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남도영 | 입력 : 2009/08/03 [11:28]
서민 아픔 돌보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소명   

이 대통령,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제41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한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고 있다.(서울 홍은동 그랜드 호텔) ⓒ국민일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제가 대통령이 된 것은 서민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돌보라는 소명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41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저는 가난한 집 막내아들로 태어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삶부터 전 세계의 지도자들과 교우하기까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아는(빌립보서 4장12절)' 삶을 살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가장 힘든 사람들은 서민이며, 경제 회복의 기미가 보이더라도 서민들이 이를 체감하는 데는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부도 어려운 사람을 위한 배려에 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지만, 정부가 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여러분께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세심하게 살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세계에서 진심으로 북한을 사랑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대해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나 경제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금융기관이나 기업 경영인들이 윤리를 망각한 채 무책임하게 경영한 것에 원인이 있다"며 "위기 극복은 건전한 기업 윤리를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찬기도회에는 이용훈 대법원장 등 3부 요인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김삼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등 1천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서울 관악구 신사동 '하나 어린이집'을 찾아 일일 교사 체험을 한 뒤 엄마들과 타운미팅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맞벌이를 해도 돈을 크게 버는 사람이 아니면 (보육료 지원) 혜택을 주려고 한다"며 "며칠 있으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장애아 부모와 얘기를 나누면서 "더 지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남도영/국민일보 기자

▲ 제41회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자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화합과 남북한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국민일보

평화가 강물처럼 대통령을 위해... 1분간 합심기도

"평화 평화로다/하늘 위에서 내려오네//그 사랑의 물결이/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이명박 대통령부터 러시아에서 온 여성 합창단원들까지 모든 참석자들이 일어서서 합창을 했다.

7월 1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41회 국가조찬기도회 분위기가 절정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1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마음을 모아 소리내어 기도하고 찬양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전의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없었던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의 인사말이 끝난 뒤 소프라노 김인혜 서울대 교수가 찬송가를 부를 때였다. 3절에 이르자 장내의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힘찬 목소리로 김 교수와 함께 찬송했다. 단상 위의 이 대통령도 김윤옥 여사와 함께 목청껏 노래했다. 찬송이 끝나자 약속이나 한 듯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국가조찬기도회가 시작할 때만 해도 장내 공기는 무거웠다. 이 대통령은 엄숙한 표정으로 기도회장에 들어섰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와 정동기 민정수석의 사의 같은 최근의 악재 때문에 다소 굳어 있는 듯했다.

김용담 대법관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이 연이어 기도할 때 이 대통령은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김 여사는 성경 위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은 채 나직이 '아멘 아멘'을 되뇌었다.

이용규(성남성결교회) 목사는 설교를 통해 "사람의 비난이나 칭찬에 흔들리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라"고 당부하면서 "새벽마다 기도하신 어머님의 신앙을 기억하는 대통령이, 지금도 나라와 지도자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수많은 이들을 떠올리며 당당하고 멋있게 이 나라를 통치해주시기 바란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내에서도 위로의 마음을 담은 박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주여"를 외치며 1분간 소리내어 대통령을 위해, 나라를 위해 기도했다.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합심으로 기도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았다. 조용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였다. 그는 자신의 소신을 가감 없이 밝혔다. 북한을 향해서 "세계에서 진심으로 북한을 사랑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고 호소하자 장내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국민을 향해 "서민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게 주신 소명"이라고 다짐하자 박수가 이어졌다.

가난한 집 막내아들로 태어나 민주화 운동을 하다 감옥에 가고, 말단 사원에서 사장, 국회의원, 서울시장,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지나온 길을 차분히 되돌아보며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아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고백할 때 좌중은 숨을 죽였다.

"의롭게 공평하게 정직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 그러나 담대히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이 대통령이 힘주어 말했다. 박수와 갈채가 쏟아졌다. 이 순간만큼은 여당도 야당도, 보수도 진보도 없었다. 기도와 고백 속에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이 땅 위의 험한 길 가는 동안 참된 평화가 어디 있나. 우리 모두 다 예수를 친구 삼아 참평화를 누리겠네." 


▲    통성기도하는 이명박 대통령 부부, 설교를 맡은 이용규 목사, 황우여 의원 (왼쪽부터) ⓒ국민일보

대통령도, 야당 대표도, 군인과 청소년과 외국인들까지 함께 목소리를 높여 이 순간을 마음껏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무거운 긴장은 어느새 사라졌다. 이 나라가 한마음으로 또 한 번 난관을 뚫고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장내에 가득했다. 기도회를 마친 뒤에도 이 대통령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식사를 하면서도 동석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것도 근래에 없었던 일이었다.

이 대통령 내외 옆에 앉았던 이용규 목사는 "진심으로 기도하는 모습에서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대통령부터 청소년들까지 함께 찬양하는 모습에 크나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온 존 타이슨 애빌린 기독대학 부총장은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조찬기도회에도 여러 차례 참석했지만, 오늘 기도회가 가장 많은 감동과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김지방/국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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