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3주년 기획 특집 연재 - 한인교회 교회 건축을 진단한다

② 전 교인이 참여하는 교회당 건축

김명동/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1/28 [10:22]
한인교회가 교회당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낭패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호주 건축법에 대한 미숙함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가 하면, 좀 더 근사한 건물을 지으려다 예산을 초과하기도 한다. 설계자, 시공자들의 감언이설에 무리한 건축을 시도하기도 한다. 주변과의 조화를 생각지 않고 그저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다가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 경우도 있다. 불행하게도 교인들 중에서 자신의 교회당 건축공사의 일부를 하도급 받거나 자재를 납품하여 공사에 참여하다가 교회와 자신이 난감한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그런데 교회가 교회당 건축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일은 온 교회가 함께 기도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전교인이 화합하는 일이다. 사실 이는 그리스도의 공동체라고 하는 교회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회당을 건축하다가 서로 뜻이 맞지 않아 심한 갈등을 일으키거나 심지어는 교회가 분열되는 일까지도 있다.

안타까운 일은 애써 구입한 교회당을 되팔아버린 경우다. 시드니한인침례교회(현 시드니성서침례교회)였다. 1982년 6월 창립된 시드니한인침례교회는 1988년 엔모어(Enmore) 메트로폴리탄 거리에 있는 호주그리스도교회 건물을 구입했다. 구입가격은 100만 달러. 교회는 100년이 넘은 웅장한 고딕풍 건물로 시드니 국제공항의 활주로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 위에 우뚝 세워져 있다.  
 
▲1982년 창립된 시드니한인침례교회 창립 10주년 기념예배 ⓒ크리스찬리뷰

계단을 오르고 아취형 성전 문을 들어서면 넓은 공간에 4백 석의 장의자가 나열되어 있고 강단 옆으로 파이프 오르간이 교회의 위풍을 돋보이게 한다. 높은 공간의 목조건물은 공명이 잘되어 있어서 마이크 장치가 없어도 설교를 듣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다.
 
▲최승호 목사 ⓒ크리스찬리뷰

아래층은 본당보다 더 넓고 구석구석 쓸모 있게 방들을 배치한 구조다. 당시 담임목사였던 최승호(73) 목사는 “이 성전을 구입하기까지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와 땀의 헌신이 있었다.”며 “온 성도들이 직접 낡고 헐은 예배당을 다 닦아내고 못질하고 페인트칠로 단장하여 창립 6주년 및 새 성전 입당예배를 감사와 감격의 눈물로 드렸다” 고 회고했다.  
 “한국 사람들은 내 교회당을 갖는 것이 꿈이잖아요. 셋방살이가 너무 서러우니까.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신 거죠.”

1994년 6월 최승호 목사는 중국으로 갔고 이후 교회는 매각되고 말았다.

▲1994년 이후 매각된 시드니한인침례교회는 피지인들의 제7안식교회로 사용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1994년 이후 매각된 시드니한인침례교회는 피지인들의 제7안식교회로 사용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텔로피아 AOG교회 건물 구입 후 보수

<시드니영락교회>

텔로피아(Telopea) 다세대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시드니영락교회는 1981년 7월 창립되어 금년에 32주년을 맞는 현재 출석인수 500명 정도의 전통 있는 중견교회이다. 
 
▲시드니영락교회 30주년 기념예배 전경(2011. 7) ⓒ크리스찬리뷰
 
호주 내 많은 한인교회들이 겪는 것처럼 시드니영락교회도 버우드 St. James 교회당에서 셋방살이를 하면서 시작됐다. 그로부터 10여 년 만에 에쉬필드(Asfield) 지역 성공회소속 건물을 110만 달러에 구입했다.

건물은 체육관 건물을 비롯해 6개 부속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당시 출석교인은 700명 정도, 그러나 입주에 앞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다. 카운슬 측은 교회당 인근 지역주민들이 교회가 들어서면 주차장, 소음, 공해, 안전 등의 문제가 발생되어 주거환경에 피해를 입게 된다며 교회당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교회당 입구에 있는 시드니영락교회 안내판 ⓒ크리스찬리뷰

급기야는 법정소송까지 이어졌고 이 소송은 3년을 끌었다. 법원은 92년 11월 13일자로 교회가 카운슬에 제출한 계획안, 31개 항의 첨부사항을 개수하는 조건부로 1994년 9월 승소판결을 내렸다. 31개 항의 허가(개수)조건은 주차시설과 소음문제가 주요 문제로 제시되었으며 그밖에 교회당 사용시간, 보호수(식목)에 대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교회는 이 건물을 되팔고 1998년 2월 현재의 교회당을 100만 불에 구입, 입당예배를 드렸다. 교회는 이 과정에서 분열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시드니영락교회 창립예배 후 현판 제막식 (1981. 7.13)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영락교회는 크게 본당, 식당, 사택 세 덩어리로 나누어져 있는데, 본당 로비에 성가대실과 사무실 및 회의실이 있다. 본당은 400석이 들어설 수 있는 현대식 공간으로 강단 전면 뒤쪽으로 다목적 회의실과 소모임방, 본당 뒤쪽으로는 자모실과 방송실, 창고 등이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다. 사택은 2층으로 1층은 유치부실 2층은 목사 사택으로 이뤄져 있다. 본당 건너편 식당 옆에 있는 작은 건물은 아동부실이다. 교회는 교육장소가 협소해 창고를 개조했고, 콘테이너를 구입, 도서실로 쓰이도록 했다.

초대 담임목사 김창식 목사와의 일문일답 

▲김창식 목사 ⓒ크리스찬리뷰

- 에쉬필드 지역에 있는 성공회 건물을 구입한 후 법정소송까지 이어졌는데 건물을 매입한 배경과 무엇이 문제였는지요.

