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연합교회 한인노회 인준 기념 특별좌담회

또 하나의 전환점에서

글/송기태,사진/권순형 | 입력 : 2011/10/31 [16:50]
참석자 : 최효진 (호주연합교회 한인노회장, 갈릴리교회 담임목사)

                장기수 (호주연합교회 한인노회 총무)

                황기덕 (호주연합교회 목회관계위원회 위원장, 동산교회 담임목사)

 
사회 : 송기태 (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두란노교회 담임목사)

사진·정리 : 권순형 (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일시 : 2011년 10월 12일(수) 오전 11시

장소 : 동산교회 교육관

 
인준 과정, 드라마 같은 상황

사회자 : 이번에 호주연합교회(이하 연합교단) NSW |ACT 주총회에서 한인준노회가 한인노회로 인준된 것은 우리 호주 한인교회사에 커다란 획을 그을만한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이 일에 산파역을 감당해 오신 장 목사님의 소회부터 말씀해 주실까요?

장기수 : 개인적으로 이 일에 직접적으로 참여한지 10여 년이 넘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설득, 논쟁, 화해, 토론, 한글과 영어로 작성, 필요하면 찾아가서 만나 설명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 및 관계 등등 보고서에 있지 않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노회를 만들기까지 2000년 초부터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현지 교단 안에서 한인교회들의 정체성한인교회들의 정착과정과 문제점들을 연구해 왔습니다. 이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공개석상에서 비난받을 때 ‘내가 왜 이 일을 전담 맡아 하고 있을까?’하면서 자문했던 시간들...

그리고 무슨 역사적(?) 일처럼 이 일을 진행시키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으로 인해 두 번이나 교회 목회를 사임해야 했던 일들과 그런 과정 속에서 교우들에게 남겼던 아픔들, 제대로 표현도 못한 죄송스러움과 고마운 마음들이 교차됩니다.

▲ 호주연합교회 한인준노회 창립총회가 2004년 7월 12일 오후 7시 30분 시드니제일교회당에서 37명의 총대가 참석한 가운데 열려 초대 준노회장에 이상진 목사, 부노회장에 소원춘 장로, 서기 임경란 집사를 선출했다.   ©크리스찬리뷰


저는 지난 이 일을 위해 두 번 눈물을 흘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총회 때였습니다. 첫날 제안에 이어 44개의 테이블 토론에서 된 찬반의견 그리고 질문들이 모아졌습니다. 담당 위원회에서 우리 제안위원들은 테이블 토론에서 나온 질문들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나온 질문들은 퍽 당황스러웠고, 또한 우리의 의지와 전혀 다르게 오해하고 해석하는 내용들이여서 무척 답답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이것은 한인교회의 목회와 선교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하다가 저도 모르게 감정이 뜨겁게 올랐습니다. 입은 설명하는데 제 눈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임은 저로 인해 중단되고 저는 총회에 참여하는 총대들을 위해 만든 기도실에 가야 했습니다.

또한 저의 이런 감정을 숨기고,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다듬기 위해 뉴카슬대학 캠퍼스를 30여 분 동안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론 약간의 어려움을 그날 저녁 한인 총대들과 나누었을 때 각각 비장한 결심들을 해주었습니다. 다음날 발언대에 서겠다는 총대들이 나서기도 했습니다. 밤에 잠도 자지 않고 발언하기 위해 영어로 한글로 준비하는 한인 총대들을 보면서 그날 낮에 흘렸던 흘린 눈물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눈물은 이번 총회에서 최종결정이 된 후에, 모든 총대들이 자신들의 찬성·반대 여부를 떠나 박수로 뜨겁게 축하해 주었습니다. 위의 단상에서 다른 제안위원들과 내려오는 중에 주총회장과 총무의 축하에 이어 단상 계단에서 내려오는 저에게 축하해 주기 위해 기다려주는 총대들이 있었습니다.

