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대양주 목회자 부부 세미나 참관기

우리의 영혼이 샤워하던 시간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10/30 [17:10]

▲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란 주제로 열린 제9회 대양주목회자 부부세미나에서 강의에 열중하는 참가자들.ⓒ Christian Review

이번 대양주 목회자 부부 세미나는 시드니새순장로교회(이하 새순교회, 담임목사 이규현) 수양관에서 3박 4일 동안(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었다. 2007년도 늦은 가을에도 이곳에서 본 세미나가 진행된 바가 있다. 그후 두 번째 리모델링을 거친 수양관은 기능과 외관이 완벽에 이를 만큼 편리하고 더 아름다워졌다. 현대식 감각으로 새롭게 단장한 건물들과, 참가자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기경시키기에 충분한 주변의 잘 조성된 자연경관이 세미나 기간 내내 참가자들로 하여금 마음속에 공간을 넓혀가도록 부드럽게 고무시켰다.

강의실 앞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에는 며칠 전에 내린 빗물로 가득 고여 찰랑거리고 있었고, 잘 정돈된 앞뜰과 야생화로 만발한 뒤뜰, 호젓한 산책로,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정돈된 프라타나스 숲, 잔디밭이 끝나는 곳에 옹기종기 무리지어 피어있는 들꽃 무더기들, 멀리 청명한 하늘을 한없이 바라보게 하는 탁 트인 풍경…. 그 누구라도 이런 곳에서 마음이 맑아지지 않는다면 이상할 노릇이다.


▲ 김선일 목사(퍼스임마누엘교회) 부부는 매 년 세미나에 참석해 “목회의 재충전을 받아 새로운 소명을 얻는다”며 주최측에 감사했다. ⓒ Christian Review    
 
사랑의 비등점을 낮아지게 한 섬김이들

이번 세미나에는 100여 명의 봉사자들과 새순교회 부목사들이 섬세한 관심과 따뜻한 사랑으로 섬겨주었다. 매 식사시간마다, 단순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이상의 기대감을 가지고 참가자들은 식당으로 향했다. 그것은, 분위기있는 카페같은 식당에서 품위있는 문화를 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봉사자들로부터 존귀한 자로 극진한 대접을 받는 호사스러움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매 끼니 때마다, 식탁 깔판과 냅킨, 꽃장식 등으로 장식한 주제가 있는 데코레이션으로 참가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리고 사랑과 존경과 진실한 섬김이 이미지화 된 정성스런 음식을 대할 때마다 좋은 시 한 편을 감상하는 듯한 가슴 웅클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누구라도 감동의 비등점이 매우 낮아져서 작은 터치에도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자녀를 동반하였는데, 그 자녀들을 밤늦은 시간까지 전문가(팻머스문화선교회)와 봉사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돌보아주었다. 그래서 자녀를 동반한 목회자들은 오직 영혼을 새롭게 하는 데만 몰입할 수 있었다.

 
▲ 목회자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실내외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 Christian Review  

▲ 영감있는 찬양을 인도한 찬양팀 ⓒ Christian Review    

잠깐 마주치는 짧은 순간에도 소홀하지 않았던 봉사자들의 친절한 미소들과 자상한 안내,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는 단조로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듯한 아름다운 봉사자들의 뒷모습들, 많은 기도로 준비한 찬양팀의 영감 있는 찬양인도, 시설관리와 주차와 수송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 한 컷 한 컷에 목회자들의 감정까지도 스케치하던 촬영팀들, 음향과 영상으로 강의가 더욱 드러나도록 섬겼던 방송팀,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러나지 않게 잔잔하게,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모습으로 세미나 진행이 최고의 엔진 속도를 유지하며 달려가도록 섬겨주었던 새순교회 부목사들의 향기 나는 섬김은 봄날의 벚꽃처럼 눈부셨다.

주님의 마음으로 자세를 낮추고 진심으로 섬겨준 그들의 그런 모든 섬김들은, 잔잔한 파동으로 감동을 준 찬양의 하모니였고, 헌신된 고요한 기도 소리였다. 이들의 섬김은, 어떤 때는 개울물처럼 다정하게, 때로는 넘실거리는 강물 같은 감동의 물결로 참가자들에게 순간마다 새롭게 다가왔었다. 그런 모습들은 주님께서 주신 마음이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찬미예수!

