공은 우리 교단의 획기적인 사업의 하나로 이미 시작됐습니다.

세계선교대회는 선교센터 건립 때문에 일 년간 연기됐습니다. 대신 국내외 권역별로(세계를 7개 권역을 나누어서) 돌아가면서 지역 선교대회를 개최했어요. 세계선교대회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 대회가 잘 치러지면 선교사들이 굉장히 속도감을 가질 것입니다.

여기에 서로 만남이 있고, 선교 보고가 있고, 선교 평가가 있고, 비전 제시가 있습니다. 이런 것이 선교대회를 통해서 집합되기 때문에 대회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전체적인 대회는 4년마다 한 번씩 여는데, 그 대회는 고신의 올림픽과도 같습니다. 세계에서 선교하는 가족들이 다 집합하고 온 교단이 전력투구하여 한 주간은 선교사 자신들의 수련회로 갖고, 한 주간은 국내 교회 후원교회들과 함께 선교대회를 갖습니다.”

- 고신교단하면 일제시대 신사참배 문제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홈페이지를 보니 제3세대를 맞이하는 고신교단이라고 하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고신교단의 국가관은 어떤 전통과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까?

“교단 설립 세대는 모든 분들이 하늘나라로 가셨고, 교단을 키워온 2세대들은 지금 다 은퇴를 하셨어요. 우리가 제3세대를 이어받았는데, 우리는 미래세대와 상당히 구별성이 있습니다. 선대분들을 우리가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 어른들이 물려준 유산을 갖고 미래세대를 향해 접목하는 것이 우리 사명입니다. 우리 어른 세대들은 일제시대나 한국동란을 겪으면서 신앙을 지켜야 하는 사명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우리는 지켜서 물려준 유산을 바깥으로 남들에게 보여주고 섬겨주는 능동적인 사명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교계에서 고신이 지금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니까 상당히 위상을 인정해 줍니다. 현재 교세도 한국교회 교단 서열로 따지면 9위에 해당됩니다. 10위 이내의 교단은 상위 그룹의 대교단에 속하죠. 아시다시피 우리가 보수신학과 정통신학이 있기 때문에 이 유산을 한국교회가 인정을 해요. 그래서 어떤 모임이나 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고신의 그런 바탕을 요구합니다. 특히 한기총의 이단대책위원회에서 중점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기총에서 검증받으면 권위가 부여된다

- 목사님께서는 지난 해까지 한기총 이대위원장을 맡으셨지요. 그런데 후임으로 허식 목사가 임명되었지만 부적절하다는 자격논란이 제기되어 결국 교체하기로 결정되었는데 허식 목사가 재심을 청구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한기총에 대한 이미지나 신뢰도가 많이 추락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물러나면서 그런 파문이 일어났는데 한기총 이대위 구조나 행정을 잘 알기 때문에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기총 행정 시스템에 하나의 불합리라 할까요? 어쨌든 민주적인 행정이라기보다 폐쇄적인, 한기총 시스템이 대표회장의 권한이 마치 대통령 중심제 정치 비슷해서, 은혜로울 때는 좋지만 다원화되고 조직체가 커진 교계에는 그런 행정 구조가 자칫 부작용을 일으킬 틈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집행부가 조금 쉽게 생각한 거죠. 거기서 오는 하나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위원장직이라는 것은 어떤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이의제기가 있어서 교체하기로 판정이 났습니다. 그리고 재심청구라는 것은 항상 불이익을 당한 당사자가 마지막으로 하는 행정조치거든요. 그러나 재심청구라는 것은 명백한 새로운 증거가 있을 때, 사안을 충분히 뒤집을만한 증거가 있을 때 하는 것이지 일반적으로 해보는 것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마지막 할 수 있는 권리행사가 재심청구니까 한 것일 겁니다.

그리고 한기총의 임원회라는 구조는 제일 막강한 집행부인데 거기서 한 번 결정된 것이 변경된 예는 거의 없습니다. 본인의 인권을 존중해서 재심을 접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접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겁니다. 접수 자체가 안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고 접수가 되더라도 그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10년 동안 한기총 행정 역사를 보면 그런 유례가 없죠.” 