“버우드 교회당이 우리가 사용하기에 협소했어요. 마침 에쉬필드에 있는 이 성공회 건물이 매물로 나와 구입을 했지요. 물론 카운슬 측에 입주허가를 받았고요. 그런 후 입주를 하려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어요. 이 교회는 로컬처치가 아니고 내셔날 처치다. 무슨 뜻이냐 하면 호주교회는 지역교회 개념이잖아요. 에쉬필드면 에쉬필드, 버우드면 버우드 그 지역 주민들만 모이잖아요. 카톨릭이나 다른 어떤 교회도 다 로컬처치입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사방에서 모여드는 내셔날 처치이지 않느냐.  이 문제는 결국 주차문제와 소음문제로 이어지게 됐고요. 카운슬 측이 주민들에게 협조를 구하고도 안 되니까 입주를 허락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법정에 제소하게 됐지요.” 
 
▲시드니영락교회가 91년도 에쉬필드지역에 구입했던 성공회 건물 ⓒ크리스찬리뷰
 
▲현재는 아파트가 세워져 있다. ⓒ크리스찬리뷰

- 카운슬 측으로부터 입주허가를 받았다고 했잖습니까.

“입주허가를 구두로 받았어요. 아마 카운슬 측이 주민들이 이해해 주겠지, 그렇게 생각했나 봐요. 그리고 카운슬 측에서는 주차대수를 교인 비례하여 계산하는데 80대의 주차공간이 필요한 거에요. 그런데 우리 나름대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주차공간을 만들 데가 없어요. 어쨌든 입주 신청을 청원한 이래  두 번의 거절 후 최종 법정에 제소해 승소했습니다.”

- 최종 법정에서 승소를 하고도 이 건물을 되팔아 텔로피아 교회당을 구입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이 과정에서 교회분열이 일어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총회 변호사를 비롯해 몇몇 변호사들은 법정에서 이겨도 문제는 계속있다, 이 건물을 팔아야 한다고 조언을 해줬어요. 결국은 팔아야 되는 형편에 처했는데 그런 와중에 버우드 St. James 교회에서 제안을 해왔어요.

우리가 더 이상 교회를 유지할 수 없는데 우리교회하고 통합하던지 재정을 같이 나눠 쓰자는 겁니다. 통합은 교인들이 반대했어요. 이때부터 교회 건물을 알아보기 시작했죠. 그런데 교회당 얻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교회당을 빌리는데 한 주에 600달러를 내래요. 그런데 버우드교회에서 이런 제안을 다시 합니다. 그러면 이 교회를 맡아 달라. 사실 그 교회가 노인들뿐이라 교회 유지가 어려웠거든요. 좋다고 하고 실무적으로 들어가니까 100만 달러를 내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 가격은 모든 성구와 성물을 제외한 오직 건물가격입니다. 의자와 성구들은 자기들이 팔거다. 그런데요. 당시 교회에 하몬드 오르간이 있었고 영국으로부터 가져온 2톤이나 되는 거대한 종도 있었는데 이것들은 가격이 어마어마하대요. 전문가를 찾아가 물어보니 그 종을 어떻게 돈으로 계산할 수 있느냐고 그래요. 그때 마침 텔로피아 교회당이 매물로 나온 겁니다.

이때 당회가 갈라졌어요. 텔로피아 교회당을 사자는 당회원들과 사지 말고 기다려 보자. 버우드 교회당이 우리 교회당이 될 텐데 왜 사느냐는 당회원들로 의견이 갈라진 거죠. 결국 이렇게 해서 교회가 분열되고 말았습니다.” 
 
▲시드니영락교회를 창립하고 17년간 사용하던 버우드장로교회. 현재는 대부분의 교인이 중국인들이다. ⓒ크리스찬리뷰

 - 텔로피아 교회당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었습니까?

“원래 교회였으니까 문제는 없었습니다. 단지 교인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텔로피아로 옮겨올 때 120명 정도였으니까요.”

- 에쉬필드 건물은 얼마에 팔렸나요?

“150만 달러 정도였는데 텔로피아 교회 건물을 사고도 빚을 다 갚았죠.”

- 예배당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교인들이 교회를 바로 섬기려면 훈련과 연단 속에 해야 되는데 내가 하나님의 축복 속에 너무 밀어붙이다가 그렇게 됐어요. 이게 너무 아쉬워요. 그리고 예배당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는 첫째, 교인들에게 너무 무리하게 교회 건축을 요구해서도 안 되고 교회성장만을 위해서 예배당을 짓는 것도 지양해야 합니다.

둘째, 교회당 중심의 교회를 하지 말고 우선 모임 자체가 믿음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셋째, 우리 한국교회는 카리스마적인 목회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때가 지났어요. 교회를 이끌어 가는 목회자는 어디까지나 교인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야 됩니다. 그러면서 신앙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이래서 부합하지 않다고 분명하게 설명을 해주고 오랜 기간 동안 인내심을 갖고 잘 설득을 해야 됩니다. 그런 신앙적인 준비가 된 다음에 교회당 구입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또 목회자들이 기도만 하고 설교준비만 한다, 이건 말이 안돼요. 모든 면에서 깊이 살펴야 합니다. 호주 저변사회를 알고 호주사회의 구조를 알아야지요.”

시드니영락교회 담임 이명구 목사는 “건물을 소유하면서 사용해 보니까 건물 유지 보수가 계속해서 발생을 한다. 충분하게 관리하지 못할 정도다.” 라고 말했다.
 
▲이명구 목사 ⓒ크리스찬리뷰

“감사하게도 거의 없었고요. 요즈음 자꾸 집을 짓다보니까 주차금지 팻말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공을 차는데 가끔 담장 너머로 공이 넘어가는데 그전에는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타운 하우스를 짓고 난 다음부터 항의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즈음은 그쪽에다 공을 차지 못하게 하고 있고요. 그리고 마당에 농구골대를 세워놓았어요. 나머지 부분은 주민들에게 항의를 크게 받아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 교회 건물은 구입 당시 그대로인가요?

“그렇습니다. 구입 당시 교회건물이었기 때문에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불편한 것이 많아요. 보통 한국교회들은 본당 뒤쪽에 방들이 있는데 이곳은 전면에 방들이 붙어있어서 끝 방을 가려면 꼭 본당을 지나가야 되기 때문에 방들의 활용도가 낮은 편입니다.”

- 앞으로 확장계획은 있는지요?

