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신학자

CRA 수석연구가 필립 휴즈 목사 (Rev.Dr. Philip Hughes)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09/04/09 [12:35]
영국 출신으로 호주의 대표적인 교회문화연구가 필립 휴즈 목사     © 크리스찬리뷰
자기 밖에서 자신을 보지 않으면 자신을 알 수 없다. 
문화를 파악하고, 문화를 변화시키는 교회를 꿈꾸는 CRA 수석연구가 필립 휴즈 목사 (Dr. Rev. Philip Hughes)  


다문화사역은 사역주체나 대상 모두를 변화시킨다 
호주의 대표적인 교회문화연구자 필립 휴즈 박사는 우리와 같은 이민자다. 영국 런던 출신인 그는 십대 때 두 누나와 조부모님과 함께 호주에 도착했다. 런던에서 침례교회를 개척했던 할아버지는 손주들에게 영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는 전형적인 모태신앙인으로, 극적 체험이나 회심 경험은 없었지만, 진지하고 점진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신앙을 받아들여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이런 단단한 신앙적 기반 덕분에, 대학에서 당시 유행하던 무신론에 빠지지 않고, 철학전공자로서 기독교를 연구했다. 

그가 교회 사역에 관심을 가진 것은 침례를 받았던 청소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의 담임목사는 일 주일에 따로 한 시간씩 시간을 내어, 신약 원전을 읽을 수 있도록 헬라어를 가르쳐 주었다. 후에 그는 두 번째 석사학위로 교육학을 했는데, 종교와 교육은 서로 다른 분야면서도, 공통점도 많기 때문에 사역준비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회고한다. 대학생활 동안에도 CU의 열정적인 멤버였던 그는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과 학생 신앙운동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많이 관여했다. 

그후 그는 멜본의 침례교신학교 휘틀리칼리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멜본에서 첫 목회를 시작했다. 그의 첫 목회는 대학사역 때처럼 유쾌하게 풀려나가지는 않았다. 이상과는 거리가 먼 목회현실 속에서도, 그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의 뿌리에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교회가 속해있는 문화에 보다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교회 자체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리고 문화의 잘못된 면과 싸우고 대안을 제시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했다. 

 
▲ 필립 휴즈 목사와 인터뷰 중인 본지 김석원 객원기자(왼쪽)     © 크리스찬리뷰
 
결국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영국에서 박사논문을 썼는데, 주제는 태국북부의 교회들을 케이스로 삼아 문화, 사회학, 종교인류학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그는 호주를 떠나 3년간 태국에서 지낸 뒤, 그곳에서 박사를 마치고 호주로 돌아왔고, 지금은 호주연합교회 목사로서 CRA 활동에 나서고 있다. 
 
- 휴즈 박사님은 기독교연구회(Christian Research Association. CRA)란 연구소를 세워, 전세계적으로도 교회연구의 선진모델로 인용되는 교회생활조사 Church Life Survey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시고, 호주교회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특히 사회학적 연구 방법이 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인교회들은 CRA의 사역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CRA의 사역과 목적에 대해서 잠깐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CRA는 1985년 다양한 기독교 기관과 교단 지도자들이 사회학적 연구 방법을 통해 호주교회를 돕는 연구팀을 조직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연구회의 목적은 호주 문화와 교회에 대한 수준 높은 정보를 교회에 공급해서,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저도 교회와 연구소 일을 반반씩 하는 식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재정도 재정이었지만, 연구결과가 정말 교회에 적용되는 지를 보여주려면 제 자신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CRA는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주로 사용해, 교회와 호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렇게 모은 이야기들을 해석해서, 교회들이 사역에 효과적인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제공하지요. 물론 상황에 따라 고민하는 질문은 다양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멜본 CBD내 교회상황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연합교단내 농촌교회 상황에 대한 연구를 위탁받아 진행했는데, 이때 질문은 지방에서는 어떤 교회조직과 지도력이 필요하며, 지도자들을 실제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2002- 2005년에는 청소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350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깊이 있는 인터뷰, 1200명을 대상으로 전화인터뷰, 5000명의 학생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호주청소년들의 사고방식, 세계관, 신앙관을 조사했지요. 