손을 잡고 축하한다는 메시지, ‘연합교단에 새 역사를 만들었다’며 격려해주는 소리들, 저를 말없이 껴안아주며 마음을 나누어주던 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지나갈 때마다 제 가슴이 더 벅차올라 눈물이 흐르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한인 총대들이 모여있는 테이블로 가려는데 눈물을 보이면서 갈 용기는 없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총회 최종결정 이후 총회 장소에서의 감격, 그리고 주총회장의 한인노회를 새롭게 탄생시킨 연합교단과 한인교회들을 위한 기도에 동참하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감격의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고 나는 다시 앞으로 준비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고 냉정한 시간으로 되돌아 온 이후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한인총대들과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 지난 9월 뉴카슬대학에서 열린 NSW|ACT 주총회에서 장기수 목사가 한인노회 인준을 지지해 줄 것을 총대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Insights


최효진 : 먼저 부족한 제가 노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중에 노회로 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한인노회가 된 것은 연합교단만 국한되었다기보다는 한인교회가 호주교회 속에서 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소수민족에게 노회를 허락한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국교회의 복음에 대한 열정과 행정관리 능력 그리고 선교적인 모습에 대한 인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노회장 입장에서 이번 주총회에서 지난 7년 동안 준비해온 한인노회가 되느냐 안 되느냐하는 문제는 한국교회의 위상의 문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교회에서는 한 달 전부터 주보에 광고를 싣고, 주총회와 노회승인을 위해 기도를 부탁해 왔습니다. 기도하고 9월 23일(금)부터 주총회에 참석을 하게 되었는데 분위기가 긍정적 모습이었습니다.

노회에 대한 안건은 주일(25일) 오후 4시에 올라가고 월요일 오후에 결정을 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주총회지인 뉴카슬에서 주일예배를 위해 내려 왔다가 주일예배를 마치고, 많은 비가 내렸지만 늦지 않으려는 한편 기대를 갖고 회의 장소를 향해 갔습니다. 안건이 올라가자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월요일(26일) 저녁이 되어 토론에 들어갔을 때 더욱 절망적인 상황처럼 보였습니다. 반대 의견을 발표하는 중에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연되면서 결정하지 못하고, 의장이 화요일로 연기를 하였습니다. 숙소로 밤 10시에 돌아왔는데 성도들에게 어떻게 결정이 되었느냐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상황이 별로 좋지 않으니 열심히 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함께 참석한 준노회 총대들과 기도를 모으는 등 마음 졸였던 밤이었습니다. 다음날 오전에 이 안건을 다시 다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발표하는 분들이 약속이나 한듯 하나같이 지지 발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어제 반대했던 그 발언들이 한때는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황기덕 : 연합교단에서 한인노회를 허락한 일은 단순히 한 교단의 일만이 아니라 호주교회 전체에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호주는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다문화 국가이므로 모든 면에 있어서 다문화 정책과 그의 흐름이 나타나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들이 아직 백인 문화위주의 정책과 그 흐름인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연합교단이 한 소수 민족에게 소수민족을 위한 노회를 허락해 주었다는 것은 연합교단만이 아닌 호주기독교회사에 남을 만한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회 인준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지금도 생각하면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뒤에보이지는 않았지만 역사하고 계셨던 하나님의 섭리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이라면 연합교단 지도자들의 넓은 마음과 관용을 보고 역시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지도자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노회가 되면 달라지는 것들

사회자 : 이제 준노회에서 노회로 옷을 갈아입게 되는데, 그러면 달라지는 것들이 어떤 것들입니까?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기대되는 일들도 많을 것인데 말입니다.

최효진 : 준노회에서 노회로 되었다고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7년 동안 준노회가 사실상 노회의 거의 모든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준노회는 노회 기능 중에서 목회자 후보생 선정과 목사안수권만 제외하고는 동일한 권한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준노회를 통하여 착실하게 다져지고, 진행되어온 것이 이번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앞으로 목회자 후보생 선정과 목사 안수를 통해서 2세 3세를 양육하여 한국교회의 독특성을 살린 영성으로 호주교회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일이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한인노회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가지는 만큼 잘 감당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어깨를 누르기도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한인교회들이 함께 하여 연합의 모습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서 이루어 나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황기덕 : 이제 노회가 되면, 한인교회로 구성된 한인노회가 연합교단에 소속된 교회들을 위한 목회자들을 준비하고 양성할 수 있는 기회가 옵니다. 지금까지는 호주노회가 목회자 후보생을 선발해왔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교회 개념에 맞는 목회자 후보생을 선발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설립된 한인노회가 연합교단에 소속된 한인교회들에 맞는 목회자를 길러서 미래의 훌륭한 목회자를 준비시킬 수 있습니다.