“공식적인 얘기는 없었는데 본당 보수공사(renovations) 를 추진하고 있고요. 식당건물에 2층이나 3층짜리 건물을 지어 교육관과 식당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장소가 좁아서 중고등부가 텔로피아 초등학교를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거든요. 멀지않기 때문에 주차장도 텔로피아 초등학교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텔로피아에 새성전 입당예배에서 인사하는 김창식 목사  ⓒ크리스찬리뷰

- 사용료를 냅니까?

“그럼요. 학교에 에어컨 시설도 해주면서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주차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타운 하우스가 계속 생겨나니까요. 그래서 셔틀버스 운행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구입 후 15년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교회의 규모에 맞는 성도들이 채워졌다.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건물만을 구입한 채 방치해 두었던 구석구석을 손보고 가꿀 수 있는 힘이 이제 생긴 것이다. ‘말씀 중심’과 ‘순종의 삶’을 꿈꾸는 교회의 내적 성숙함이 자연스럽게 퍼져 나와 교회 건물의 내외부와 그 주변의 외부 공간까지 풍부하게 재구성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한다.

메이스 힐 주유소 땅 구입 후 건축

<동산교회>

시드니 서부지역 메이스 힐(Mays Hill) 그레이트 웨스턴 하이웨이(Great Western Hwy) 도로변에 위치한 동산교회는 1982년 7월 서부동산교회라는 이름으로 파라마타 지역에서 창립되었다. 그 후 세 번의 교회당 이전이 있었다.

초대 목사로 손동식 목사가 13년 목회를 하였고 1995년 2대로 부임한 황기덕 목사가 17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 전통있는 교회다.

교회는 1992년 3월 호주연합교회의 지원을 받아 사용하던 St. Peters 교회당을 구입했다. 10년이 지난 2002년 10월 칼텍스회사로부터 부지 2,545스퀘어미터(770평)를 구입, 2007년 3월에 성전건축을 시작하여 같은 해 12월 완공했다. 지상 2층으로 건축 연면적 900스퀘어미터(273평) 규모로 지어진 교회건축 공사비는 400만 달러였다. 
 
▲동산교회는 파라마타 시대를 마감하고 인근에 있는 메이스 힐에 아름다운 새성전을 건축했다. ⓒ크리스찬리뷰

본당은 1층에 350석의 의자, 2층에 100석의 의자로 나누어져 있다. 수요일이나 새벽기도회 등을 생각하면 공간을 잘 나누었다는 생각이 든다. 본당 뒤편 좌우로 방송실과 유아실이 있다. 같은 층에 사무실과 목양실, 성도들이 다양하게 교제하며 사용하는 나눔의 방이 있고 남녀 화장실과 장애자 화장실이 본당과 함께 배치되어 있다. 2층에는 3개의 소예배실이 있어 아동부 중고등부 유치부가 사용한다.

예배를 마치고 현관을 따라 나오면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으로 연결된다. 본당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연결된 동선으로 새가족들에게는 자연스런 통로가 된다. 그리고 주방을 가운데 두고 작은 식당이 따로 있는데 황 목사가 건축가에게 요구한 사항은 예배당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건물로 장식 없는 현대적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저렴하게 시공된 한계가 곳곳에 보이지만 불필요한 종교성은 풍기지 않는 차분한 느낌과 어우러져 편안한 교회 건축물이 되고 있다.

교회가 건물을 설계할 때는 그 안에 담겨질 여러 가지 행위를 그린다. 하지만 교회가 꿈꾸는 행위들과 실제로 일어나는 현실적 행위들이 다를 경우가 많다.

특히 건물의 상징성과 신성함에 집착할 때 건물은 웅장해지고 특별해지지만, 그 내부의 공간은 불편하고 비경제적이며 비효율적이 되기 십상이다. 현대교회는 말씀이 선포되는 본당을 제외하면 부속 건물은 매우 현실적이고 기능적인 공간이다.

요즘은 본당조차 콘서트가 행해지는 다목적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독특한 건물의 외관을 만들고 신성한 행위가 연출되는 공간을 조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재정이 풍족하지 못할 경우에 실제로 교회의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거기에 적합한 건물을 제안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것이다.

베드로 성당의 과다한 신축 때문에 카톨릭이 면죄부를 팔아야 했던 간단한 역사적 사실을 교회는 늘 명심해야 한다.
 
황기덕 목사와의 일문일답
 
▲황기덕 목사 ⓒ크리스찬리뷰

- 새 예배당 헌당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 주시지요.

“한마디로 ‘은혜와 감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과분한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들의 헌신이 만들어낸 하나님의 작품지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형교회가 재정적 준비 속에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 더욱 ‘하나님의 은혜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단한 준비와 능력을 가졌던 다윗에게 성전 건축을 허락하지 않으신 하나님께서 저희들의 무엇을 보시고 성전건축을 허락하셨을까? 라는 질문이 늘 가시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시드니에서도 서부지역에 속하는 파라마타 지역이 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동네가 아님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현실인데 그 속에 있는 자그마한 교회에 새 예배당 헌당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의도가 있었기에 우리는 결코 우리의 작품이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 건축을 하게 된 배경을 말씀해 주시지요.

“교회나 목회자 모두 교회를 건축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작지만 연합교단의 도움으로 파라마타에 있는 한 교회당을 구입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건축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죠. 2대 목사로 부임한 그 다음 해 교회의 미래 비전에 대한 고민과 기도가 있었습니다.

각 기관과 부서들이 미래 비전을 그려가는 과정 속에 현실의 한계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존 교회당은 교통은 편리했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문화재였기 때문에 관리 및 사용에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어린이들과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지요. 그래서 보다 더 넓은 장소를 찾기 시작했어요.

이 일이 쉽지 않자 교회 건축도 한 번 생각해 보았지만 실은 그 당시 교회 현실로서는 감히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타교회의 이전에 대한 계획들이 다 막히자 파라마타 연합교회가 우리 교회에게 제안을 했어요. 당시 사용하고 있던 교회 건물을 파라마타 지역의 홈리스들을 위한 긍휼 사역을 위한 선교 용도로 사용하고 동산교회는 콘테이너를 이용한 교회건물을 지어보자는 것이었어요.

