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교단 총회결의 무시하는 한기총 대표회장

정윤석/교회와신앙 | 입력 : 2012/06/15 [09:01]
요즘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 거리 중 하나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용훈 선수의 ‘스핏볼’(spit ball: 투수가 공에 침을 발라 던지는 행위) 논란이다. 이 선수가 마운드에서 공의 실밥을 물어뜯는 장면이 방송 중계 카메라에 잡히며 문제가 됐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어떠한 방법으로든 공에 상처를 내는 것’을 금하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이는 공에 침이 묻거나 상처가 날 경우 투수에게 매우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공의 회전력이 증가, 타자가 치기 어려운 공이 되기도 한다.

투수가 이런 행위를 하면 부정행위로 간주, 경고 조치를 받고 퇴장당할 수도 있다. 이용훈 선수의 행동이 논란을 낳는 이유다. 이 선수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택할 수 있는 행동은 간단하다. 공에 입을 갖다 대는 등 오해 살 만한 행동을 중단하면 된다. 그러나 이 선수가 정해진 룰을 어기고 무시하면 더 이상 그는 야구선수이기를 포기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교계는 어떤가? 특정 교단에 소속해 있으면서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란 감투를 쓰게 되면 마치 교계의 대통령이라도 되는 양 처신하며 자신이 소속한 총회의 결의, 지켜야 할 ‘룰’을 우습게 여기지는 않는가? 가장 철저하게 지켜야 할 이단문제와 관련한 총회 결의마저 어기는 행위가 비일비재하지는 않는가?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자신이 소속한 합동측에서 이단으로 결의한 다락방측 교회에서 2012년 5월 27일 설교를 했다. 홍 목사가 소속한 예장 합동측은 1996년 81회 총회에서 다락방을 ‘이단’으로 결의했다. 합동측의 이 규정은 단 한번도 철회되거나 바뀌지 않았다. 따라서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교단을 탈퇴한 적이 없는 이상 자신이 소속한 합동측의 총회 규정을 존중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 다락방측 교회에서 설교하는 홍재철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이 된 후 홍 목사처럼 자신이 소속한 교단의 총회 결의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태도는 길자연·이광선 대표회장 체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길 목사는 대표회장 재임시(2011년) 소위 다락방을 영입한 개혁측(다락방+개혁측, 총회장 조경삼 목사)에는 한기총 회원 교단 자격과 대표성을 인정한 반면 다락방 영입을 반대한 개혁측(개혁측, 총회장 장세일 목사)에는 회원 자격은 물론 대표성, 총대권을 인정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행각을 벌였다. 길 목사가 만일 자신이 소속한 합동 교단의 결의를 존중하는 태도가 있었다면 다락방+개혁측의 회원권을 인정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길 목사 재임 당시 통일교측이 인수한 JW메리어트 호텔에서 한기총의 공식 행사를 가진 것도 결국은 합동측 총회의 결의 정신을 훼손한 사건이었다. 예장 합동측은 1990년 75회 총회에서 “전국교회가 문집단 제품 불매운동을 실시키로 하다”고 결의한 바 있다. 이같은 결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 목사는 자신의 재임 시절 통일교측이 인수한 호텔에서 공식행사를 한 바 있다.

이광선 목사도 대표회장으로 지내던 시절 이단문제와 관련, 통합측 결의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소속한 통합측이 이단으로 규정한 변승우 목사에 대해 ‘이단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 결론을 내린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보고서를 받아들인 적이 있다. 대한민국·중국·홍콩·일본 등지에서 재림주 의혹을 받아 온 장재형 목사(한국 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에 대해서는 ‘재림주 의혹 혐의 없다’고 결론 내려준 보고서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 두 보고서는 한기총 실행위에서 부결, 폐기될 정도로 전교단적 반대를 받았다. 당시 한기총 이대위에서 활동하던 사람들 중에는 이 목사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소속한 교단의 총회 결의를 전면 무시하고 활동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 좌측부터 이광선, 길자연, 홍재철 목사

야구 규칙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어기며 시합을 뛰는 야구선수는 없다. 그런 사람이 만일 있다면 아무도 그를 정상적인 야구인으로 생각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다. 교단의 총회 결의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며 연합기관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그 교단 목사이기를 포기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각 교단에서는 이런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룰과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교계 연합기관에만 가면 마치 초교단적 인사가 되는 양 총회 결의를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는 인사들에 대해 단호하게 치리를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 이단옹호행각이 바로 잡히는 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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