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ㆍ평화ㆍ정의ㆍ사랑 넘친 감동과 기쁨의 팔순잔치

호주 선교사 합동 팔순 잔치

글|양성대, 사진|권순형 | 입력 : 2013/09/30 [09:48]
 
▲  팔순잔치  케익을 함께 자르는 선교사들   ©크리스찬리뷰
 
호주 선교사들의 8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에서 사역했던 선교사들과 가족들, 선교에 관계했던 인사들, 그리고 멜본에 있는 한ㆍ호 양국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지난 9월 17일 딥딘교회로 모이기 시작했다.

멀리 한국에서 온 일신병원 동문들은 우아한 한복차림으로 축하객들을 맞으며 이날의 잔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으며, 오랜만에 만났기에 반갑게 인사와 정담을 나누다 12시 30분경에 양성대 목사의 사회로 팔순 축하 잔치가 시작되었다.

먼저 80회 생일을 맞은 8명이 누구인지를 간단하게 소개한다. 모두 1933년생으로 80세 생일을 맞았지만, 구의두 목사(Rev. James A. Croft)는 참석하지 못해 7명이 참석했다. 이미 한국 교계에 잘 알려진 분들이지만, 혹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알파벳 순으로 간략히 소개한다.

▲ 80세 생일을 맞은 선교사들에게 일신병원 동문들이 한국식으로 큰 절을 올렸다.      ©크리스찬리뷰
 
팔순 맞은 호주 선교사들

Rev. Dr. John Brown, 한국명 변조은

마산(1960-1969) 서울(1969-1972) *12년 사역

변조은 선교사는 1960년 한국에 도착하여 마산 노회에서 지역교회들을 섬기다가 1964년부터 서울에 있는 장로회신학대학에서 구약학을 가르쳤다.

월요일 밤차를 타고 서울로 가서 화ㆍ수요일 이틀 동안 가르치고 수요일 밤차를 타고 마산으로 내려와 목요일부터 교회들을 섬기는 생활을 5년 동안 했다.

1969년부터 장로회신학대학의 전임교수가 되어 서울로 이사를 했다. 1972년 호주로 귀국하여 호주연합교회 총회에서 교회연합과 선교부서의 책임자로 일하며 한국교회와 호주 내의 한인교회들과 계속하여 관계를 맺고 일했다.지금은 동북 아시아 지역을 섬기는 별빛 재단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 120여 명의 축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멜본딥딘교회 교육관에서 열린 팔순잔치 전경     ©크리스찬리뷰
 
Rev. Dr. Andrew Croft, 한국명 구의두

부산(1958-1959) 마산(1960-1963) *6년 사역

구의두 선교사는 목사이며 이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1958년 3월 한국에 도착하여 마산에서 교회를 섬기며 마산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하였다.

그는 부산에서 한국기독학생총연맹(KSCF)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1964년 호주로 돌아온 이후 공업화학자로서 일했다.

Dr. Barbara Martin, 한국명 민보은

부산(1964-1995) *32년 사역

민보은 선교사는 1964년 1월에 한국으로 갔다. 민보은 선교사는 십대 때에 하나님께서 선교사로 부르신다는 확신을 가졌다. 일신병원 원장인 헬렌 멕켄지 선교사가 일년 동안 안식년을 갖는 기간에 대신 일을 하려고 갔으나, 일을 하면서 부산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원하는 선교지라는 것을 확신하고 32년 동안 일신병원에서 의료선교사로서 일했다.

1995년 호주로 돌아와서 말기환자들을 돌보다가 2012년도 9월에 은퇴하였으며, 멜본시내에 있는 콜린스 침례교회를 섬기고 있다.
 
Ron and Sue Ramm,  론 램과 수 램

부산(1995-1997) *2년 사역

론은 퀸스랜드주의 공익 건강 책임자로 일하다 사임한 후 1995년 11월 외국인 치료 담당자로 일신병원에 갔다. 론은 정부의 건강 책임자로 일하며 한국에 가기 전 25년 동안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일신병원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의료 기기들을 배우며 열심히 환자들을 돌보았다.

1년 계약으로 한국에 갔지만, 2년으로 연장해 근무했다. 그의 아내 수는 영어를 가르치고 성경 공부를 인도하며 한국 생활을 바쁘고 즐겁게 보냈으며, 한국인들의 친절에 늘 감사하고 있다. 이들은 1997년 12월 호주로 돌아왔다.