이 제안을 받아들여서 파라마타 지역 Crown Land 위에 교회를 건축하는 일도 실행 단계까지 간 적이 있었죠. 결국 이런 모든 과정 속에서 파라마타 지역 속에서 한인교회로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존 건물에 한계를 느끼게 되어 건축으로 가는 여정이 시작된 겁니다.”

-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은 무엇입니까?

“현대교회의 특징과 미래 교회에 대한 컨셉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하며 시드니 교민과 파라마타 지역을 섬기는 이상을 많이 꿈꿨습니다. 소위 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 지역사회 속에 있는 교회, 미래의 공간 개념에 쉽게 대처하고 적응하는 교회, 교회 건축비를 최대한 줄이는 경제적이며 소박한 교회, 지역사회의 미관마저 생각했습니다.” 
 
▲동산교회 새성전은 교계행사는 물론 교민사회 문화 공연장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사진은 호주연합교회 한인노회 설립 축하예배 장면이다. ⓒ크리스찬리뷰

▲동산교회당에서 열렸던 한•호 선교 120주년 기념대회 장면. ⓒ크리스찬리뷰

-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힘들었던 일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공사과정을 돌아보면 많은 은혜 속에 극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주유소로 사용하던 대지를 구입하여 교회 건축 허락을 받아서 건축공사를 시작했지요. 처음 공사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땅 속에 아직 남아있는 주유소 기름 탱크가 발견이 됐어요. 탱크를 다 제거해주는 조건으로 땅을 샀는데 그런 일이 터진 거죠.

그로 인한 공사 지연과 추가 공사비는 고스란히 교회가 떠맡게 됐고요. 공사기간에 대한 예상도 빗나갔어요. 교회 입장에서는 서류상에 명기된 6개월의 공사 기간에 따라서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계획했지만 공사 중 설계를 변경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계속 나타나는 겁니다. 큰일이지 않습니까. 공사가 지연이 될수록 이자가 늘어가니까요. 이런 부분들이 건축비가 늘어난 이유입니다.

사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건축 부지를 구입하였고 카운슬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음에도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문제였습니다. 건축공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이 없었어요. 기존 교회 건물이 팔려야 되는데 매매가 잘 안 됐어요. 136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재 건물이라 구입을 하려는 사람이 잘 나타나지 않았죠. 2002년 대지를 구입할 때 융자한 금액에 대한 이자가 계속 불어나는데 공사는 시작도 못하고 2006년까지 참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땅을 사려고 110만 달러를 빌렸는데 이자가 그 당시 최고 많이 올라갔을 때가 12.5%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생각해서 100만 달러에 12%라면 한 달에 만 달러입니다. 1년이면 12만 달러, 한 주에 2,500달러인데 한 주에 2,500달러씩 계속 나가는 겁니다. 교인들도 많이 힘들었지요.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습니까.

그런 후 3년 만에 건물이 팔렸어요. 그런데 100만 달러를 예상했던 건물이 4년 기다리는 동안에 올라 190만 달러에 매매계약을 했어요. 우선 선수금으로 공사를 시작하게 됐는데 시작하자마자 탱크문제가 터진 겁니다.

사실 처음 계획은 교회가 소유하고 있었던 건물과 사택을 매각하여 150만 달러 정도의 작은 규모를 생각했으나 설계 후 늘어나서 최소 250만 달러로 예산을 다시 잡았습니다. 그 이유는 대지 구입에 이미 100만 달러를 지급했고 순수공사비로 150만 달러면 되지 않겠느냐, 대충 이렇게 예산을 잡은 거지요. 그런데 실행예산은 엉뚱한데서 터졌어요. 공사 시작 후 주차장 50대를 만들라는 거에요. 그렇게 하려면 땅을 깊게 파 지하주차장을 만들어야 되는데 50만 달러가 든대요. 그래서 교회 옆집을 추가로 사게 됐어요. 그러다보니까 설계비용에다 착공지연으로 인한 공사비와 이자 그리고 실내 의자 등 기본 시설까지 마치니 대강 400만 달러가 소요된 겁니다.” 
 
▲동산교회 건축 과정들 ⓒ크리스찬리뷰

- 부족한 비용을 어떻게 충당했습니까?

“어느 날 갑자기 총회에서 중간 평가서가 나왔는데 동산교회 건축은 부도날 건축이라는 겁니다. 예상 수입과 예상 지출을 점검해보니 부족액이 100만 달러 이상이라는 거에요. 아무리 교인들이 헌금해도 부도난다. 호주사람들의 교회개념은 갈수록 교회가 약해지고 갈수록 헌금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한국교회의 믿음을 몰라주는 거에요.

하필 그때 리드콤의 한 교회가 융자를 받고나서 교회가 어려워지니까 장로들이 내 배를 째라 그럴 때인데 그러니까 연합교회가 골치 아팠을 때입니다. 나름대로 세밀하게 다시 조사를 해가지고 총회로 가서 싸웠어요. 싸움이 되겠습니까. 사정을 했지요. 고맙게도 연합교회에서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선교부에서는 아무 조건 없이 그냥 30만 달러를 줬어요.”

- 성도들이 건축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는지요?

“ 헌금에 대해서 말하지 못하는 성품이었지만 놀라운 성도들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헌금을 해주셨고 건축으로 힘든 시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성도들이 기도하면서 자리를 지켜줬어요. 교회가 어려울 때 정말 교회를 사랑하는 믿음의 성도들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새벽기도를 마치고 사택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늘 지나치는 교회 건축 부지에서 땅 밟기를 하며 기도하고 계시는 권사님을 보며 가슴 아팠던 시간들은 아마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시공사는 어떻게 선정했습니까?

“추천을 받아 열 개 회사 중에서 중간가격을 제시한 회사를 선정했습니다. 선정의 어려움은 예배당을 지어본 사람이면 좋겠는데 예배당을 지어본 회사가 없었어요. 설계사도 그렇고요. 호주에서 요즘은 예배당을 짓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저희는 공사비용을 줄이기 위해 설계와 감리를 한 사람이 하도록 했는데 이 사람이 속을 썩이는 바람에 법정에까지 갈 뻔했어요. 도중에 공사변경이 되면서 추가비용이 계속 들어가는 거에요.”