- 목사님이 이대위원장을 맡고 계실 때 제기된 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 장재형 씨 재림주 의혹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 것이라 전망하십니까?

“제가 한기총 이대위원장으로 있을 때 해외에 있는 기독교 단체, 국내에 있는 교단에서 문제를 제기해 왔고, 상상 외로 여러 곳에서 그런 문의가 왔습니다. 일본 같은 곳에서는 자기들의 모임에 저를 직접 와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문제는 끊임없이 그 사람으로 인한 나쁜 영향이 발생해서 여러 지역에서 논쟁이 되었고, 한기총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한기총은 기구적으로 권위가 최상에 있고, 또 한기총이 규정한 것은 없기 때문에 한기총이 이런 의혹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여  그 문제를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장재형 씨가 통일교와 연관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한기총이 취급했어요. 그런데(1997년 이후에) 통일교와 무관하다 해서 자유로움을 얻었지요. 그래서 한기총이 취급한다 할 때 굉장히 역반응을 보이는데 그것은 오해입니다. 한기총이 취급해서 자신이 정당하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굉장한 권위를 부여받는 거에요. 그렇게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만 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한기총에 검증을 받는 것도 담대하게 나서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기총이 이 문제를 취급할 때부터 엄청난 역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그것은 제가 볼 때는 당당하지 못하고, 무언가 거리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오해받기 쉽단 말입니다. 그래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하기로 결의까지 했는데, 위원장 파문 때문에 지금 현재는 유보되어 있지요.

위원장이 정해지고 한기총 이대위가 정상화되어야 조사위원회가 구성될 것입니다. 자료 중심으로 해야 되는데 자료는 거의 수집된 상태입니다. 자료 없이는 절대로 연구를 못하니까요. 현재 그런 단계에 있습니다.

장재형 씨가 너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그의 가르침이 눈에 띄지도 않으면서도 영향력을 주고 있고, 한기총이 그 작업을 해낼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만 구성되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 시드니에서 개최된 제19차 대양주 총회 기간 중 후배 목회자 부부들과 함께한 이영호 목사(앞줄 오른쪽 2번째) ⓒ크리스찬리뷰

자살은 이벤트가 아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건에 대해 한국의 분위기가 수퍼 스타의 죽음으로 몰고가는 분위기입니다. 자살 전에는 비리 의혹을 파헤쳤는데 요즈음엔 검찰수사 관련 주제는 대폭 줄고 국민장 현장상황(42.8%), 노 전대통령 회고(12.8%), 서거정황(12.3%)이 주요 주제로 등장했다는 언론재단의 보고가 있습니다.

특히, 노 전대통령의 경우 후보 시절 교계에 존경받는 목사님을 찾아와 부친은 안수집사였고, 청와대에 들어가면 신앙을 갖겠다는 약속을 하고 안수기도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안수집사였다는 부친의 위패를 사찰에 모신 것도 아이러니지만, 본지에서는 지난 달 마감을 앞두고 그분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싣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 분위기는 단순한 애도 그 이상이거든요. 기독교의 시각에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기독교인으로서 바라보는 것은 외통수처럼 답이 분명한데, 그것보다 노무현이라는 한 인물은 승부욕이 상당히 강합니다. 죽음으로써 승부수를 던진 것이죠. 죽음을 승부로 걸 만큼 그 사람 나름대로의 고집스러움이 실천된 것이죠. 아무도 그렇게 실천 못하는 것을 실천한 것입니다.

한국은 김수환 추기경 때문에 전국민과 전 언론이 함께 열광을 했죠. 그런데 5월에는 불탄일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에 불교가 굉장히 지금 한 대목을 맞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불교도들이 조문에 많이 참여했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개신교는 중간에 샌드위치가 됐고, 그래서 금년에 부활절연합예배를 뜻깊게 한 것입니다.