▲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선교사들      ©크리스찬리뷰

Prof. Dorothy Underwood, 한국명 원성희

부산(1960-1968) 서울(1968-2004) *44년 사역

원성희 선교사는 1960년 7월 한국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부산지역 한국기독학생총연맹 (KSCF) 협동총무로 봉사했다. 이 일을 하면서 부산신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쳤고, 후에 서울에 있는 장로회신학대학의 음악교수로 일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음악공부를 했으며 졸업 후에는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이화여자대학교 종교음악과 교수로 24년 동안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화여대를 은퇴한 이후 권사로 성가대 지휘자로 있던 새문안교회에서 교회음악 교육과정인 ‘언더우드 기념교회 음악교육원’을 세웠고, 책임자로서 두 번째로 은퇴할 때까지 6년 동안 봉사했다.

2004년 호주로 돌아와 장로로, 교회의회 회장으로, 성가대 지휘자로, 그리고 노회 및 지역사회의 봉사 기관에서 섬기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Dick & Betty Wootton, 한국명 우택인ㆍ우애진

서울(1964-1969) *5년 사역

우택인 선교사는 1964년 서울에 도착하여 공장 노동자들을 돕는 영등포 산업선교부에서 일을 하였고, 광주와 순천에 있는 남장로교 병원에서 결핵환자와 나병환자를 돕는 사역을 했다.

호주로 돌아온 후 호주연합교회 총회에서 선교와 정의 사역 파트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교회협의회(CCA)와 협력하는 일을 하며 독재정권의 타락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였다.

1996년 은퇴한 이후 멜본한인교회에서 설교하고 가르치며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목회적으로 돕는 일을 했다. 
 
우애진 선교사는 조산 간호사로서 세브란스 병원에서 일하는 한편 매춘녀들의 재활을 돕는 사역을 담당했다.

▲ 일신병원 동문들이 선물한 개량 한복 조끼를 입고 포즈를 취한 선교사들. 왼쪽부터 변조은, 론 램, 원성희, 민보은, 수 램, 이미선 선교사      ©크리스찬리뷰
 
합동 팔순 잔치 배경

지난 해 9월 일신기독병원 개원 60주념 기념식에 민보은, 변조은, 원성희 선교사 그리고 일신병원에서 일했던 몇 분의 선교사들과 함께 필자도 일신병원의 초대를 받아 부산에 다녀온 일이 있다. 이때 이들 세 명의 선교사들은 서로가 동갑이니 80회 생일을 기념하는 시간을 함께 갖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로 민보은 선교사에게 80세 생일을 맞는 분들과 멜본의 호주연합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축하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고, 멜본지역의 목회자들과 만남을 가질 때마다 금년 9월이나 10월 쯤 팔순을 맞는 선교사들을 축하해 주고자 의견을 나누었다.

그러다 지난 4월 말경 화명일신병원의 김정혜 원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일신병원 의사, 간호사들이 자신들의 스승인 민보은 선교사의 팔순 생일 잔치를 멜본에서 하고 싶지만 자신들이 준비할 수 없으니 도움이 필요하며, 기간은 추석 연휴 기간에 일신 동문이 오기 쉽다는 것이었다.

그 후 김정혜 원장과 여러 차례에 걸쳐 국제전화로 팔순 잔치를 의논하면서 한국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일신병원 동문들은 10년 전, 일신병원을 세운 매혜란 (Dr. Helen Mackenzie) 선교사의 90세 생일과 민보은 선교사의 7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멜본에 왔었는데, 일신 동문들은 두 분의 생일을 딥딘교회에서 합동으로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는 두 분 선교사의 가족과 일신 동문들이 모여 행사를 가졌다.

일신병원 동문들은 자신들의 스승인 민보은 선교사의 80세 생일잔치를 10년 전과 같이 민 선교사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일신동문들이 모여 축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민보은 선교사는 자신만 축하를 받으면 동료인 변조은, 원성희 선교사에게 미안하다며 세 사람이 함께 잔치를 하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김정혜 원장께 전했던 것이다.