이런 연구는 교회의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지를 결정할 때, 매우 효과적인 기준이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연구에도 재정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도움을 얻을 데는 많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CRA 재정 대부분은 교단이나 기독교단체들이 조사를 의뢰하면서 지불하는 용역비로 충당됩니다. 

덕분에 정말 필요한 부분들이 손도 못 댈 때가 많지요. 연구회는 철저하게 비영리로 교회를 돕기 위해 움직이지만, 기도와 재정으로 도움을 줄 교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 문화바깥의  눈으로 객관적인 조명이 필요하다 
 
- 그냥 듣기에는 미국의 교회 성장 운동과 비슷하게 들립니다. 교회 성장을 위해 경영학, 사회학 같은 세속적 연구방법을 동원해서, 교회가 보다 효과적으로 일반문화와 소통하고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말은 그쪽에서 많이 들리니까요. 

미국교회를 많이 따라가는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운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지만, 이 때문에 신학적 원칙이 실종되고, 교회를 성장에 치중하는 장사치처럼 타락시켰다는 비판도 들립니다. CRA를 교회성장운동과 비슷한 운동으로 볼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다른가요? 
 
"CRA의 관심은 교회 성장 운동보다는 훨씬 넓은 내용을 대상으로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교회가 수적으로 성장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내용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호주의 청소년들, 혹은 시골지방들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함으로써,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회사역이 보다 효과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교회 성장 운동은 주로 대도시지역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교회들을 모델로 삼아왔다. - 편집자주)

여기서 보다 효과적인 사역이란 수적 성장보다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인격의 사람들로 변하게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반드시 문화의 변화를 위한 전략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골의 문화, 청소년 문화 전체를 바꿀 전략을 찾는 것이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이점에서 CRA는 교회예배 참석자의 수에 주로 관심을 가지는 교회성장운동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 그렇다면 CRA는 주로 호주인교회를 대상으로 사역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재정적인 한계로 보다 전략적인 투자결정이 이뤄져야 하고, 호주의 전반적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더 많은 실패와 고민을 하는 곳은 이민교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필요와는 별개로 아직까지 멀게만 느껴지는 CRA의 사역에 이민교회들이 도움을 받을 길은 없습니까? 
 
"개인적으로 비서구 교회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CRA차원에서도 호주내 이민교회와 더 많은 협력을 하고 싶은 것이 바람입니다. 호주는 현재 다양한 민족이 각기 다른 문화와 독특한 신앙색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그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도 박사논문을 쓰느라 태국어 연수만 몇 년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외국어는 모르기 때문에 다른 문화를 연구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요, 그러나 이들 민족문화와 이민교회에 대한 연구는 호주교계 전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저희가 지금까지 해 온 호주교계에 대한 연구는 이민교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로는 저희 연구 프로젝트 대부분이 의뢰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민교회들도 궁금한 이슈를 구체적으로 들고와 저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저희가 일부 조사를 해왔고, 동시에 좀 더 이뤄져야 할 연구 영역으로 보는 것은 이민 2세대의 의식구조와 교회 참여 정도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이민교회와 좀 더 동역을 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적으로 태국 경험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자신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 문화바깥의 눈으로 객관적인 조명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당시 저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불교도와 회교권 청소년들의 의식구조에 대해서 비교조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은 것은 단지 태국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제가 속한 호주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민교회에 대한 연구는 호주교회가 자신을 깨닫는데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현재는 저희가 정기적으로 벌이는 설문조사의 내용과 결과를 학회지인 Pointers를 통해서 외부와 나누고 있습니다. 학회지는 종이판은 연 30불, 이메일판은 연 20불의 구독료로 배부되고 있구요. 

보통 교회지도자들도 이들 자료를 통해, 호주문화와 전체교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기타 개별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도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호에는 교회지도자들 자질과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설문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건강한 다문화사역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성육신에 자세를 좀 더 진지하게 따라야

- 문화 비교 연구와 이민 2세대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말씀답게, 호주내 다민족사역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그동안의 연구결과로 다문화 사역 메뉴얼을 출간했고(a handbook for cross-cultural ministry 2005년 openbook출간), 지금까지 나온 다문화사역자료집 중에서는 호주인들이 잘 놓치는 부분들을 집어내면서도 가장 실용적이고,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조언들을 담았다는 평가입니다. 

