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b)

정지홍/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10/28 [11:50]
이 세대는 자기들의 뜻을 세우고 자기들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세상이다. 우리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자기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하다면 불행하게도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하나님의 뜻은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한다. 주님의 기도 세 번째 청원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다.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먼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먼저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 마음대로 바꾸거나 왜곡할 수 없다. 이미 하늘에서 이루어진 일을, 또 이루어지고 있는 일을 어떻게 우리가 이 땅에서 우리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교회 안에서는 하나님의 뜻을 들먹이며 자기 욕망을 채우는 일이 허다하다. 또 하나님 뜻이 내 이익에 따라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온전하신 뜻이다. 부족함도 없고 온전히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다.

예수님께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기 전에 금해야 할 기도 두 가지를 언급하셨다. 하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외식하는 기도였다. 그들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도록 기도했던 것이 아니라, 자기들을 드러내고 자기들의 경건함을 자랑하며 결국 자기들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도록 기도했다. 이같은 기도는 외식하는 기도요 불신앙이라고 했다.

두 번째로 언급하신 기도는 이방인들의 중언부언하는 기도다. 당시 우상을 섬기던 이방인들은 아무 의미도 없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중언부언의 기도를 했다. 그러나 아무리 수백 수천 번을 중언부언하다고 해도 사람의 손으로 만든 돌조각과 나무기둥에 불과한 우상이 그들의 기도를 들을리 만무했다. 그래서 이방인들은 더더욱 중언부언을 했다. 더 많이 중언부하면 혹시라도 우상이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을 우상 취급하고는 하나님께 중언부언의 기도를 했다. 그들이 중언부언의 기도를 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신들의 뜻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빌려서 이기적이고 자기 욕망이 가득한 자신들의 뜻을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중언부언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와 같은 기도에 응답하시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욕망이나 인간의 뜻에 휘둘리시는 분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하늘에서 당신의 절대적인 주권으로 당신의 뜻을 온전히 이루어가시는 분이다.

Father, give me

누가복음 15장에는 탕자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탕자는 아버지에게 두 가지 청원을 했다. 첫 번째 청원은 ‘분깃을 내게 주소서’(눅 15:12) 즉 ‘Father, give me!’였다. 탕자는 집에서 지내는 일에 점점 싫증이 난 듯하다. 자신은 젊었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을 것이라고 여겼다. 도시의 멋과 화려함 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열망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말했다. ‘Father, give me!’

이것은 탕자가 저지른 결정적인 실수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어떤 조언도 바라지 않았다. 아버지의 뜻이나 소망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뜻대로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대로 아버지에게 요구했다. Father, give me!

결국 탕자는 자기가 원했던 재산을 챙겨들고는 길을 떠났다. 그후에 탕자가 얼마나 비참해졌는지 잘 알고 있다. 탕자는 1년이 채 못되어 모든 재산을 탕진한다. 이제 빈털터리가 된 탕자는 너무도 배가 고파 곧 굶어죽을 지경이 되었지만 아무도 그를 거들떠 보지 않았다. 
 
무엇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까? 돈을 함부로 썼기 때문에? 허랑 방탕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첫 번째 청원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Father, give me!라는 그의 요청이, 아버지의 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기적인 요구였고, 자신의 뜻대로 자기의 만족만을 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기도는 대부분 이렇다. Father, give me! Father, give me! 우리가 원하는 바를 죄다 정해서 하나님에게 “이거 주십시오, 저거 주십시오” 그러고 있다. 하나님이 하늘에서 이루고 계신 뜻에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내가 얻고자 하는 것, 나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서, 내 뜻을 이루기 위해서, 정말 범사에 기도한다.

Father, make me

그런데 그토록 Father, give me! 라고 외쳤던 탕자의 삶이 어떠했는가? 거지 꼴이 되고 말았다. 당장 굶어죽게 생겼다. 사람이 죽을 지경에 이르면 철이 드나보다. 퀭한 눈을 하고, 뱃가죽과 등가죽은 서로 붙어 굶어 죽기 직전인 탕자가 그 순간에 제 정신이 들었다. 아버지가 있는 집 생각이 났다.

아버지에게는 모든 것이 풍요로웠다. 또한 아버지의 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풍요로웠다. 가족들뿐만 아니라 집에서 부리는 하인들의 양식도 풍족했다. 아버지의 그늘에 거하는 모든 인생들이 풍요와 평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제서야 탕자는 아버지의 풍성하심, 아버지의 충만하심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탕자는 아버지에게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고, 아버지에게 두 번째 청원을 한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눅 15:19). 영어 성경은 이 구절을 이렇게 번역했다. ‘Father, make me like one of your hired men!’ 탕자의 두 번째 청원은 Father, make me! ‘아버지 나를 만드소서!’였다. 이제 탕자는 아버지의 뜻대로 만들어지기를 원했다. 그것이 비록 품꾼의 모습일지라도, 아버지의 뜻대로 만들어 가시기를 기도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마 6:32)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 우리에게 있어야 할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미 모든 것이 충만하시고 풍요로우신 분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든 필요를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우리를 make, 만들어가시지 않겠는가!

탕자가 ‘Father, make me!’라고 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눅 15:22-23). 모든 것이 변했다. 아버지의 뜻대로 완전히 변했다.

탕자가 바랬던 것은 고작 품꾼의 하나였다. 그러나 탕자가 ‘Father, make me’, ‘아버지의 뜻대로 만드소서’라고 하자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오직 아버지만이 주실 수 있는 충만함과 풍요였다. 이 모든 것들은 본래부터 탕자를 향한 아버지의 뜻이었다. 그 뜻이 이제야 이루어진 것이다.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한번 상상해 보라.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이 작은 나의 삶을 통해서 이루어져 간다면 그보다 값지고 영광스러운 인생이 어디에 있겠는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가난한 목동 다윗을 통해 이 땅에서 이루어졌을 때, 이스라엘은 가장 영광스러운 나라가 되었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갈릴리의 무식한 어부 베드로를 통해 이 땅에서 이루어졌을 때, 초대 교회는 하루에 3천 명, 5천 명이 회개하는 부흥이 나타났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사도 바울 한 사람을 통해 이 땅에서 이루어졌을 때, 온 지중해 세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충만해졌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형극을 앞두고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가 되게 하셨고, 온 세상의 주인이 되게 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충만하고 부요한 생명을 부어 주셨다.

우리의 인생을 새롭게 하는 진정한 충만과 풍요는 이 땅이 아니라 위로부터 오는 것이다. 이 세상을 새롭게 하는 성령의 바람도 이 땅에서 부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불어오는 것이다. 생명도 구원도 진리도 결코 이 땅에서부터 올 수 없다. 이 모든 것들은 오직 하늘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한다. 하늘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정지홍|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 blog.daum.net/goodseed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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