▲ 일신병원 동문들이 자신만을 위한 팔순잔치를 계획했지만 동료 선교사들의 공헌도 적지 않다며 합동 팔순잔치를 제안한 민보은 선교사. 그는 32년 동안 일신기독병원(부산)에서 사역했다.     © 크리스찬리뷰

그리고 일신병원 이사장인 인명진 목사도 민보은 선교사의 80세 생일 잔치를 한다면 자신의 스승인 변조은 선교사도 함께 축하해 주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팔순 축하 잔치가 열리게 되었으며, 옛 선교사 동료들도 초대해야 하는 큰 행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정혜 원장은 이번 생일 잔치는 일신 동문들의 손길 만으로는 준비할 수 없는 큰 잔치가 되었으니, 이 잔치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던 것이다.

민보은 선교사는 마음이 곱고 겸손한 분이다. 이 분과 만나 대화를 할 때마다 느끼는 마음이다. 민보은 선교사는 자신은 일신병원에서 의사로 32년 동안 일을 하였지만 변조은, 원성희 선교사도 일신병원 이사로서 오랫동안 일을 하며 많은 공헌을 한 분들이기에 일신 동문들이 베풀어주는 80세 생일 잔치를 자신만 받는 것은 두 분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합동 팔순 잔치는 민보은, 변조은, 원성희 선교사뿐만 아니라 멜본에 있는 우택인, 우애진 선교사 부부도 함께 초청하여 다섯 명의 팔순 축하 잔치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민보은 선교사가 브리즈번에 있는 론 램, 수 램 부부도 팔순이니 함께 초청하자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여 일곱 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 호주 선교사 팔순 축하 잔치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됐다.      © 크리스찬리뷰

그리하여 7월에 7명의 합동 팔순 잔치를 한다고 대상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그런데 행사 며칠 전에 민보은 선교사가 한국에 선교사로 가셨던 분들을 다시 확인해 보니 시드니에 있는 구의두 선교사도 80세임을 뒤늦게서야  확인이 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구의두 목사의 이름은 7월에 보낸 초청장에 이름이 빠져있으니 참으로 미안한 일이 되었다.

구의두 목사와 늦게 연락이 되었지만 이 분은 선약이 있어서 합동 팔순 잔치에 참석하지 못했다. 다만 순서지에 구의두 목사의 이름을 적어 인원이 8명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의 장로교단(통합) 총회 기획국장 변창배 목사에게 총회와 관련있는 교회들과 기관들에게 초대장을 보내어 한국에 있는 분들이 오지는 못하지만 행사가 있음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 새문안교회 당회장 이수영 목사(오른쪽)는 당회의 결정에 따라 축하사절로 행사 당일 급히 멜본에 도착, 딥딘교회 교육관에서 원성희 선교사를 깜짝 놀라게 하며 만나는 이벤트를 가졌다.      © 크리스찬리뷰
 
행복했던 연합 팔순 잔치

12시부터 축하객들이 도착하기 시작하였고 30여 분 동안 서로 인사하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가 지연된 이유는 제임스 노블 맥켄지 선교사의 셋째, 넷째 딸이며 일신병원을 세운 헬렌과 캐더린 맥켄지의 동생인 루시와 실라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분들은 약간 늦게 왔는데 고령의 실라(93세)가 요즘 너무 몸이 쇠약하여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늦었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에서 인명진 목사(일신병원 이사장), 일신동문 대표 김정혜 원장(화명일신병원), 서성숙 부원장(일신병원), 김지수 의사(일신 산부인과 동문) 박은희 의사(일신 소아과 동문), 정미혜 간호사(화명일신) 정춘숙 과장(일신병원 사서) 등 7명이 한국에서 왔다.

그리고 원성희 선교사가 섬겼던 새문안교회에서는 담임목사가 직접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당회의 결정에 따라 이수영 목사가 왔다. 그러나 이수영 목사가 오는 것은 비밀에 붙이기로 하고 당일 원성희 선교사를 깜짝 놀라게 하기로 하였다. 12시가 조금 지나 행사장에 도착한 원성희 선교사는 이수영 목사가 참석한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즐거워하던 모습은 이들을 지켜보던 사람들로 하여금 흐뭇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예장 통합 교단의 기획국장으로 있는 변창배 목사도 동참했다.

▲ 양성대 목사      © 크리스찬리뷰

호주연합교회에서는 교회일치위원회 위원장인 머린 포스마 여사(Mrs. Maureen Postma)와 오랫동안 교회 일치위원회의 총무로 수고한 호주연합교회의 에큐메니칼리스트인 샌디 율 목사와 훼이 율 사모가(Rev. Dr. Sandy Yule and Mrs. Fay Yule) 참석했다.