호주라는 지역적 현실과 한인교회라는 민족적 현실 등 두 가지 복합적 현실을 다 포함한 호주 이민교회에 적합한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를 길러내는 일에 가장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 연합교단은 한국교회와는 달리 일단 목회자 후보로 선정되면 그때부터 목회자로 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신학적 교육과 목회적 훈련, 재정적 뒷받침까지 해주는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좋은 훈련 과정 속에서 훌륭한 호주 한인교회 목회자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장기수 : 아직 상세한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일들은 정리해 보면, 첫째, 노회로 된다 해도 연합교단 안에서 ‘함께하는 노회’임을 증거하는 일은 계속될 것입니다. 한인노회 자체에 대해 분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인식이 잘못 판단되었음이 보여질 것입니다.

둘째, 노회가 설립됨으로써 한인교회 안의 목회와 선교를 위해 좀더 조직적이고 교회법에 따라 우리의 모든 기능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셋째, 현재 대부분의 서양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도전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국교회의 영성과 뜨거움,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오고 유지되어 온 전통적인 서양신학에 아시아신학과 이민신학의 내용들이 함께 어울려져 새로운 방향을 찾고 만들어 가는데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 2003년 9월 캔터베리 경마장 대회의실에서 호주연합교단 NSW주 정기총회가 열려 한인준노회를 승인했다. 사진은 표결에 앞서 가진 공개토론회에서 발언을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총대들(위)과 질의에 답하는 장기수 목사(아래)    ©크리스찬리뷰


특별히 현재 모든 서양교회들에게 일어난 호주교회 숫자와 교우들의 감세 그리고 교단의 재정적인 어려움 등은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호주의 다른 교단들도 마찬가지지만 연합교단은 이 영향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현재의 노회 숫자를 줄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대화에 적극적인 참여로 노회 숫자를 줄이자는 의견에 동감하면서도 어떤 형태의 노회구조와 숫자가 적당한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인노회가 ‘작은 호주노회와 함께하는’ 모습도 그려봅니다. 이 모습은 지금까지 호주노회 안에 작은 숫자로만 참여했던 한인교회들의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의 모습에서 반대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경우는 지금까지 호주노회에서 주요 언어와 이슈가 영어와 호주교회 이슈들이었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간간히 한국어로 통역해 왔는데, 만일 통합되면 주요 언어가 한국어이고 현재 한인준노회처럼 영어가 동시통역되어 노회 안에서도 호주교회 이슈들이 함께 논의되는 모습도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넷째, 연합교단 여러 위원회와 기구 등에 노회대표들이 참여해야 하는 부서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노회가 되었으니 목회자와 평신도들 중에서 적극 참여해야 하고, 필요하면 분야별의 전문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어서라도 연합교회 안에 한인 리더십들이 헌신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예상됩니다.

다섯째, 현재 대화수준에 이르는 연합교단 사회선교국이라 할 수 있는 Uniting Care Ageing과 더욱 긴밀한 협조관계를 갖도록 노력하여, 한인이민사회에서 필요한 노인복지 및 양로원 개설하는 일을 위해 전문위원회가 구성되어지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다행히 연합교단의 Uniting Care Ageing Board안에 지역별로 유료양로원들이 있으며, 이 주제를 교단 담당국 직원들과 의견을 나눌 때마다 그 분들은 이미 애쉬필드에서는 연합교단에 속한 중국인들을 위한 양로원이 개설돼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받는다고 들려주곤 합니다. 이제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총무목사로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여섯째, 한인교회 영성이 연합교단 안에 뿌리내리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세계 교회역사에서 한인교회는 여러 가지 모습(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들을 포함하여)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한국교회의 영성입니다. 이 영성은 좀더 신학화하고 좀더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다듬어진 후 나타내야 하는 책임이 한국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에게 있지만, 그럼에도 한국교회의 뜨거운 헌신과 희생 그리고 열정과 깊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영성에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간 2000여 년의 서양신학과 교회에서 전해져 내려온 내용들을 훈련받고 교육받아왔지만 이제는 한국교회 혹은 한인교회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영성들을 연합교단 안에 뿌리내리도록 할 것입니다. 교단신학교 교수들, 호주교회 목회자들 그리고 한인교회의 목회자들과 교우들이 함께 대화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입니다.