- 카운슬과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큰 문제는 없었고요. 주차 50대를 하도록 했는데 아무리 봐도 설계상 20대 밖에 안 나와요. 그래서 교회 옆 주택을 샀는데 거기에 5대 인정해주고 그리고 교회 앞 카운슬 도로 주차장 10대를 인정해주고도 안 되니까 공원 앞 도로에 주차장을 만들어라. 그러니까 카운슬에서 우리에게 땅을 주고 주차장을 만든 거지요. 카운슬 시장이 우리교회에 와서 간증도 하고 관계가 좋았어요.”

- 교회당 건물이 완공된 지 3년이 됐는데 하자는 없는지요?

“있지요. 그런데 하자가 커버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더라고요. 제법 하자가 많이 나와요. 한 예로 바닥만 해도 하자가 발견이 됐는데 시공사가 여러 업체에 하청을 주잖아요. 서로 잘못이 없다고 책임을 떠넘기는 거에요. 그러니까 시공 전부터 세심하게 살펴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바닥을 카펫으로 할 거냐, 목재마루로 할 거냐, 타일이냐를 잘 결정해야 합니다. 노인들이나 아이들이 미끄러져 다치는 일이 발생하거든요. 특별히 계단같은 경우는 더 꼼꼼하게 확인해야 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죠. 2층에 방을 만들었는데 유리창이 없어요. 그러니까 딱 암실인 거에요. 설계도만 보고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바꿀 때마다 돈이 들어갔어요.
 
▲황기덕 목사는 완공된 지 3년이 지난 현재 “크고 작은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성전을 건축할 때 설계도를 꼼꼼히 확인해 보아야 한다”고 본지 김명동 편집인에게 강조했다. ⓒ크리스찬리뷰

끝나고 나니까 아쉬운 부분도 많아요. 교회 출입구 문이 밖에서는 열리지 않는 거에요. 안에서만 열도록 해놨는데 얼마나 불편합니까. 설계사는 이것이 법이라는 거지요. 어떻게 교회당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그랬더니 식당 쪽문을 이용하라는 겁니다. 말도 안 되지요.

그리고 강단 쪽은 약간 곡선으로 나무를 깔려고 했죠. 곡선이 많이 들어가야 부드럽잖아요. 등도 그렇고요. 그런데 보니까 곡선은 돈이 두 배가 들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어요. 그런데 간접 등 있지 않습니까. 편하긴 한데 값이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전등 한 대 값만 6백 달러씩 들어갔어요. 그래서 몇 개 떼어냈고요. 그리고 수은등을 달았는데 웅~웅하고 소리가 나는 거에요. 그래서 잠시 껐다가 다시 켰는데 안 켜지는 겁니다. 한참 기다려야 되는 걸 몰랐어요.

한 번은 프로젝트를 사용한다고 전등을 껐어요. 사용 후 다시 전등을 켜니까 깜깜한 거에요. 어쩔 수 없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지요. 이런 사소한 것들까지 세밀하게 조사해서 시공을 해야 합니다. 사무실 창문도 처음에 디자인만 보고 참 좋아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실용성이 없는 겁니다. 창문을 열려고 하니까 손잡이가 위에 달려 있어서 의자에 올라가서 열어야 돼요. 시공을 하기 전 교회와 관계자들을  80여 명은 만나봤을 거에요. 그래도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더라고요.”

- 교회비전을 말씀해 주시지요?

“사실 이 땅은 1872년 카운슬 건물이 있었던 역사적인 땅입니다. 그래서 카운슬 측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앞으로 바람은 칭찬 듣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동네사람들과 시드니의 다른 교회들이 좋아하는 그런 교회 말입니다. 그리고 올해 선교관을 3층으로 증축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1층에 세미나실을 2층에는 관리인 방을 비롯해 몇 개의 방을 3층은 선교사 가족을 위한 숙소를 지을 계획입니다. 건축 경험이 있으니까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결국은 돈이지요.”

- 예배당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우리교회가 평범한 작은 교회잖아요. 그런데도 해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어느 교회든 가능성을 보고 힘을 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교인 전체와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냐, 목사 개인적인 욕망이냐를 놓고 고민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비전이라 생각되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교인들이 함께 할 겁니다.”

동산교회의 성도들에게는 교회당 건축이 주는 여파와 어려워하는 모습이 없어 보인다. 사실 아무런 잡음 없이 교회가 건축물을 완성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교회당은 구성원들이 헌신되고 준비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공간을 쉽게 확장하고 새롭게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회가 아름다운 교회당을 갖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도한 부담을 극복하고자 재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무리한 계획임에도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는 교회당 건축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고 본다.

동산교회의 건축적 특징은 느끼는바 그대로, 내 외부를 아름답게 치장하는데 관심을 쏟았다기보다는 교회당의 기본적인 기능을 해결하기에 충실하였다는 것이다. 동산교회가 갖고 있는 비전은 현재 선교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교회당 옆에 있는 주택을 증축하는 일이다.

내실있는 모습으로 두 차례의 거듭남을 통해 건축적으로 탄탄한 완성도를 보이며 봉헌한 것처럼, 이웃을 위한 적극적인 봉사와 헌신을 수행하는 교회로 거듭나게 되길 기도해 본다. 

 
리드컴 헤리티지 병원채플 구입 후 리노베이션

<시드니온누리교회>
 
▲축제 분위기 속에 입당예배를 드린 시드니온누리교회 본당 전경 ⓒ크리스찬리뷰

리드컴(Lidcombe) 카나본 골프코스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 시드니온누리교회는 2005년 최승일 목사에 의해 시작되어 금년에 8주년을 맞는 현재 출석성도 700명 정도의 교회이다. 최승일 목사는 1989년 광림교회로 시작해 갈보리교회에 이어 시드니온누리교회 사역까지 18년간의 이민 목회를 마치고 현재 서울 상도교회의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최승일 목사 ⓒ크리스찬리뷰

2006년 10월 취임한 이기훈 목사는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18년간 부목사로 사역했다. 중국 대련 온누리교회를 개척해 7년간 시무하다 대전 온누리교회와 남양주 온누리교회 담당목사로 사역했다.