샌디 율의 아버지는 중국 선교사였으며 작은 아버지인 죠지 율(Rev. George Yule)은 1950년에 한국에 선교사로 갔었으나,  언어 공부를 하는 동안 한국 동란이 일어나 넉 달 만에 멜본으로 돌아왔다.

▲ 인명진 목사      © 크리스찬리뷰

그는 오몬드 칼리지에서 강의하는 한편 후일에는 에버딘 대학의 교회사 교수로 활동했으며 호주연합교회를 형성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 변조은 목사에게 ‘호주 선교사 존 브라운’이라는 책을 헌정하는 인명진 목사(오른쪽).      © 크리스찬리뷰

이날 팔순잔치에 참석한 옛 선교사들로는 브리즈번에서 일신병원 원목으로 활동했던 안덕희 목사(Rev. Joyce Anderson), 뉴카슬에서 일신병원 소아과 의사로 봉사한 이미선 선교사(Dr. Elisabeth Ravenscroft) 부부, 시드니에서 일신병원 행정담당자였던 Mr. Barry and Mrs. Lorraine Colvin 부부, 역시 행정을 담당했던 변수민 선교사(Mr. Ben Skerman), 올버리에서 노승배 목사, 원혜숙 사모(Rev. Barry and Mrs. Joan Rowe), 캔버라에서 변조은 목사 부인 노미연 목사(Rev. Norma Brown), 멜본에서 임신덕 선교사(Miss Joan England), 민혜란 선교사(Mrs. Helen McKinnon) 부부, 나병도  선교사(Mr. Stephen Lavender), 모성태 목사(Rev. Dr. Chris Mostert) 부부, 루시 레인, 쉴라 크리츠, 그리고 일신병원에서 단기 선교사로 일했던 세실리 모어(Dr. Cecily Mohr) 등이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 변조은 목사      © 크리스찬리뷰

양성대 목사의 사회로 참석자들을 소개하며 진행된 이날의 잔치는 샌디 율 목사의 식사기도로 오찬을 나누었으며, 식사중에는 일신병원 직원들이 보낸 축하 동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오찬 후에는 인명진 목사가 변조은 선교사에게 책을 헌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주 선교사 존 브라운’이라는 제목의 책을 변조은 목사에게 배우고 함께 동역했던 지인들이 글을 기고하여 발행했다. 학문적인 책은 아니지만 변조은 목사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소중한 자료를 담고 있다.

인명진 목사는 책을 헌정하고 선교사들의 80세 생일을 축하했으며, 변조은 목사가 답사하고 화명일신병원 김정혜 원장과 빅토리아 선교부 총무로 일하며 선교 사역을 도왔던 말콤 켐벨(Rev. Malcolm Campbell) 목사가 축사를 전했다.(*박스 기사 참조)

▲ 합동 팔순 잔치 기념촬영     © 크리스찬리뷰

이어 생일 축하 케잌을 자르고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한복을 입은 일신병원 동문들이 팔순을 맞은 선교사들에게 한국식으로 큰절을 올렸고, 준비한 한복 조끼를 선물로 전했다. 그리고 예장 총회(통합), 새문안교회, 부산진교회, 멜본 총영사관에서 선물을 전달했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부산진교회 이종윤 목사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으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교사들을 대표하여 원성희 선교사가 답사를 전했다.

▲ ‘일신의 노래’를 부르는 일신 동문들      © 크리스찬리뷰

이날 축하공연은 일신 동문의 자녀들이 춤을 추고 단소를 불어 잔치를 더욱 흥겹게 했으며 마지막 순서로 일신병원을 세운 헬렌 멕켄지가 작곡한  ‘일신의 노래’를 다 함께 부르며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의 축도로 모든 축하 잔치를 마감했다.

<헌정사|인명진 목사>

한국에 와서 선교사로 일했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지금 한국은 추석 명절이다. 가족들이 모이는 날이다.