▲ 본지 편집국장 송기태 목사(왼쪽)의 사회로 호주연합교회 한인노회 인준을 기념하는 특별 좌담회를 가졌다 .             ©크리스찬리뷰


일곱째, 여성들과 2세들의 리더십과 그들을 위한 목회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미 연합교단 내의 한인교회 안에는 여성장로와 평신도 여성 지도자들이 교회에서 헌신하고 있으며, 2세들을 위한 목회와 교육에 대해 교회들이 고민하고 노력해왔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노회가 되면서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제도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특별히 캠퍼스 사역은 우리의 주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여덟째, 지금도 해왔기에 이번에 한인노회 되는 과정에 적극적 지지를 받았지만, 좀더 다른 영어권 노회들과의 긴밀한 관계, 호주 원주민과 호주 농촌교회와의 파트너십 등을 통한 선교협력이 계속되도록 할 것입니다.

 
노회가 져야할 의무와 책임은?

사회자 : 그만큼 책임과 의무도 많아질 것 아닙니까?

황기덕 : 노회가 된 것은 우리의 위상이 아니라 책임입니다. 당연히 책임과 의무가 더 커집니다. 저도 처음에 노회가 되는 일에 주저한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부터 더 많이 요구되는 노회로서의 책임과 의무 때문이지요. 물론 한인노회를 허락해준 연합교단 총회에 대한 책임이 적지않지만, 그보다 앞서 역사적 사명을 허락하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에 되갚아야할 달란트가 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의 헌신이 한인노회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요구됩니다.

재정적인 헌신에 대해서는 표면적인 요구는 없다 해도, 그것도 더 큰 사명을 가진 이들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호주에 한인교회들이 이만큼 선교 사명을 감당하기까지는 호주에 한인교회들이 초기 정착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연합교단의 적극적 지원이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는 세계 선교사에 유례없는 역사를 이룬 한인교회들이 힘들어하는 호주교회들을 세워가는 영적 도전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한인노회로서 회의를 잘 운영해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과 의무가 아님을 인식하고, 이제는 호주 교회를 도울 수 있는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 합니다.

장기수 : 좀 전에 최 목사님 말씀대로 준노회로 있으면서 목회자 후보생 선발과 안수하는 것 외엔 현재 노회 기능을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역할들은 당연히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연합교단 규정에 따른 목회자 후보생 선발과 목사안수 받기까지의 과정을 담당하는 전문위원회가 만들어져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한인노회에서 선발되는 목회자 후보생은 한인교회에서나 영어권 교회에서도 목회할 수 있는 분으로 훈련되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연합교단에서는 목회자후보생이 선발되면 목사안수 받기까지 약 25만 불 재정을 책임지면서 한 목회 후보생을 길러냅니다. 그러기에 선발과정과 교육에서 신중하게 하고 목회훈련과 교육을 위한 교단규정에 따라 진행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전국 총회와 주총회에 노회 대표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벌써부터 우리는 준노회 때엔 파송하지 못했던 위원회들(Committees & Boards)에 파송 요청을 받았습니다.

▲ 장기수 목사     ©크리스찬리뷰


최효진 : 물론 교단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당연히 있습니다. 또한 개교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생각해야 합니다. 개교회를 도와주고 힘들고 어려울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노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힘을 모으고 하나님나라 확장을 위해 더불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노회의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예견되는 문제점과 대처방안은?

사회자 : 이제까지 한인노회가 되었을 때 좋은 점들만 이야기를 나눴는데, 예상되는 문제점, 풀어야 할 과제들도 한둘이 아닐 것도 충분히 상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인노회에 예상되는 문제나 그에 대한 해결방안 같은 것도 나눠볼까요?