첫날부터 휴식시간이면, 참가자들은 강의실 베란다에 나가서 부부 사진과 가족사진 촬영에 임했다. 서울에서 온 이벤트 사진촬영 전문가가 직접 제작하는 고급 가족앨범에 담을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어떤 참가자는 경황 중에 치러진 결혼식이어서 당시 기념이 될 만한 변변한 사진첩 한 권도 마련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사역에만 몰두해왔는데, 전문가가 연출하고 제작한 뜻밖의 선물인 고급 앨범에 담아준 부부사진과 가족사진을 품에 안고 끝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세월이 흘러 비록 그때의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는 없다 할지라도, 그동안 가슴에 앙금으로 남아있던 추운 기억들의 편린들을 말끔히 쓸어내버리기에 충분한 감동이었다. 그래서 그 참가자의 사연과 함께 우리 모두는 기쁨의 파도가 흔들어대는 대로 몸을 맡긴 채 출렁대며 기뻐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각자 사연은 다르겠지만 마음 한 켠에 추운 기억들을 쌓아놓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동일한 느낌으로 출렁댔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예기치 못한 잔잔한 감동의 요소들이 세미나 기간 내내 눈만 크게 뜨고 두리번거려보면 어느 순간에, 어떤 사람에게서, 어느 장소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참가자들을 섬기는 그들의 마음에서 비롯된 어떤 것이었다.


▲ 개회예배에 참석하여 인사하는 시드니새순장로교회 당회원들 ⓒ Christian Review    
 
 
바로 그 말씀들
 
개회예배에서 주정오 목사(열린문교회)는 예레미야서의 ‘토기장이 비유’를 본문으로 하여 설교했다. 유다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라는 명령을 받은 예레미야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를 현장으로 내몰으시지 않고 토기장이의 집으로 가게 하셨다. 그리고 거기에서 여러 가지 비유를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셨다.

설교를 통해서 우리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하나님께서 목회현장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말씀하실 것을 기대하게 되었다. 진흙덩어리 같은 존재일지라도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의 손에 들리면 상품이 아닌 하나님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리란 믿음을 갖고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이번 세미나 주 강사는 부산 수영로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정필도 목사였다. 그의 강의 내용은 새로울 것도, 특별하게 주의를 끌만한 내용도 아니었다. 그러나 정확한 까닭은 모르겠지만, 강의가 끝나고도 우리는 밤새도록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그곳에 강한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있었다. 그곳에는 감격과 회복과 새로운 소명이 있었다. 마치 너울대는 깊은 바다로 우르르 몰려가 거대한 파도에 휩싸인 듯한 하나님의 만지심이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우리의 심령은 한없이 맑고 민감해졌고, 그 때마다 말씀하셔서 다시 일어서게 하셨다.


▲ 정필도 목사 ⓒ Christian Review    
 
어떤 참가자의 피드백처럼 우리의 영혼이 샤워하는 시간, 우리 영혼의 더러운 때가 씻겨지는 카타르시스의 시간이었다. 그의 많은 강의 내용 중에서도 유독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때까지 엎드려있으라’, ‘강단에서 울부짖어라’, ‘거룩함이 존재의 목적이 되게 하라’는 말씀은 아직도 귓가에 맴맴 거린다. 그의 강의를 들을 때 내 안에서 나의 영이 춤추며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어떤 참가자는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만사 제쳐놓고 달려왔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 우리를 기죽게 하는 탁월한 목회자들은 많다. 우리와 차별화된 그들만의 타고난 능력과 재능 때문에 그들의 강의를 들어도 가슴에 와닿지 않지만, 정 목사는 “우리가 닮아갈 수 있는 모범으로 서있으면서 우리로 꿈을 꾸게 하는 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의 목회현장에서 검증을 마친 사례들을 들어 목회현장의 실천적인 내용들을 강의할 때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듯 자상한 톤으로 강의했다. 당신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담담히 말할 때도 거부감 없이 그것들이 우리의 영혼 위로 날아와 차곡차곡 쌓여갔다. 참가자 중 한 사람은 세미나가 끝나고 피드백을 나누는 자리에서 “왜 이제서야 오셨어요?”라고 말함으로, 이번 세미나에서 얻은 교훈의 소중함을 극대화하여 표현했다. 우리 모두는 이번 세미나에서 큰 영적 멘토를 얻었다. 우리는 목회현장에서 계속 그분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걸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발전소(Hi Family) 소장 송길원 목사는 크리스찬이 어떻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고 또한 그 행복을 흘려보내야 하는지를 강의했다. 즉 행복한 교회, 행복한 가정, 행복한 목회자로 살아가는 기술을 강의했다. 그의 강의시간에는 감동어린 눈물을 동반하는 유쾌한 웃음이 마치 비눗방울처럼 둥둥 떠다녔다.