나는 90세 노모를 모시고 있지만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호주에 오게 되었다. 추석에 출타한 일은 처음이다. 물론 감옥에 있는 동안은 집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신 가족들과 함께 온 것은 명절을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수고했던 선교사 중 금년에 8명이 80세 생신을 맞게 되었다. 이분들의 80세 생신을 축하하는 일이 추석 명절을 보내는 것보다 중요해서 왔다. 나와 개인적으로 관계있는 분들이 있다. 많은 분들이 일신병원에서 수고하셨던 분들이고,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같이 일했 분, 가르쳐준 은사, 일신기독병원 이사장으로서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로 일했던 사람으로 이 자리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교회는 미국과 카나다 등지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국을 위해 수고했다. 그동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것은 미국 선교사가 80세 생신이 되어 축하하러갔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호주 선교사들 80세 생일을 축하하러 와야했는가?

변조은 목사가 신학교에서 가르쳤다. 신학교에서 가르친 선교사가 여러분 계셨다. 장신대 졸업한 사람이 은사가 80세 생신이라고 미국에 축하하러갔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헌신적으로 일한 미국 선교사들이 많이 있지만 그분들 80세 생일이라고 세브란스병원 직원들이 미국에 축하하러 갔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한국 사람들이 선교사가 80세 생일을 맞으면 잔치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80세 생신을 축하하러 오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분들이 한국에 와서 정말로 많은 수고를 했고, 한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 우리의 삶 속에 이분들에 대한 감사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분들 생일을 축하를 하게 된 것은 축하를 받을 만한 일을 한국에서 했고 호주에 돌아와서도 그만한 일을 했기 때문에 우리들이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 90세 생신 때는 모르겠지만 100세 때 그리고 돌아가시면 다시 오겠다.

특별히 변조은 목사에 대해 제자들 몇 사람이 글을 써서 책을 한 권 만들었다. ‘호주 선교사 존 브라운’이라는 책이다. 방금 출판된 100권을 갖고 왔다. 존 브라운 목사께 이 자리에서 증정하겠다. 학문적인 논문은 아니고 우리들의 추억과 기억과 여러 얘기들을 모은 책이다.

다시 한번 80세 생신을 맞은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한국에서 헌신한 선교사들과 참석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 합동 팔순 잔치는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의 축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 크리스찬리뷰
 
<답사|변조은 목사>

호주 선교사들은 한국에서 큰 사랑과 특별한 은혜를 받았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기 위하여 한국에 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많은 은혜를 받았던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런 증거 중의 하나이다. 우리들의 팔순 잔치를 위하여 지구 반 바퀴를 돌와 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한국 말고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행사는 없었다. 일신병원, 장로교단과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 등 우리와 함께 일한 분들이 보여준 사랑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별히 몇 주 전 나에 대한 책자를 출판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책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는 호주장로교단의 총무와 호주연합교단의 세계선교 책임자로 일할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한국에서 돌아와서 일신병원을 위하여 오랫동안 다방면으로 일을 하였다. 자금 조달과 사람을 모집하여 보내는 일이었다. 사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 이곳(호주)에서 더 많은 일을 하였다.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에 많은 젊은이들을 모집하여 그곳으로 보냈다.

특별히 한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는 장로교 신학교에서 히브리어로 아모스, 미가, 호세아, 이사야 등에 대하여 가르쳤다. 당시 인명진, 이수영 등의 학생들은 착취당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을 했던 학생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통하여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오늘 이분들이 쓴 책 100권을 직접 와서 증정한 것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한다. 새문안교회와 일신병원, 장로교단 등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축사>

김정혜 원장

여러분을  팔순잔치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다. 특별히 민보은 선교사(Dr. Babara Martin)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선생이었고 멘토였다. 그는 우리에게 학문뿐만 아니라 사랑과 인내를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그분을 사랑한다.

일신병원은 1952년 9월 17일 헬렌 맥켄지, 캐더린 맥캔지 자매에 의하여 한국 전쟁 중에 부산진 교회 유치원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언제나 그분들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다.
다시 한번 오늘 팔순을 맞은 선교사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말콤 켐벨 목사(Rev. Malcolm Campbell)

축하의 말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드린다. 오늘은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국내외 교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팔순 잔치이다. 이렇게 귀한 분들의 생신을 ‘빅토리아 시노드’를 대신하여 축하드린다. 이 자리를 마련한 일신병원, 새문안교회, 영등포 도시산업선교회 등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

팔십이란 나이는 뒤를 돌아 볼 때이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방법과 길로 여러분을 인도했다. 특별히 한국사람들과 파트터십으로 일하게 되었다. 당시의 한국은 정말 어려운 때였다. 호주 선교사들은 의료, 교육, 음악, 선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역했다.