장기수 : 우리가 준노회로 시작하면서 때로는 혼선도 있었고, 수정해야 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현재 준노회 안에는 한국의 교단 배경이 9개 교단 이상입니다. 그러다보니 각자의 한국교단 경험과 훈련으로 인해 연합교단으로서의 자리에 완전히 정착하지 못하는 면이 있습니다. 아무도 미래 목회지에 대해서는 장담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연합교단 내의 교회에서 목회하는 한 목회자들에게 연합교단의 정신과 신학, 영성이 지켜지도록 해야 하고, 또한 연합교단의 규정과 제도가 충분히 이해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연합교단에 속한 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는 교우들도 교단에 대한 소속감이 더 깊게 심겨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황기덕 : 예상되는 넘어야할 문제점으로는 먼저 목사후보생 선발과 목사 안수를 주는 연합교단의 정식 노회가 되었기에 그만큼 목회자 선발과 안수에서 호주연합교단 규정을 준수해가는 엄격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정에 익숙한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서구 사람들의 규정에 따른 선정을 지킨다는 것이 조금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인교회들을 믿고 허락해준 연합교단에 대한 신뢰와 책임을 위해서라도 객관적인 일들을 바로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안타까운 현실 중에 하나인 일부 무분별한 안수와 그 유혹 속에서 바르고 검증된 교단의 목회자 양성과정은 우리 모두의 기다림과 바람 중에 하나입니다. 호주의 좋은 시스템 속에서 목회자 훈련을 받고, 호주 한인교회들을 위한 좋은 목회자의 배출을 위해서 스스로의 철저한 검정이 과제이기도 합니다.

최효진 : 개인적으로는 특별하게 예상되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다만 일부에서 염려하던 일 중에 ‘한인노회를 허락하면 한인들만 똘똘뭉치고 교단으로부터 멀어질 것입니다’라는 오해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염려하던 소리들이 괜한 염려였다’고 고백하도록, 그리고 한인교회를 믿고 지지했던 분들이 ‘우리의 결정이 참으로 탁월했다’고 시인되도록 더욱 교단 속으로 연합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언어적인 문제도 있고, 문화적인 차이도 있을 수 있지요. 그러나 그런 문제는 우리가 안고 가야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모세에게는 말 잘하는 아론을 붙여 주셨듯이 우리의 자원은 무궁무진하기에 얼마든지 잘 해결 되리라 믿습니다.

 
연합교단, 폭넓은 스펙트럼

사회자 : 이제까지 노회 승인과 관련한 이야기만 나눴는데, 그럼 이제부터 목사님들이 경험한 연합교단, 그리고 개인적으로 연합교단과의 인연 이런 것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황기덕 : 1989년은 호주가 한국에 처음 선교사를 파송한지 꼭 1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제가 속한 한국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한·호선교 100주년 기념대회를 한국과 호주에서 갖기로 결정하고 총회적으로 이 기념대회를 주관하게 했습니다. 호주 선교지역인 부산·경남지역 통합측 모든 교회들이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 모였고, 호주에 생존해 있는 역대 호주 선교사들과 가족들 40여 명을 초청했습니다.

시드니에 첫 번째 한인교회 설립에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 선교사로 일했던 변조은(존 브라운) 목사님을 비롯하여 그 당시 한국 최대의 산부인과 병원이었던 부산 일신기독병원의 설립자 헬렌 맥켄지 선교사님을 비롯한 여러 선교사님들이 기념대회에 초청되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들은 이전에 헌신했던 선교지를 다시 방문하고 한국교회를 돌아보는 역사적인 대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저 혼자 풀타임 간사로 일을 하고, 호주 선교사들과 몇 주 동안 행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89년 10월 부산대회를 마치고 그 다음 주 피트(Pitt)스트릿 연합교회에서 예정된 호주대회를 위해서 한국 대표 일행들과 함께 호주를 오게 되었습니다. 호주에 와서도 당연히 예장 통합교단과 선교 자매교단인 연합교단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장기수 : 저는 한국의 기독교장로회에서 목사안수 받고 호주로 온 첫 번째 기장 출신 목사입니다. 저 개인의 존재보다는 기장교단에서 온 첫 번째 목회자라는 것과 연합교단 사무실에 ‘기장교단에서 안수받고 교회와 사회복지를 공부하러 왔습니다’라고 공중전화로 말씀드리자, 당시 총회에서 일하시던 변조은 목사님께서 총회사무실 건물 밖까지 나오셔서 반겨주었던 목사님의 이미지가 이미 벌써 연합교단이 제 가슴에 뿌리내린 사건이었습니다.