교회는 2006년 7월 헤리티지(Heritage) 병원 건물인 현 교회당을 135만 달러에 계약했고 5년이 지난 2011년 12월24일 등기이전을 마쳤다. 교회당은 2,200스퀘어미터(665평)의 대지에 지상 3층의 연건평 1,700스퀘어미터(514평) 규모로 2012년 2월 리모델링을 시작하여 같은 해 5월 27일 입당했다. 리모델링 공사비는 건물비를 포함해 300만 달러 정도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입당예배 이후 사용정지를 당했다. 헤리티지 건물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결과였다. 교회는 카운슬 측에서 지적한 요구사항들을 개수하는 조건으로 임시사용허가를 받아 지난해 12월 25일 마침내 입당하여 성탄절예배를 드렸다.
 
▲시드니온누리교회 리드컴 성전 구입 당시의 텅빈 공간의 모습 ⓒ크리스찬리뷰

▲시드니온누리교회는 힘겨운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지난 해 성탄절에 재입당했다. 사진은 교회당 구입부터 입당까지의 과정들이다. ⓒ크리스찬리뷰

교회 건물은 1885년 세워진 아이언교회(Iron Church)로부터 기원한다. 아이언교회는 100여 년 동안 지역교회로 역할을 감당하다, 1963년 리드컴병원의 필요에 따라 예배와 공연을 겸할 수 있는 ‘레크레이션 홀 앤 채플(The Recreation Hall and chapel)’을 재건축했다.

건축학적으로 혁신적인 구조와 대성당의 양식으로 설계되어 그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건물이다. 교회는 1층에 3개의 소예배실과 북 카페 및 식당, 2층에 본당을 그리고 3층에 사무실을 배치했다. 본당은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장식없이 장중하고 엄숙했다. 높은 천정을 비롯해 회중석과 가까우면서도 낮고 넓은 무대식 강단, 700석 규모의 예배당은 어느 공연장 못지않은 시설을 갖췄다.

예배당 겸 공연장에서 소리를 내보니 공명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현대적인 건축디자인 기법으로 지어졌지만 그 풍기는 모습은 중세시대 교회의 모습을 보는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한다.

특히 교회의 구성원들이 주인공이 되어 담겨진 사진과 그림들이 시각디자이너의 손을 빌어 곳곳 벽에 걸려있어서 색다르게 생동감 있는 교회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수퍼그래픽적 접근은 건물의 외벽에도 이어져 마치 문화회관의 한 벽을 보는 것 같이 참신하다.

교회의 필요에 따라, 절기에 따라 걸린 배너를 새것으로 바꿔간다면 고착적으로 보이는 교회의 이미지가 독특한 역동성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이는 분명 전통적 교회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신 패러다임의 한 측면이다.

강단 맞은편 유리벽안 정면으로 십자가가 걸려있다. 1885년 세워진 아이언교회의 십자가로 이 건물의 랜드 마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창을 관통해 들어온 자연광으로 십자가가 빛을 발하면 예배당 전체가 십자가의 띠로 둘러쳐질 것만 같다.

최승일 목사는 2006년 9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체 예배당 없이 어번, 던다스, 그리고 현재 실버워터 크리스찬 시티 처치까지 왔는데 교인이 계속 늘어나 공간이 많이 부족했다.”며 “뉴잉턴을 중심으로 웨어하우스 등 여러 곳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리드컴 병원이 5년 전에 문을 닫았는데 구입할 수 있다는 좋은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사인 오스트랜드에서 리드컴 병원 전체를 매입하면서 그 지역을 개발하는 중에 병원 채플 건물만 우리에게 판 거죠. 호주의 유명한 건축가가 병원에다 후원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고 할 정도로 잘 지어진 건물인데 135만 달러라는 아주 싼 가격에 구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건물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가격 자체가 무리하지 않았던 것 같고요. 헌금을 했는데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감사한 것은 전교인이 건축에 참여했다는 겁니다. 한두 가정이 돈을 많이 낸 것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전 교인이 기도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에 축제분위기였습니다. 한 가정도 다툼이나 어려움이 없었지요.”
 
이기훈 목사와 일문일답
 
▲입당 후 새성전에 처음 나온 아기에게 축복기도하는 이기훈 목사 ⓒ크리스찬리뷰

- 마침내 입당을 했습니다. 지난해 5월 27일 입당예배 이후 사용정지를 당했는데 무슨 문제였습니까?

“카운슬 측에서 여러 가지 지적이 있었는데 다 충족을 했어요. 그런데 한 가지 소방호수 압력이 문제였어요. 테스트를 해서 이것이 적정한지 확인되면 임시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소방회사가 자기들 일 때문에 자꾸 미룬 거에요. 그런데 중간에서 우리 일을 봐주는 중간회사가 있었는데 호주인입니다. 그 사람이 그래요. 먼저 예배드리고 2~3일 뒤 테스트를 해서 카운슬에 보고서를 제출하자 그렇게 계산을 한 건데 입당예배 규모가 너무 컸던 거지요.

우리 교인 차도 많은데 방문객들 차가 동네로 막 밀고 들어오니까 동네가 차로 막히는 사태가 벌어진 거에요. 조용하던 동네가 난리가 난 겁니다. 그래서 동네 주민들이 카운슬에 항의를 하니까  ‘무슨 소리냐 우리는 입당을 허락 안했다’ 그러니까 중간에 있는 사람은 자기가 불리하니까 싹 빠져버리고요. 오스트랜드도 난리가 났죠. 자기가 개발하고 있는 뉴 타운에 이런 문제가 생기니까요.

그래서 카운슬 측에 사정을 얘기하니까 이해한다, 알겠다고 그래요. 문제 삼지 않을 테니 우리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대로 공사를 마친 뒤 들어오도록 하라. 그런데 카운슬 담당자가 좀 나빠요. 저희가 DA 받은대로 공사를 다 했거든요. 그렇지만 미진한 부분도 있을 게 아닙니까. 그러면 자기네가 리스트를 만들어 주고 이대로 공사를 하라 이렇게 해야 상식적으로 맞잖아요. 정확하게 말을 안 해주는 거에요. 그렇게 거의 6개월을 끌어온 거죠.