선교는 쌍방의 관계이다. 헌신적인 사역의 결과로 많은 신실한 지도자가 배출되었다. 호주는 물질주의에 빠져서 작은 것에 대하여 더 이상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난민 등 소외된 자들에 대하여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이제 한국 목사와 지도자들이 한국적 관점으로 호주에서 사역하는 것에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러분을 통해 호주가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

한국에서 사역하다 호주로 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래 전 새문안교회에서 설교할 기회가 있었는데, 담임 목사는 내게 “죄송합니다. 오늘은 수요예배라서 500명 이상 모이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나는 50명을 담임하는 시골 목사인데...

오늘이 있게 한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선교는 파트너십으로 서로 협력하여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협력을 통해 하나님의  ‘희망, 평화, 정의, 사랑’이 넘치기를 바라면서, 특별히 팔순을 맞이한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종윤 목사

부산진교회는­ 민보은 권사의 80세 생신을 온 마음을 다해 축복하고 축하한다. 또한 그와 함께 한국 땅의 민중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호주 선교사 여러분의 헌신에 대해 뜨거운 가슴으로 깊이 감사를 드린다. 딥딘교회 양성대 목사를 비롯하여 당신으로부터 배움을 받았던 분들이 당신의 80세 생신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소식을 듣고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찾아가 뵐 계획을 세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신과 함께 했던 일신병원 전 원장인 김영선 권사와 박경화 장로를 비롯, 지금도 일신병원에서 자원봉사하는 많은 어르신들은 이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되어 아쉬움이 더했다.

지난간 오랜 세월 동안 낯설고 물설은 한국에서 우리 국민들을 위해 온 몸으로 사랑하고 보듬어 준 민보은 권사와 선교사들의 헌신은 샤론의 꽃 예수님과 같은 향기를 뿜어 내었고 당신들의 그 사랑 때문에 이곳저곳에서 소리없는 감사가 끊이질 않을 것이다.

호주 선교사들이 한국 땅에 첫 번째 세운 부산진교회를 대표하여 온 마음을 다해 축하하며 남은 세월도 주님과 함께 동행하며 강건하고 즐거운 생활을 이어가기를 기도하겠다.

이수영 목사

도로시 언더우드(원성희) 장로는 새문안교회를 세운 언더우드 선교사 손자의 사모였다. 새문안교회 권사로서 찬양대 지휘자로 교회음악 교수로서 많은 수고를 했다.

팔순 잔치 소식을 듣고 기뻤다. 당회에 문제를 내놓았다. 당회가 직접 담임목사가 가서 축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하여 내가 왔다. 다시 한번 선교사님들의 팔순을 축하드린다.

에필로그

이번 합동 팔순잔치를 준비하고 마치면서 몇 가지 의미들을 나누고 싶다. 첫째, 민보은 선교사의 겸손한 마음과 따뜻한 마음이 이렇게 큰 잔치를 갖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혹은 자신이 영광을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민보은 선교사는 자신이 아닌 수고한 분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기를 원했다. 

그분의 따뜻한 마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석하여 행복한 시간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이러한 겸손한 마음이 민보은 선교사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둘째, 일신병원 동문들의 스승에 대한 감사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의 스승을 별로 기억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스스로 잘나서 모든 것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들의 스승을 기억하고 가르침에 감사하며 호주까지 와서 모든 경비를 감당하며 큰 잔치를 베푼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이 분들이 시간을 내고 사랑을 전하고 물질을 드렸기에 아름다운 잔치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감사를 함께 누릴 수 있었다.

셋째, 선교사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한국에서 일했던 선교사들은 돌아가셨거나 대부분 남은 분들도 이제는 팔십이 넘었다. 그래서 이분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번 팔순 잔치에 많은 선교사들이 호주 전역에서 참석했다. 서로 반갑게 만나 인사하고 축하하면서 한국 선교사로 갔던 보람들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넷째, 팔순 잔치에 참석한 한국인들과 호주인들에게 은혜의 시간이 되었다. 젊음을 한국에 바친  선교사들을 통해 주님 앞에 충성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참으로 큰 감사였다.

이분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의 증언의 고백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팔순잔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 일신 동문으로 부터 짧은 감사의 글을 받았다. 

“생각보다 훨씬 큰 행사가 되었지만 감동과 기쁨이 넘쳤던 풍성한 행사였습니다.”〠


글/양성대|딥딘연합교회 담임목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