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 목회

소강석 | 입력 : 2011/11/28 [14:57]

저는 제 자신이 스스로 비주류 출신의 목회자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학부 시절부터 서울대나 연고대, 총신대 같은 학부를 나온 것이 아니라 당시 비인가 신학교인 광주신학교를 졸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신학부도 총신대, 장신대 신대원을 나온 것이 아니라 비인가인 개혁신학연구원을 나왔습니다. 물론 나중에 정식 인가 코스를 다 밟고 마무리를 했습니다만, 일단 출신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 해외 가서 수년 동안 유학을 했던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 요즘 큰 교회 목회자들끼리 모이면 해외파는 해외파끼리 골프하고 교제를 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저는 절대 그런 것에 기죽거나 열등감이 없습니다.

왜 그러냐면, 저는 언제나 정도 목회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정도 목회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목회는 정도 목회가 있고 사도 목회가 있습니다. 정도 목회는 정도의 길을 좇아서 하는 목회를 말하고 사도 목회는 은근하게 약간 곁길로 변칙을 쓰면서 교회를 부흥시키려고 하거나 자신의 명성을 쌓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정도목회는 항상 정통 교리와 정통 신학의 바탕 위에서 목회를 할 뿐만 아니라 어떤 제도권이나 조직에서 이탈을 하지 않습니다.

항상 네트워크를 하고 연대의식을 가지고 연합사업의 한 중심에서 일합니다. 뿐만 아니라 바른 신학과 은혜의 토대 위에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영광입니다. 이런 사람은 결코 독불장군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도 목회의 길을 걷는 사람은 주님의 은혜나 정통 신학보다는 자신의 은사를 자랑할 수 있습니다. 영혼 구원을 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라인에서 목회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은사가 대단한 것처럼 은근하게 과시하며 마치 교회를 병 고치는 곳으로 이미지화하려고 합니다.

또한 이런 사람은 남들과 네트워크를 하지 않고 은둔주의자나 독불장군식으로 혼자 제도권이나 정통 조직보다는 자꾸 사조직을 만들어서 항상 장이 되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항상 최고가 되어야지 최고가 아니면 남과 어울리지를 못합니다. 이런 사람이 주로 자신의 아성을 쌓다가 사고를 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민족기도원, 구국기도원을 하더라도 사도적 목회 방법으로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항상 정도적 목회 기능으로 쓰려고 합니다. 정도와 사도의 또 하나의 구별법이 있다면, 정도 목회는 역설적 신앙과 희생적 신앙을 정공법으로 가르칩니다. 설사 어떨 때는 성도가 부담이 되는 면이 있더라도 희생적, 역설적 신앙을 가르칩니다.

그러나 사도적 목회는 심리적이고 감성적으로 어루만지기만 하고 마사지식의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감성을 터치하고 많이 모이게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은 정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날 너무나 사도적인 길을 가는 목회자들이 많아서 한국교회가 모래알 같이 연합도 안 되고 힘을 잃은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에 신천지가 법인을 만들려고 하였지만 우리 경기총(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이 있기 때문에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저도 경기총을 몇 년 전부터 섬겼습니다. 그런데 경기총이 힘이 있기 때문에 반대를 해서 경기도에서 허가를 안 해 준 것입니다. 그러자 신천지가 그것을 가지고 경북으로 갔는데 경상북도에서는 그것을 신청한지조차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기총에서 그 쪽 연합회로 연락을 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임원들이 해외를 나갔다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해서 대응을 한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도적 목회를 하는 사람은 한국교회가 혼돈과 공허 속에 어려움을 당해도 바벨탑의 욕망에 쌓여서 자신의 정치적인 욕망만 추구합니다. 또 한 부류는 아예 팔짱을 끼고 방관합니다. 그러나 정도 목회를 추구하는 사람은 그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슴 아파하며 조직과 네트워크를 하며 함께 연합하고 동역을 합니다.

저는 누가 뭐라해도 내 스스로도 정도 목회의 길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정도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비록 출신은 비주류 출신이지만 정도 목회의 길을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안에서 화해와 연합의 한 중심에서 주류 목사로 활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에 신천지 문제로 가장 애를 쓰셨던 목사님이 계십니다. 

백석교단의 총회장님이시고 저와 함께 경기총 총회장을 섬기는 유만석목사님이십니다. 초대형교회 목사님은 아니지만 그 분을 너무나 존경합니다. 그런데 그 존경하는 목사님의 교회를 건축할 때 땅을 마련해주고 옆에서 도와주었던 사람이 우리 교회 박인환 장로님입니다. 광역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좋은 위치에 땅을 마련해 주어서 그 교회가 그렇게 부흥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박인환 장로님한테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 시대는 정도 목회자를 요구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 성도들은 정도 목회자보다는 사도 목회자를 좋아합니다. 이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예수 믿고 교회가 부흥이 되고 천국가면 다 좋을 일이지만, 정도 목회를 해야 합니다. 물론 저도 사도의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요령도 있고 재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도 목회자의 길을 가는 것은 시대의 부름이요 요구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하나님 앞에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끝까지 정도 목회를 하면서 정도 교회를 이루는, 그러면서 계속해서 한국교회를 섬기며 나아가는 종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소강석 |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2012 시드니성시화대회 주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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