예를 들어 소방호스를 어느 회사에서 어떻게 해라, 해서 했는데 이보다 압력이 더 높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 하니까 답답했죠. 다급해서 부시장을 만나 면담하고 매니저를 만나 얘기 한 뒤 뭐가 되는 듯 했는데 진척은 없는 거 에요.

그랬는데 카운슬에서 계약을 맺은 사설 검사원이 있더라고요. 아마 카운슬 측이 바쁘니까 그런 회사와 계약을 맺고 권한을 위임하나봐요. 11월 말에 카운슬에서 그 사람을 데리고 왔더라고요. 그 사람이 한 바퀴 돌아보더니 왜 안해도 되는 걸 저렇게 했느냐며 자기들끼리 얘기를 하는데 카운슬 담당자가 발뺌을 하는 거에요.

우리는 카운슬 담당자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요. 이런 일이 11월 말에 일어난 겁니다. 그런 후 검사원이 해야 될 리스트를 우리에게 줬어요. 이것만 하면 임시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 그리곤 가버렸어요. 그래서 우리는 지적한 몇 가지를 열심히 했죠. 그게 어려운 게 아녜요. 2주안에 할 수 있는 거에요.”

-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 때문에 입당을 할 수 없었으니까 그 내용을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 사무실이 예전엔 영사실이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이 공간을 사무실로 쓰니까 건물 개념이 3층으로 된 거 에요. 3층 건물이면 문제가 뭐냐 화재가 나면 ‘대피 하세요’하고 마이크로 얘기하는 시스템을 하라, 그거였어요. 저희가 그 사람이 요구한대로 하면서 가능하면 성탄절에 예배를 드리고 싶다, 성탄 선물을 받고 싶다고 하니까 끝내고 전화하래요.

그런 후 전화를 했는데 휴가를 떠나야 될 사람인데 금요일 오후 5시 쯤 온 거에요. 성탄절은 다음 주 화요일이고요. 주차장에 기물들이 위험하니 사용하지 못하게 막고 임시로 깔아놓은 보도블럭을 안전하게 하고 성탄절에 예배를 드려라 이렇게 된 겁니다.

그런데 구두로 얘기를 듣고 예배를 드렸는데 혹시 또 문제가 되면 어떻게 하느냐 문건이 필요하다니까 이 분이 가자마자 이메일로 확인서를 보내주고 그리고 나서 모든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임시로 예배를 드려도 좋다는 정식공문을 받았죠.

그런데 저희가 실수한 것 중 하나는 헤리티지를 너무 쉽게 생각한 거에요. 이런 것 쯤이야 하던 것들이 문제가 된 거죠. 그 중 하나가 교회당 입구에 있는 차양(awning)인데 이것이 워낙 낡아서 위험했어요. 그래서 우리 건물이 되기 전에 오스트랜드 측에서 문의가 왔어요. 이게 너무 위험하니까 우리가 크레인 가지고 제거해 주겠다, 그래서 우리는 고맙다고 했죠. 어차피 새로 해야 되는데 제거하려면 돈이 들고 힘드니까요.

그랬는데 카운슬에서 오더니 사진하고 다르다 원래대로 똑같이 해 놔라 그렇게 된 거에요. 또 하나는 뒷마당에 보도블럭 일부를 파내고 가스시설을 했어요. 설마 바닥까지 헤리티지일까 하고 파냈는데 어떻게 두껍게 잘해놨는지 파내느라 무척 고생했어요.

그런데 그걸 파냈다고 걸린 거에요. 이것도 헤리티지인데 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바닥도 원래대로 해라. 뜯어낸 보도블럭을 버렸잖아요. 그러니까 비슷한 것으로 허락받아서 원래대로 해놔라. 저희는 헤리티지를 본체만 건들지 않으면 되겠지, 이런 생각만 했지 그런 것까지 확인할 줄 몰랐어요. 그래서 어떤 것으로 하라는 답을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교회 출입구 세 개 중 하나를 휠체어 통로를 만들어야 돼요. 처음에 저희가 DA를 신청해서 허가를 받았을 때는 일반도로와 교회입구하고 차이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저희가 이곳에 오기 전 오스트랜드가 이미 도로공사를 먼저 해버렸잖아요. 그래서 도로가 낮아져 버렸어요. 급경사가 되어버린 거지요. 
 
▲주차장에 경사가 있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에 재공사를 해야 할 상황에 처한 시드니온누리교회 주차장 ⓒ크리스찬리뷰

그런데 교회당 입구 도로가 카운슬 땅인 거에요. 그래서 카운슬 측에 허가를 받아야 된다는 거지요. 그래서 허가를 받으려고 하니까 시비만 걸고 있지 답을 안 해주는 거에요. 그런데 검사원이 오더니 ‘이건 방법이 없잖아 카운슬 땅을 사용할 수밖에 없네’ 이 한마디로 해결됐어요.

카운슬 땅이지만 시민들이 필요하면 쓰는 거지 무슨 소리냐 하니까 카운슬 담당자는 안된다고 하며 돌아갔는데 이 검사원이 임시로 나무로 만들어 놓고 카운슬 허가가 나면 정식도로를 해라. 문제가 된 것이 이 세 가지였어요.

여기에 주차장 경사가 높아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하니까 다른 입구에 장애인 주차장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 나중에 검사원이 아이디어를 주고 이렇게 해서 사용해도 된다는 확인을 해주고 7개월의 지루한 씨름을 끝내고 입주를 했습니다.”
 
▲교회 출입구 세 개 중 한 곳을 휠체어 통로로 만들지 않아 문제가 되었던 현장. 현재는 나무로 만든 임시통로를 사용하고 있다. ⓒ크리스찬리뷰

- 시공자가 건축법을 다 알고 있지 않나요?

