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이 예찬

소강석/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1/08/29 [10:33]

저에게는 세 마리의 진돗개가 있습니다.

진돌이, 진순이, 갑순이라는 개들입니다. 물론 저는 진돌이를 제일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 진순이도 참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여우처럼 눈이 쫙 찢어져가지고 얼마나 못생겼는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차차 진순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 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반면에 갑순이라는 녀석은 처음에 볼 때는 얼마나 얼굴이 예쁘게 생겼는지 한 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복슬복슬 털도 예쁘고 어디 한 군데 빠진 구석이 없었지만 나중에 보니까 야성이 없는 것입니다. 아파트에서 애완견처럼 사랑받으며 자란 진돗개라 그런지 거칠고 맹렬한 야성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진순이는 아직 태어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았을 때도 절대로 먹을 것이 있으면 다른 개에게 양보하지 않고 싸워서 쟁취를 합니다. 진돌이가 숫놈이기도 하고 워낙에 싸움을 잘하는 녀석이라 먹을 것이 있으면 진순이가 근처에만 와도 짖고 마구 물어 버립니다. 그러면 어린 진순이는 도망을 가야 하는데 목이 물려서 철철 피가 흘러도 절대로 먹이를 물고 놓지를 않는 것입니다. 진돌이에게 물려 마구 찢어지고 피가 나도 절대로 도망을 가거나 물러나는 법이 없습니다.

언젠가는 길에서 다른 큰 개를 만났는데 그냥 지나가는 척 하더니 뒤로 돌아가서 뒷다리를 콱 물어버리는 것이 아닙니까? 아무리 크고 무서운 개라 할지라도 뒷다리를 물어 버리면 꼼짝을 못합니다.

저는 진순이를 보면서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는 사무엘상16:7절의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제가 진순이를 외모로 판단했을 때는 정말 형편없는 잡종견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무시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녀석이 보여주는 맹렬하고 거친 야성을 보면서 “아, 생긴 것은 볼품없어도 정말 무서운 녀석이구나... 진짜 진돗개 순종이구나...”생각을 고쳐먹게 된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하게 보이고 강하게 보여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용기가 없고 비겁하게 물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진순이는 비록 목이 피 범벅이 되고 살이 찢어지는 아픔이 있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깽깽거리며 울지 않습니다.

차라리 피를 흘리면 흘렸지 먼저 물러나지 않습니다. 비록 지더라도 진돗개의 야성을 가지고 끝까지 달려들어 자신이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비록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진순이가 보여주는 야성을 배워야 합니다. 특히나 현대인들은 얼마나 무기력한 삶에 젖어 있습니까? 조그마한 아픔만 있어도 꼭 세상이 끝나버린 것처럼 절망하고, 엉엉 울고 안절부절 못합니다. 도전정신이 실종되어서 쉽게 포기해 버립니다. 그러나 결코 그런 자세는 옳지 않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면 어린 시절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얼마나 많은 핍박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치던 어느 겨울 날 어머니께 회초리를 맞다가 결국에는 집을 나왔습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오갈 데가 없는 정말 초라하고 고독한 신세였지만 저는 결코 울지 않았습니다. 삶이 배고프고 힘들다고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세찬 눈보라 속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처럼 더욱더 강한 생명력으로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수박장사, 오이장사 할 것 없이 닥치는대로 하면서 고학으로 신학을 공부하였고 훗날 개척교회 시절의 그 어려움 속에서도 단 한번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안에 믿음의 야성이 살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저에게 야성이 없었다면 저는 결코 오늘 날까지 믿음을 간직한 채 목회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포기를 했으면 수백 번을 더 포기할 정도로 제 앞을 가로막았던 고난과 역경의 파도는 큰 산처럼 높았습니다.

 그러나 목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살이 찢기는 아픔이 있어도 자신의 심장에서 뛰고 있는 야성 때문에 결코 물러나거나 울지 않는 진순이처럼 제 안에 꿈틀대는 믿음의 야성은 고난이 오면 올수록 오히려 제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울지 맙시다.

결코 좌절하지 맙시다.

믿음의 야성을 가집시다.

맹렬한 꿈을 가집시다.

조그마한 어려움과 핍박이 와도 주저앉아 울어버리는 무력한 신앙인이 되지 맙시다.

저 또한 앞으로도 끝까지 포기 하지 않을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승리는 우리의 것입니다. ‘포기’는 시장에서 배추를 셀 때나 쓰는 말입니다. 믿음의 야성을 가진 사람은 조그마한 시험이나 고난 앞에서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쉽게 자신의 신앙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생명나무를 선택하고 로드쉽 신앙으로 무장하여 자손대대로 찬란하게 빛나는 영광의 가문, 비전의 가문을 이룰 때까지 끝까지 전진해 나갑시다.〠

 

 

소강석|새에덴교회 담임목사, 2012 시드니성시화대회 주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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