그 이후 연합교단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비와 생활비를 장학금으로 지원해 주어 퍼스에서 사회복지정책과 행정을 공부했습니다. 공부할 때는 당시 퍼스의 서부연합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로, 학생과 청년담당 파트타임 교역자로 봉사했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연합교단에 속한 시드니제일교회의 청빙받아 1.5세와 2세들을 위한 전담교육목사로 목회를 시작하면서 연합교단과 인연이 구체적으로 시작되는 출발점이었습니다.

 
▲ 최효진 목사     ©크리스찬리뷰


최효진 : 사실 저는 한국에서 나사렛 성결교단에서 학부과정을, 기독교 성결교단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나사렛 성결교단에서 안수를 받았습니다. 호주 유학생으로 왔다가 연합교단과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몸담고 있습니다. 성결교단에 대한 배경을 두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좀 생소하였지만 차차 연합교단에 대해 알아가면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연합하는 교단이라는 데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다문화라는 것이 좋았습니다. 호주교회는 1985년에 연합교회는 다문화교회를 선포하고 진행되고 있었고 호주와 같이 많은 민족들이 함께 모여사는 상황에서 참으로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연합교단에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 과연 에큐메니컬의 상징인 연합교단답게 여기 세 분이 모인데도 각기 다른 교단 배경을 가지고도 아름답게 연합하고 있군요, 그럼 그동안 연합교단을 경험하면서 연합교단만이 가진 강점이랄까요, 장점 뭐 이런 것도 좀 들려주세요.

장기수 : 연합교단의 신학과 성서적 관점은 굉장히 넓습니다. 소위 신학분리주의자들이 자주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애용(?)하는 ‘복음주의 신학과 자유주의 신학’의 모든 모습들이 고백되고 포용되는 교단입니다. 사회에 대한 관심이 깊으면서도 개인적 영성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교단입니다. 그리고 사실과 다르게 오해되고 이용당하는 것이지만, 어떤 주제라도 함께 논의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성서적으로 답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교단입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다문화교회로서 선언했으며, 선언에 맞는 교회의 제도를 바꾼 교단입니다. 이 제도 속에서 이민교회에 대한 배려와 정책은 다른 서양교회의 교단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교단임을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이든지 귀를 열어주고, 함께 걱정해주고, 함께 숙제를 해결해 주는 교단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안이 정당하고 논리적이면 자신들의 전통과 관습을 포기하면서까지 수용하는 교단임을 제가 경험한 연합교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효진 : 연합교단의 장점과 강점은 연합한다는 것과 개방적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방이라는 말은 ‘다른 문화를 인정한다’는 개방을 말합니다. 또한 개인적인 면을 존중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령 회의할 때도 찬성과 반대가 나오면, 비록 반대 의견이 적다고 해서 다수결로 결정에 따라서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들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에 존중하는데, 다수의 의견에 따라 주겠는가?’를 묻고 동의를 얻어 만장일치로 결정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끝까지 개인의 의견을 고수한다면 다음으로 안건을 미루든지 혹은 다수결로 정하여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 하나만 보아도 개인을 존중해 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있습니다. 호주 전역에 2,500여 개의 교회와 243,000명의 성도들이 연합교단에 속해 있는 교단으로 대도시와 멀리 고립된 마을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매주 40여 개의 다른 언어로 예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합교단의 장점과 강점 중에 또 하나는 서로 포용하고 존중하고 연합하고, 더 나아가 하나님과 연합하는 모습입니다.

사회적인 참여와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으며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양로원에 관한 관심이 높으며, 자연재해나 천재지변으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는 이들에 대한 도움이 활발한 것도 장점이며 강점이라고 봅니다.