“사실은 빌더가 책임이 큰 거지요. ‘다 된 뒤에 열쇠주고 이제 예배를 드려도 됩니다’라고 해야죠. 그런데 빌더가 우리 교인이고 빌더를 보호해야 되기 때문에 제 책임이라고 했죠. 그래야 교회가 조용하니까요. 저는 호주법을 잘 모르잖아요. 빌더만 믿고 계속 따라가는 거지요.”

- 주차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정말 감사한 게 5분 걸어가면 세미터리에서 이곳으로 오는 뒷길이 있어요. 그곳에 차를 주차하면 돼요. 교회 앞 주차장은 노약자들만 주차하고 나머지는 그곳에다 주차하고 걸어 들어오죠. 만약에 그곳이 없었다면 심각하죠. 정말 심각하죠. DA 받을 때 교인 숫자하고 지금하고는 다르잖아요. 그때 받은 것을 가지고 하다보니까 가능한 거지 지금 같으면 허가를 못 받아요. 어림도 없습니다.”

- 재정적으로 힘들지 않으셨는지요?

“감사한데요. 제가 지금까지 신용카드를 써 본 적이 없어요. 내 통장에 있는 것만큼만 씁니다. 그런데 그런 성향이 목회에도 그대로 나타나요. 교회건물을 적당한 수준의 값으로 해야지 사회로부터 지탄받을 만한 정도 그런 수준, 빚에 허덕이고 그렇게 하면 안 되지요. 우리 교회 형편에 딱 맞는 건물이고 재정인거죠. 110만 달러 얻었어요. 그게 다입니다. 나머지는 6년 동안 열심히 모았고 마지막에 헌금하여 부족한 것 채우고 그래서 300만 달러를 해결했는데 다행히 1년 뒤부터 1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것으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매달 갚아야 할 돈이 저쪽 교회 렌트비보다 훨씬 쌉니다.”

- 교회당 문제로 내분이 있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교회 독립문제 때문에 시끄러움이 있었어요. 서울에서 우리가 독립을 한다, 안 한다 그 문젭니다. 저는 서울 온누리교회 새 담임목사님의 정책에 순종하며 따라가는 입장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온누리교회를 서울로부터 독립시켜 내 교회를 만들려고 한다는 거죠.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그런 일도 없는 거죠.

서울에서 담임 목사님이 새로 부임하고 비전을 바꾸셨어요. 해외교회를 언제까지 서울에 소속된 교회로 갈 것이냐 이것은 하 목사님 살아계실 때의 계획이고 새로 부임하신 목사님의 비전은 건강한 교회로 지역사회에서 성장하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워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독립을 시키자, 그런 비전을 목사님이 갖고 계셨어요.

독립을 시키지만 ‘ACTS 29’라는 비전을 만들어서 온누리교회의 영성으로 목회를 할 수 있게 하자는 큰 그림 속에 온누리교회의 미래를 제시한 거죠. 그래서 해외 기존교회 중 한 교회, 국내 기존교회 중 한 교회, 이렇게 두 교회를 정했는데 해외 기존교회 중에서 정해진 교회가 저희 교회였던 거죠. 이것이 추진되는 원칙 중의 하나가 아무리 서울에서 그렇게 해도 현지교회가 독립을 원하지 않으면 독립을 안한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 원칙을 가지고 독립에 대한 일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교회 안의 특성상 많이 왜곡된 거죠.

이기훈 목사가 성전을 새로 갖게 되니까 자기교회로 만들려고 수를 썼다, 이렇게 이상한 말을 퍼뜨려서 그런 일이 있게 된 거죠. 교회당 문제 때문이 아니고 그 문제 때문에 시끄러웠죠. 제가 설명을 한 뒤에 그것으로 일단락 됐죠. 물론 떠난 사람도 있어요.”

- 힘들었던 일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한국 같으면 구청장에게 나 아무개 목사요 하면서 만나서 지금 사정이 이러하니 하고 말로 대화를 하면서 따지기도 하는데 이곳은 그게 없잖아요. 담당자 한 사람 심기 건드릴까봐 그냥 마냥 기다리기만 하고 세월은 가지요. 돈 나가지요. 부담돼서 사실 그것 참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영어를 잘해야 가서 따지지요.

그런데 어떤 시의원을 통해서 접촉을 했는데 그 사람 부인이 중국사람이더라고요. 그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해요. 자기가 일을 해보니까 레바논, 중국,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채널들이 있어서 카운슬에 압력 행사를 한다고 그래요. 그래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 간다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그런게 없대요. 그래서 너희들도 이런 게 필요하다는 거지요.

오랜 기다림과 입당에 대한 시행착오를 통해서 기도를 더 크게 쌓았습니다. 교회 사랑하는 마음을 더 가졌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성도들이 성숙하게 대처하고 반응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고난을 함께 겪으면서 더 강한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전 교인이 욥기서를 12월 중순까지 묵상하면서 기도하며 기다렸는데 극적으로 해 넘기기 전에 임시허가를 받아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 교회의 비전을 말씀해 주시지요. 

“저희는 이 건물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135만 달러에 이런 건물을 살 수 있습니까. 게다가 세금을 공제하면 더 적어지잖아요. 저희가 피지와 인도네시아를 집중적으로 사역하고 있는데 성전을 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요셉하우스’라는 고아원을 짓기로 했습니다. 올해 땅 사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죠. 교회 내적으로는 세상에 대한 교회가 되고 싶어서 어떤 모양으로든 세상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도 하고 활용도 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건물이 되려고 합니다.”

- 예배당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성전건축 중에 반드시 영적전쟁이 있습니다. 이것을 각오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영적전쟁에서 승리하면 부흥과 축복이 오지만 패배하면 시험에 들어버리고 맙니다. 성전건축을 영적전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예루살렘 성전 건축 시 반대세력이 있듯이 말입니다.”

시드니온누리교회의 꿈은 ‘세상 사람들이 함께하는 교회’이다. 이제 이런 공공적 역할을 수행할 껍질이 준비되었다. 껍질을 만들 때의 열정과 헌신으로 진정 이웃의 행복을 위한 아름다운 내용들을 그 안에 하나씩 채워가는 교회로 계속 성장해 나가길 기도한다.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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