그 웃음 방울들이 톡톡 터질 때마다 우리 모두는 완전히 무장해제한 채로 자유롭게 건강한 자아상을 찾는 여행 속으로 날아다녔다. 그의 강의 중에는 폭죽이 터지듯 자주 경구(警句)가 터져나왔다.

‘위로’와 ‘소통’과 ‘발상의 전환’에 관한 그의 명강의는 우리의 가슴이 메마르지 않도록 오래도록 촉촉이 적혀주는 영혼의 수분이 될 것이다. 그의 강의 때마다 느낌표의 웃음이 비가 되어 후두둑 우리의 전존재를 적시는 감동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강의를 통해서 목회자 부부가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기술을 터득한 것이 가장 값진 소득이다.

 
▲ 송길원 목사 ⓒ Christian Review    
 
이규현 목사는 교회를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핵심 원리들에 대해서 강의했다. 그는 십자가의 복음으로 철저하게 변화된 교회 구성원들이 일으키는 동력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리고 목회에 분주하다보면 잊고 살기 쉬운 기초적인 기반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즉 목회 원론의 개념 정리 및 공감을 일으키는 상황 이해, 성도들의 마음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 목회에 집중력을 극대화 하는 방법 등에 관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목회의 핵심적인 원리와 가치에 대해서도 강조함으로 목회의 본질과 원리에 대한 개념정리를 선명하게 해주었다. 그밖에도 예배와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게 하는 소그룹 운영에 관한 것과 목회자 자기 관리에 관한 강의도 기대했었는데, 시간제한이 있어서 목마름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 이규현 목사 ⓒ Christian Review  
 
함께 있었으므로 행복했던 3박4일

예전에 만나본 적은 고사하고 스쳐지나간 만남조차도 없었던 사람인데,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느낌을 주고 받았다. 방금 전 내 호주머니에서 놀던 한 자락 바람이 어느새 저쪽 사람 호주머니에서 손짓하며 방긋 웃었다. 그래서인지 세미나 기간 내내 만남 자체만으로도 서로 힘을 북돋아 일으켜 세우는 느낌이 있었다.

이규현 목사는 환영의 말에서, 목회적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교파와 지역을 초월해서 함께 목회적 이슈를 다루며 재도약의 용기들을 가질 수 있는 것, 또 가정이 함께 참여하여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이 땅의 교회들을 세우는 일에 매우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새순교회는 주님의 심정으로 해마다 이 세미나를 통해 대양주 목회자들을 섬기는 것이다.

그는 또 “동역자 여러분을 생각하면 목이 메여 와서 울컥울컥합니다”라고 말하므로 동역자들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을 표현했다. 주께서 주신 사랑의 마음이 아니면 행동하기 어려운 그런 사랑의 섬김에 대해 다시 한 번 마음을 숙여 감사드리고 싶다.

이번 세미나에는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와 같은 해외와, 퍼스, 멜본, 캔버라, 타스마니아, 시드니 등지에서 온 78개의 목회자 가정들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세미나 기간 내내 서로 공감된 눈물과 기쁨이 있었지만 그것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야 할 고지에 대해서 알고자 갈망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세미나의 주제처럼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을 얻었다. 어떤 목회자는 깨달음으로, 어떤 목회자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어떤 목회자는 능력 받음으로, 어떤 목회자는 새로운 소명으로, 어떤 목회자는 변화된 자신의 태도와 자세로 그 힘을 얻었다.

함께 머물렀던 3박4일은 참가자 모두에게 인생의 하프타임이었다. 자신이 철저하게 해부당하여 점검되었고, 다시 일어서서 나가야 할 이유와 목표가 더욱 분명해졌다. 지금까지는 성취를 위해서 앞뒤 안보고 달려왔지만 이제부터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순종하므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영적인 의미를 찾는 사역으로 나머지 목회 인생을 채워가리라.☺

 

▲ 한 마음을 모아 찬양하는 대양주 한인 목회자 부부들 ⓒ Christian Review    
 
 
▲ 필자 김강산 목사 ⓒ Christian Review  
글/김강산(시드니동양선교교회 담임목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