노무현 씨가 짧은 생애이면서도 승부 승부하며 큰 승부를 자기 나름대로  누구보다 굵직하게 몇 대목을 남겼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까지도 아주 승부를 걸었는데, 자갈치 아지매의 표현처럼 ‘용서받고 살지 죽긴 왜죽노’하듯이 본인은 죽었지만, 고소하는 문제는 산자들에게 남겨 주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어떤 면에서 국민적인 큰 오락이 없어요. 김수환 추기경도 국민적인 하나의 오락이 됐고, 이번 노무현 씨 사건도 그렇게 봅니다. 지금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오락거리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역반응으로 일어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다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국민적인 이벤트입니다. 이벤트는 이벤트로 지나가요. 그러나 기독교 행사는 이벤트가 아니거든요. 기독교 행사는 기념이 되어야 하고 새겨져야 되고 역사 속에 진행이 되어야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 행사도 천주교가 기발한 천주교식 전도 이벤트를 한 것입니다. 30억 짜리 장례식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100만 명의 천주교 신자를 얻는 전도행사였습니다.

노무현 씨 사건도 향후 노사모들이 어떻게 정리하고 진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우려되겠지요. 너무 튀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었어요.

예를 들면 봉하마을 조성이라는 것도 역대 어느 대통령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빈농에서 어렵게 자란 사람으로서, 퇴임 후에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자기가 사는 집을 조성하는 것부터가 맞지 않죠. 전두환 씨나 노태우 씨나 그런 분들은 집 겉모양도 거의 바꾸지 않았어요. 국민들이 볼 때 집이 화려하게 변했다는 인상을 안주었어요. 안에만 고쳤지. 그리고 김영삼, 김대중 씨도 전에 자기가 살던 집을 고수하고 있단 말입니다.

그런데 유독 노통만큼은 허허벌판에 60~70억이라는 돈을 들여서 성지화하는 식으로 만들어서, 가면서 그냥갔습니까? 정부 기밀문서까지 들고 가서 소란을 피우지 않았습니까? 아무튼 독특하게 너무 튀였지요. 그리고 대통령이라면 국법상, 법률상 국립묘지에 안장되도록 규정까지 정해져 있는데 마을에 비석 하나 세워달라는 유언을 하니 봉하마을로 갔지만 그곳이 이상한 방향으로 유적화될 가능성이 있지요.

그렇게 되면 국민정서에 무슨 도움이 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대통령은 국법이 정하는 자리에 안장되어 죽어서도 국가를 지키는 그런 모습으로 남아 있어야지, 어째 혼자만 퇴임 후에도 독특하게 가고 죽은 후에도 독특하게 그래야 되는 것인지 참 답답합니다. 제 사견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계층들이 많다고 나는 믿습니다.

기독교 입장에서 논평할 만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기독교는 크리스찬의 죽음을 두고 기독교 죽음을 논해야지, 한 이교도의 죽음을 가지고 크리스찬이 말할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 한기총 이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영호 목사   ⓒ크리스찬리뷰
 
  에큐메니칼 가족

-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십니까?

“1남 1녀입니다. 딸(숙진, 37)과 사위(고원석)는 장신대 교수로 있고, 아들(중재, 36)은 합동측 총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는데, 우리 집은 저절로 에큐메니칼 운동을 잘합니다.” 

- 끝으로 해외에 있는 한인교회와 성도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해주시죠.

“지금 한인사회나 한인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독특한 한민족이 가지는 은사 범주 안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한인들이 있는 지역에는 틀림없이 교회가 있습니다. 이는 어느 민족에게도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하나님의 은사라고 봅니다. 그래서 한인사회에 가보면 한인교회라는 또 다른 기독교 사회가 막강합니다. 이것이 선교적으로 큰 의미가 있죠.

저희 교단만 해도 선교를 세계 도처에 나가 하는데 지금 초교파적으로 선교대회하는 보고서를 보면 선교사들이 가는 나라마다 웬만한 곳은 한인사회가 있고, 한인교회가 있어요. 이것이 선교의 전초기지로서 새로운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대단한 디아스포라 교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선교 전략중에도 현지에 있는 한인교회와 공조하는 이러한 방향으로 강화되어야 합니다. 한인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소중한 자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해외 한인사회도 본국에 있는 모순과 갈등을 유산처럼 갖고 있는 이상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심지어 이단사이비들까지 한인 사회에 침투하고 있고, 선교지까지도 이단들이 막강한 힘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국에서 흘러나오는 안좋은 유산은 한인사회에서 여과시켜주면 좋겠습니다.”

- 오랜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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