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하겠지만 나 역시 늘 시간과 싸우며 살아가는 것 같다. 갈수록 인생은 한정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순간이 중요하다. 하루가 그냥 하루가 아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인생은 시간경영이 과제 중의 과제다. 주어진 24시간에 대한 태도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가린다. 무엇보다 시간의 방향설정이 참 중요한 것 같다. 화살촉처럼 분명히 겨냥한 시간의 향방을 확인하고 사는 것이 지혜로움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우선순위의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이 일은 꼭 하겠다’는 굳은 결의가 없으면 하루라는 시간은 연기처럼 묘연히 사라져버리고 만다. 하루라는 시간이라도 방심하면 허망해지는 것이다. 나는 지혜로운 시간 사용을 위해서 하루 중에서도 오전 시간을 귀중히 여기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골든타임은 역시 오전이다. 새벽기도회를 마친 다음 12시까지, 이때 시간의 효율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한 일은 이때 다루려고 한다. 정말로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다. 시간을 낚아채 가는 방해요소들은 무조건 뒤로 미루어 두고자 하는 굳은 결의가 없으면 오전시간을 보존하기 어렵다. 오후가 되면 집중력은 떨어진다. 그리고 예상치 않는 일들, 거부할 수 없는 일들이 속수무책으로 밀고 들어온다. 시간경영을 하지 않으면 시간은 금새 도둑을 맞는다. 낭비를 줄이고 생산적인 시간으로 전환하려면 과단성이 필요하다. 1시간을 10시간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10시간을 1시간처럼 보낼 수 있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사는 사람은 시간경영에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다. 내가 삶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떠밀리고 있는 것이다. 시간의 퀄리티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시간은 삶의 가능성이고 동시에 기회다. 시간은 생명이다. 시간은 피와 같다. 한방울도 귀하듯이 시간은 돈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의 가치가 있다. 하루만이라도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병상의 환자들을 본다. 인생은 참으로 짧다. 5년이 잠깐이고, 10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나 시간이 휙하며 소리를 내며 내 곁을 지나가는 것 같다. 시편 91편에서 시인은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경점같을 뿐이요 신속히 가니 날아가니이다.” “인생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신속히 가니 날아가니이다.”라고 했다. 인생을 진지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실감하는 것이다. 길게, 그리고 산만하게 늘어뜨린 것이 아니라 시간을 주신 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자 애를 쓰지 않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끝은 다가온다. 시간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으면 끝은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황급히 내 곁에 다가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나님의 은총이고 나에게 주신 더할 나위없이 값진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시간 속에 찾아 오신 예수께서 우리의 삶의 순간순간을 카이로스로 바꾸어 놓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예수와 함께 하는 시작된 삶은 즐거운 시간여행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규현|시드니새순장로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christianrevi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