황기덕 : 저는 어릴 때부터 예장 통합교단 소속 교회에서 자랐고 신학교육과 안수도 통합교단에서 받았습니다. 우선 통합과 선교 협력 자매교단이기에 이질감을 갖지 않고 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호주에 온 이후 지금까지 20년 넘게 연합교단 소속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연합교단을 알게 되면서 연합교단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강점이 참 많은 것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모든 교단은 ‘좋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다른 것’임을 인정합니다. 각자 교단 입장에서 보면, 서로가 다 공감하는 부분과 공감하지 않는 부분은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연합교단은 개교회 목회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신학을 연합교단 정신 안에서 다양하게 포용하는 자세가 되어있습니다. 죄송한 표현이지만, 우리 교단만 절대 선이라는 독선과 아집을 가진 교단이 어디 한두 곳입니까? 또 교단과 교세를 무한정으로 부풀리기 위한 제국주의적 사고를 교단들도 난무한 것이 작금의 현실입니다.

그 속에 호주의 가장 정통적인 교단들인 호주장로교회와 호주감리교회 그리고 회중교회가 1977년 통합하여 호주연합교단으로 탄생한 것은 세계 교회사에 있어서 자랑스런 일이라 생각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연합장로교회와 연합감리교회를 만들고도 자랑스러워하는데, 아예 다른 장로교회와 감리교회들이 함께 하나가 된 이 자랑스런 교회가 가지고 있는 점들이 바로 다양성 속의 일치성입니다.

 
연합교단, 그 오해를 풀다

사회자 : 이제까지 적지 않은 세월을 연합교단에서 활동하셨는데 가장 기억나고 보람 것들은 어떤 것입니까?

최효진 : 교단 배경이 다양한 목사님들이 함께 일한다는 점입니다. 매년 두 차례 수련회가 있는데 겨울에는 목사님들만, 여름에는 목회자 가족수련회가 있습니다. 그때 서로 다른 교단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좋은 시간이 있습니다. 서로 가족처럼 돕고, 함께 하는 아름다운 시간들이 너무 보람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달 한 번씩 교회로 돌아가면서 목사님들 모임을 갖으면서 서로의 근황을 묻고 위해서 함께 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 속에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황기덕 : 호주에 처음 한인교회들이 시작할 때 여러 가지 도움을 준 것처럼 처음 호주에 왔을 때부터 소수민족인 우리 한인교회들을 배려해 주고, 영어가 익숙치 못한 한인 목회자들을 배려한 여러 위원회 경험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과 호주교회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주연합교단 안에서 교회건축을 통하여 여러 호주교회와 소수민족들에게 연합교단 속의 목회의 경험들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교회건축이 우리 교회 일이 아니라 연합교단 활동이라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 일 속에서 연합교단이 얼마나 많은 배려와 도움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연합교단만이 가진 신학적 여유와 목회적 이해가 오늘의 동산교회 건축에 큰 도움이 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기수 : 당연히 한인준노회와 한인노회를 만드는데 다른 한인교회 목회자들과 교회들과 함께 조그만 기여를 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에 수해 났을때 연합교단에서 모금운동하여 90년 말 연합교단 대표자들과 함께 북한교회를 방문한 일들, 북한교회 지도자들을 호주로 초청하여 호주에서 당시 힘들었던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의 국제세미나 모임을 주선했던 일, 교단 내의 한인 이민교회 교우로서 다른 국가의 한인 이민교회들 간의 유대관계를 위해 만든 연합회 참여, 그리고 교단에 속한 교회에서의 교회목회, 교단 내에서의 계속되는 참여 등은 기억나고 보람으로 생각되는 일들입니다.

사회자 : 일각에서는 연합교단에 대한 오해도 없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동성애자 문제라든가 신학에서 연합교단은 너무 리버럴하지 않느냐 하는 오해들을 하고 있거든요. 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장기수 : 연합교단에서 ‘동성애자를 목회로자 인정한다’고 제도적으로 결정한 것은 없습니다. 지난 2003년도 멜본에서 토론한 적은 있습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연합교단에서 인정해줬다고 하지만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다시는 총회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는 당시 결정상황입니다.

그리고 목사 안수는 각 노회의 권한으로 노회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연합교단에서는 먼저 목회자 후보생을 심의하고, 일 년의 기간을 가지고 목회자 소양 지켜봅니다. 일 년 후 충분한 심의가 끝나면 노회에서 청원하여 시노드로 보내고, 심의하는 과정을 몇 단계 거칩니다. 신체검사를 정신분석학자 보고서와 슈퍼바이저 리포트를 받는 규정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일단 목회후보자가 되면 시노드에서 공부하는 동안 재정적인 지원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까다롭습니다. 노회라고 아무렇게나 주는 것이 아닙니다. 동성애자는 이런 과정에서 다 걸러지지요.

