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회 주일학교 갱신 지상 세미나 (3)

이민교회 주일학교의 진단과 분석(2)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07/07 [11:00]

지난 호에 우리는 주일학교의 현장진단으로 두 가지 문제, 복음의 희석화와 교육주체간의 역할혼란의 문제를 살펴봤다. 주일학교가 너무 부실 혹은 방만한 커리큘럼과 능력 외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일 때, 제일 먼저 지치는 사람은 바로 교사다. 막상 해야 할 복음을 전하고, 설명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일은커녕, 교안 읽어가기에 급급하게 된다. 더 슬픈 것은 영적 성장의 기회인 교사직분이 신앙을 흔드는 시험터가 될 때가 많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교육주체인 학생, 가정, 주일학교 교사에게 서로 뭘 기대할 수 있고, 또 뭘 기대해야 하는 지를 바로 정리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 주일에 몇 시간으로 인생을 바꿔주길 바라는 부모들의 기대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건강하지도 않다. 유년기에 영적교육의 핵심은 가정이고, 청소년기의 영적교육은 아이들의 능동적인 모험을 통해 이뤄진다. 이점에서 기독교적 가정교육에 대한 교회전체의 노력과, 우리 청소년들에게 청소년사역을 위험을 무릅쓰고 좀 더 과감하게 위임할 때만이 풀릴 수 있는 문제다.

금번 호에서 생각해 볼 것은 △다문화 사역의 필요성과 △장기적 사역을 위한 교육역량의 축척 문제다.

3) 다문화 사역의 필요성

우리나라 사람같이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없는 민족은 잘 없는 것 같다. 이민사회 역시 일상생활에서 영어 때문에 치인 상처 때문인지 이민교회도 한국보다 더 한국적이기 일쑤다.

그러나 아이들이 영어권 영향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청소년 때부터는, 이런 상황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청소년을 가진 기독교 가정치고 영어사역, 탈 한국사역의 필요성을 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당장 우리가 익숙한 한국 것의 장점을 누리지 못하게 될까 걱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대안이 뭔지 몰라 잡히는 대로 시도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여유가 되면 영어 사역자를 데려다가 뭔가 흔들어 놓으면 어떨까 싶지만, 아직까지는 영어 사역과 조화가 안되는 한인교회 전체문화의 문제 때문에 새로운 갈등만 늘어날 뿐, 뽀족한 답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좀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문화변화속도가 빨라지면서, 같은 언어를 해도 대화가 안되는 구룹과 계층이 점점 느는 현실 말이다. 정치, 경제적 차이 때문에 사회갈등도 더 심해지지만, 특히 세대갈등은 심각하다. 아이와 대화가 안된다고 부모부터 대학생, 중고등부교사가 16살짜리를 보면서 문화충격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대화의 단절은 관계의 단절로 이어지고, 관계의 단절은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진다. 2세 사역문제의 해결도 이런 차원에서 풀어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문화적 문화를 교회豁섟?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크게 두 방향으로 일어나야 한다. 첫째는 한국교회문화외의 것, 특히 호주영성을 더 배우고 교류하는데 더욱 더 공을 들여야 한다. (그냥은 자연스럽게 되는 일이 아니니까..) 둘째는 교회가 문화적 간격을 극복하는 대화능력의 향상에 초점을 맞춰, 영어권, 한국어권, 주일학교, 성인 모두에게 교육해야 한다는 점이다.

호주영성을 더 배우자는 말은, 텅텅 비어있는 호주교회를 봐서는 매력적인 제안같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도 호주 풍토에서 자리잡은 건강한 기독교적 유산과 문화가 여전히 있다. 엉성하게 보여도, 호주 사회, 경제, 문화 등을 더 잘 반영하고 여과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은 1) 성경 신학적 성경해석문화, 2) 과정을 중시하는 합리적 사고 2) 자율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프로그램 3) 수평적인 권력과 토론 문화 등이 포함된다.

만일 우리가 우리 아이들이 한국교회 안에 숨을 쉬고 남아있게 하려면, 결국 이러한 문화를 도입하든, 적어도 공존할 수 있도록 교회차원의 배려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무래도 향후에도 1세대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한국교회 현실상, 일부러 그 존재를 잊지 않도록 만들고, 혹은 외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선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다른 방향은 다문화 대화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이론이 아니라 성경적 이상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인종과 언어, 문화의 장벽을 넘어 다 하나로 회복된다는 진리, 너무나 당연해서 도리어 다들 무시하고 사는 진리 말이다. 복음이 모든 세대와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보편적 진리고, 이를 통해 그리스도가 머리가 되는 영적 가족이 만들어진다면, 왜 우리 아이들과 대화가 안 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야 할까? 물론 아직 성화가 불충분한 탓이라고 넘어가기엔, 과연 우리의 결단과 노력은 충분한지 물어봐야 할 때다.

