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마 6:9a)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07/02 [12:31]
예수님 당시에 바리새인들은 외식하는 기도를 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회당이나 거리 어귀에서 오랫동안 손을 들고 기도했다. 그런가 하면 이방인들은 우상에게 아무 의미도 없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중언부언하는 기도를 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도들은 아무런 능력도 없고 하나님의 역사도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는 바르게 기도해야 한다. 그래야 응답도 있고 역사도 있다. 그러나 10년, 20년 신앙생활을 해도 기도가 왜 그리 어려운지 모르겠다고 하는 분도 계신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그 내용과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것이 주님의 기도다.
 
하늘에 계신
 
주님의 기도 첫 문장이 의미심장하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기도는 하나님에게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도는 바리새인들처럼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거나, 이방인들처럼 사람의 손으로 만든 우상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에게 드려야 한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고백하는 것이 기도의 시작이다.

예수님은 그 하나님을 이렇게 소개하고 계신다. “하늘에 계신” 이 말 속에는 굉장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나님은 이 땅에 속한 분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라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그 의미를 살펴보면, 먼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높은데 계신 분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의 최고, 최선의 감정과 노력과 직관과 산물을 초월해 계시는 분이다.

하늘은 언제나 땅보다 높다. 하늘은 언제나 땅을 초월하고 하늘은 언제나 땅을 덮고도 남는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그런 분이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기도로 하나님을 설득하거나 하나님의 뜻을 바꾸거나,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일 수 없다.

이 땅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결코 하나님을 우리의 지식과 생각과 욕망에 가둘 수 없고, 또한 가두려는 시도를 해서도 안된는 것이, 하나님 바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기도를 하다보면, 종종 우리의 기도와는 다른 응답을 받을 때가 있다. 우리의 계획과 뜻과는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올 때도 있다. 왜냐하면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하나님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보다 높고, 하나님의 길이 사람의 길보다 높기 때문이다(사 55: 8-9).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또한 하늘 위에서 온 우주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는다면 오늘 태양이 뜰 수도 없고 비가 내릴 수도 없다.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는다면 바람이 불 수도 없고 계절이 바뀔 수도 없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마 10:29).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는다면 정녕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무엇 하나 이룰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의 역사와 온 우주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보시는 하나님이시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그 높이만큼 보인다. 높이 올라갈수록 더 넓게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하늘보다 높은 곳은 없다. 태산이 아무리 높다한들 하늘 아래 뫼일 뿐이다.

이렇듯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시며 우리의 이성과 생각을 초월해 계시고, 이 세상 만물을 주관하시고 오늘도 높은 곳에서 우리를 지켜보신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과 힘으로는 그 하나님께 닿을 수가 없다.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도 높은 하늘에 계신다. 그런데 그 하나님께 닿을 수 있는 비결이 있다. 바로 기도다.

하나님이 아무리 높은 곳에 계셔도,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귀를 활짝 여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 우리가 신음하듯 기도하고 속삭이며 기도해도 하나님은 들으신다. 하나님이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기에 우리같이 연약한 자가 드리는 기도를 통해서도 역사가 나타나고, 기적이 나타나고,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기도해보라! 인생이 달라진다. 이 땅에서 기도하면 우리도 하늘에 속한 사람이 된다.
 
우리 '아버지여'
 
하나님이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라고 해서 우리와 전혀 동떨어진 분이 아니다. 우리가 닿을 수 없이 높은데 계신 하나님이라고 해서 우리와 전혀 상관없고 우리를 전혀 상대하시지도 않고 언제나 우리에게서 멀어져만 계시는 분이 결코 아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가르쳐 주셨다.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시다.

더욱이 예수님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사용하셨던 단어는 아람어인 “아빠”였다. 아람어로 아빠는 유대인들이 어린 시절 아버지를 불렀던 애칭이다. 우리말 아빠와 발음도 같고 의미도 똑같다.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부를 때 격식을 차리고 아버님~ 하고 부르지 않는다. 가장 친근하고 가장 편안하게 ‘아빠’하고 부른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그 아빠이시다. 내가 가장 친밀하게 부를 수 있고, 나와 가장 가깝게 계시면서, 내가 가장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빠 하나님이시다.

당시에 유대인들은 감히 하나님을 아빠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거룩하시고 존귀하신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이 너무도 컸던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친근하게 부르지 못했다. 야훼라는 하나님의 이름도 감히 부르지 못했으니 하나님을 아빠로 부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기도는 형식은 있었지만 공허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언제나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르셨다. 하나님과 언제나 인격적으로 교제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그 하나님 아빠에게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신다.

하나님은 분명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만 동시에 우리가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친근한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높은데 계시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우리의 가장 가까운데 계신 아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온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우리가 애원하고 부탁하고 아빠라고 부를 때, 사랑과 은혜를 한없이 베풀어주시는 아빠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과 친밀하게 대화하는 것이 기도다.
 
 '우리' 아버지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 분이시고 아빠 하나님이시다. 그런데 그냥 아빠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시다. 나만의 아버지가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시다. 우리는 간혹가다 나만의 하나님으로 착각할 때가 있다. 그래서 이기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이기적인 기도를 한다. 나만 잘되면 되고, 내 자식만 잘되면 돼라는 식으로 기도한다. 그러나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는 하나님을 향해 “우리 아버지시여”라고 부르고 있다.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시라면 우리는 서로서로 사랑해야 하는 형제요 자매다. 내가 미워하고 질투하고 시기했던 그 누군가를 위해서도 하나님은 희생하시고 사랑하시는 아빠 하나님이 되어주신다. 그런데 우리가 나 혼자만을 위해 살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교회는 개인주의의 집단이 아니다. 이기적인 곳이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한 아버지로 모시는 형제 자매들의 공동체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 생활은 반드시 공동체성이 있어야 한다. 공동체를 위해 희생할 수 있어야 하고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기도는 공동체를 살리는 기도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기도는 교회를 위하고 이웃을 위하고 타인을 위한 기도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도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 “아빠 아버지여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라고 기도하셨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 앞에서 하나님을 향해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시며 가장 친밀한 언어로, 어린아이가 아빠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허물과 죄악으로 죽어가는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예수님을 기꺼이 희생하셨다. 오직 그 길만이 하나님이 ‘우리’의 아빠 하나님이 되시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크신 희생과 사랑을 베푸신 아빠 하나님께 감사하자. 그리고 나와 같이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형제와 자매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자. 그때 하늘 아래에 있는 이 세상도 하나님의 나라가 되리라 믿는다. 〠
 
정지홍|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blog.daum.net/goodseedchurch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