▲ 황기덕 목사     ©크리스찬리뷰


최효진 : 연합교단 태동역사를 보면 영국에서 이역만리 이곳 호주에 와서 신앙생활하면서 교단을 나누면서 하기보다는 통합된 모습으로 할 수 없을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1977년 6월 22일, 3개 교단이 Uniting Church(연합하는 교단)를 이루었습니다. 어찌보면 진보와 보수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연합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들려지는 소리는 ‘연합교단은 진보적이다. 자유신학이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은 한 단면만 보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쪽 면에서 보면 진보적인 면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한 면에서는 전통과 보수적인 면도 있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연합교단을 안다면 그 모든 것이 조화되어 있는, 말 그대로 연합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황기덕 : 연합교단에 대한 오해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첫째 이유는 아마도 호주 종교 분포상 연합교단이 가진 대표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전에 교민신문에도 자세히 보도된 대로 호주에서는 가톨릭교회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성공회, 그리고 개신교회 중에는 연합교단이 가장 크고 대표적인 교단이라고 발표된 것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연합교단 일은 호주교회를 대표하는 느낌이 강한 것입니다.

가장 큰 오해는 동성애에 관한 오해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연합교단 총회가 동성연애자 안수를 가결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은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는 동성애자를 목회자 안수를 결정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은 있지만, 호주연합교단은 아직 그렇게 많은 공격을 받고도 총회에서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결정한 적이 없습니다. 신학에 관련된 소견은 현재 우리 연합교단에 소속된 교회들에 목회하는 목회자들을 보면 가장 잘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예장 통합, 기장, 감리교의 자매교단 3개와 성결교회, 나사렛교단, 그리스도교 등 여러 교단의 신학이 용납되고 복음적 신학과 사회적 관심을 가진 신학까지 포함하는 포용적 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사이비나 이단성 있는 교단을 결코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연합교단 소속 목회자들의 배경을 보면 호주 시드니에 있는 여러 교단 중에 그래도 분명한 신학배경을 가진 목회자들이 소속된 교단이라 자부하고 싶습니다.

사회자 : 시간이 많이 흘렀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해주십시오.

최효진 : 한인노회가 하루 아침에 된 것은 아닙니다. 지난 7년의 기간을 통해 준비되고 리뷰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 낸 결과입니다. 지난 7년 동안 준노회에 속한 목사님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제 노회가 되어서 다 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7년 전 9개로 시작된 교회가 이제는 18개의 교회로 성장하였듯이 더욱 연합되고 일치된 모습으로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한인노회가 된 의의가 큰 만큼 호주사회 속에서 한국교회가 감당해야할 사명이 사뭇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힘을 모아 주셨던 목사님들과 성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큰일을 결단하며 지지하는 연합교단의 주 총회 총대들을 보면서 ‘연합교단은 역시 연합교단입니다’라는 마음을 한번 더 갖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황기덕 : 연합교단이 호주에 있는 한인교회들을 위해 처음부터 참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시드니와 멜본, 골드코스트 등 여러 도시에 처음 교회들을 위한 도움은 빠짐없이 연합교단의 도움이었습니다. 아직도 처음 개척하는 이민교회들 중에는 연합교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위해 열려있는 호주연합교단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기수 : 가까운 호주친구(연합교단 목사)가 한인노회가 결정된 후에 축하 메시지를 제 전화에 남겨놓은 말입니다. ‘기수, 축하해. 이제 우리가 보여주었으니 너희들이 보여주어야 할 차례야’하는 반 농담 반 진담의 이야기가 제 가슴을 뛰게 합니다.

우리는 분리가 아닌 화해와 동행임을 보여주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 안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한인교회에게는 기도하는 분들이 많으며, 함께 일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믿는 것은, 겸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는 자의, 뜨겁지만 미세한 소리조차도 흘리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지혜를 허락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자 :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한인노회 출범을 진심으로 경하하며, 좋은 모델이 되어주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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