대화는 관계, 가정, 교회, 공동체 회복의 중심 도구다. 우리네 주일학교 교육과 교회 전체가 대화와 소통에 좀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 복음이 이어주는 능력을 더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다. 다문화 대화 (다른 표현으로는 선교적 대화) 능력의 향상은 우리가 지금 가진 영어권 교사부족 문제나 한국어권과 영어권 학생의 조화문제부터, 더 나가서 영어권 아이들이 한국어권교회를 보고 느끼는 이질감까지도 모두 풀어낼 수 있는 키가 될 수 있다.

4) 자료축적 문화

주일학교 갱신의 마지막 키 이슈는 자료축적 문화, 혹은 다른 말로는 장기계획과 피드백 과정을 바로 세워서 노하우가 쌓이도록 만드는 일이다. 문제는 주일학교만큼 주먹구구로, 담당자가 잘 바뀌는 분야가 없다. 결국 와서 또 1-2년 헤매다가, 가까스로 감을 잡을 만하면 박봉과 불투명한 미래에 절망하며(?) 담임목회를 위해 떠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영적 교육의 핵심은 장기전이다. 뭘 가르쳤는데 효과가 바로 안나온다고 불안해 하는 사람은, 성경이 말하는 영적 변화의 깊이를 바로 못 이해한 사람이다. 성인 신앙도 보면 극적으로 뒤집혀진 소수를 포함해서, 성령과 동행하며 만들어가는 지루하고 기나긴 자기 씨름의 결과다. 이점에서 교회 학교는 장기전의 토대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장기전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주일학교가 장기적 비전을 세워 계속 집행, 감독할 사람은 결국 담임교역자나 혹은 그와 함께 계속 갈 평신도 지도자 밖에 없다. 전문사역자에 대해서 말이 많지만, 한국교회의 집중형 권력구조에서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더구나 중소형교회는 결국 부서담당교역자들이 단기적 활력을 넣어주길 기대하는 것 외에는 기대할 입장이 아니다. 주일학교의 철학과 정신은 담임교역자가 직접 관할하고, 장기적으로 동역하는 평신도 지도자들에 의해 진행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장기적인 틀만 바로 잡혀있다면, 단기로 투입되는 인력도 더 큰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청년 단기 교사들은 한국에서 막 가져온 활력을 넣어주는 좋은 자극제임은 현장사역자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의 영적 성장과정을 인도하는 데는 장기적인 전략과 꾸준한 인내, 삶의 깊은 경험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점에서 주일학교의 즉각적인 효율성만 생각해서 너무 어린 교사들을 배치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두 번째 장기전의 준비방법은 어떻게 일이 진행되든 계속 노하우가 쌓일 수 있도록 하는 체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누가 이런 것을 바라지 않을까? 이것은 오직 교육행정이 바로 설 때만이 가능하다. 매주 한주 한주에 급급해서 지나가고, 머리에서 생각나는 대로만 움직이는 주일학교는, 시간은 잘 보낼 지 몰라도 축척되는 노하우는 없다. 누군가는 연례 계획에 따라 매주 프로그램의 준비를 확인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정리해서 평가와 계승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행정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복음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복음은 삶 전체를 다루는 심오한 메시지다. 5분 동안에도 전달할 수 있지만, 풀어내면 50년 간 설교를 해도 모자르다. 이점에서 주일학교는 적어도 아이들이 기억을 유지하는 2-3년을 단위로, 뭔가 계속 발전되는 것이 있도록 빼놓은 것, 균형을 놓친 부분이 없도록 계획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교사의 역할은 (우리가 주로 하듯이) 아이들을 끌어 모을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고 이끄는 일이 아니라, 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영적으로 돌보는 일에 집중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면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면 하도록 길을 열어주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주일학교갱신은 △복음을 교육의 중심으로 재조정하고 △교사만 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참여와,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주는 역할 재배치가 필요하고 △대화법을 익혀, 전반적인 갈등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사역이 가능하도록 교역자중심, 평신도중심으로 교육행정을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은 다 있겠지만, 이제는 실제로 움직여야 할 때다. 움직이지 않고, 시간만으로는 답이 안나오는 문제다.

이미 약간씩 언급이 되지만, 다음시간부터는 이를 위한 구체적, 현실적으로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할 것이다. 주로 2세들이 주류가 되기 힘든 중소형 교회에 초점을 맞춘 방법이지만, 큰 교회 속을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딜레마는 크게 다르지 않다.<계속>


김석원  
크리스찬리뷰 객원기자, Seed Community 주일학교갱신사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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