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크리스찬리뷰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며 산다. 생일선물로 자전거를 3,4 학년인 두 딸에게 사주었지만 함께 놀아주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얘들아 자전거 타러 갈래?" 라고 했더니,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비명에 가깝게 "네!" 라고 대답하더니 순식간에 준비를 마쳤다. 아침에 학교 갈 때 꾸물거리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영어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평소에 아이들과 대화할 때 영어로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날도 공원에 가는 도중에 아이들과 영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으로 가는 도중에 한 아이가 자전거의 바퀴에 새털 같은 것이 묻었다고 하면서 그것을 떼어 달라고 했다.

"그것 저절로 떨어져 나갈거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을 영어로 표현하려고 하니 잘 안되었다. 몇가지 표현들이 떠올랐지만 그것이 맞는 표현인지 자신이 없었다. 우물쭈물하다가 그 순간부터 영어로 아이들과 하던 대화가 끝났다. 순간 내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생각이 들었는지 모른다. 10년이 넘었는데 이런 것조차 모르다니 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영어정복의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영어를 향상 시키는 노력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해도 늘지 않고, 또 내가 지금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그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어 배우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결론을 갖게 된다. 그것은 호주에서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영어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어를 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는 있지만, 그만큼 삶의 질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불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영어는 꾸준히 배워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면, 호주에 사는 한인들은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유리한 환경에 있다. 호주에서는 영어를 해도 사람들이 어색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도 영어로 말하는 것이 자유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어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 큰 대가를 지불하고 외국으로 떠난다.

호주에 살면서, 영어라는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귀한 기회를 소흘히 하지 말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어정복의 길이 험하고 멀어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한다면 정복할 그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혹, 영어정복은 못할 지라도 발전은 있을 것이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 ‘지금 영어를 내가 해서 뭐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말을 권하고 싶다. 

 “Better late than never.”

 
글/박경수
사랑샘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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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30 [16:18]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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