▲ 필립 휴즈 목사     © 크리스찬리뷰
"특히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내용은 다문화사역은 우리가 다른 이들의 변화를 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변하는 과정을 통해 더 풍성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45페이지) 란 구절입니다. 그런데 호주교계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특히 호주 주류교회들이 이런 변화와 풍성함을 누리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보기에는 최근 들어 더 많은 호주교회들이 다양한 문화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음식문화만은 더 이상 자기 것만 고집하는 사람은 없지요(웃음). 그러나 다른 문화권의 독특한 기독교 신앙의 어떤 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아직까지도 주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태국에서 연구하는 동안, 태국 불교에 뿌리를 두었지만, 태국 기독교의 특징이 돼버린 내면 생활의 평온을 강조하는 문화에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특히 저는 불교도들의 탈물질주의적 생활을 보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의 본 뜻을 더 분명하게 깨닫게 되기도 했습니다. 불행히도 많은 서구기독교회가 물질주의에 너무 빠져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무시하는 상황입니다. 

여러분이 이해해 주셔야 할 것은 호주교회들이 아시아 이웃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 호주에서는 서구적 기독교와 동양적 기독교가 서로 만나고 있는데, 여기에는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많은 오해가 발견되기 합니다. 

문화적 차이는 각 언어와 성장과정에서 깊이 뿌리내린 특징들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지 집어내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개념, 특히 부모와 자녀관계, 개인의 의미에 대한 이해차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다른 문화권들이 서로에 대해 더 많이 배워나간다면, 서로가 더 풍성해 질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지금까지 이민교회 사역을 호주교계에서는 다문화사역의 일부로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이민교회 자체는 호주교회와의 교류나 자기문화권외에 사역에는 별로 관심이 없거나, 도리어 적대적이기 까지 합니다. 박사님이 보시기엔 현재의 이민교회의 상태로 다문화사역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특히 한국이민교회가 다문화사역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까지 이뤄진 많은 다문화 사역들은 문화제국주의적이고, 서구문명중심적이고, 배타주의적(자기 관점이 아니면 수용하지 않는 태도)으로 이뤄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현재 이민교회문제가 아니라 서구기독교 전체의 문제입니다.

제가 보기엔 정말 건강한 다문화사역이 이뤄지려면 예수님이 보여주신 󰡐성육신󰡑의 자세를 좀 더 진지하게 따라야 합니다. 성육신이란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특정 문화와 사람들 사이로 직접 들어오셔서, 이들 문화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신앙을 설명하신 모습을 가리킵니다. 물론 이를 통해 선포된 메시지는 모든 문화를 초월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말입니다. 

현재 세계 여러 곳에서는 다문화사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와 생활방식을 이해하려는 대화노력이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를 찾아야 할 때지요. 호주의 한국 이민교회들은 호주교회들에게 가르쳐 줄 내용이 많은 교회이고, 이런 일이 빨리 실제로 일어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가진 열정과 헌신은 제가 오랫 동안 존경의 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또한 삶의 영적 차원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와 관심이 한국교회 안에서는 발견됩니다. 저는 한국적인 신앙이해와 신앙생활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저를 포함한 호주교회가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민교회 지도자들은 호주와 한국문화와 가치관의 내용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그 차이점을 바로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 CRA는 최근 호주 청소년과 청소년 사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호주교계 전반적으로 청소년 사역에 대해 많은 이들이 걱정하면서도 대안을 별로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현재 호주교계의 청소년 사역실태는 어떻고,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특히 이민 2세대 청소년들의 신앙상태는 어떻다고 파악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의 대책은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여기서 청소년은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초기를 모두 포함한다 - 편집자주) 

"과거에 해왔던 청소년 사역 방법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청소년들은 아주 개인주의적이고 소비자적인 의식이 강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부모님이 아침을 차려주시고, 가족들은 식탁을 마주대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최선의 길을 결정하는 것은 부모님의 몫이었지요. 이런 분위기에서 저는 제가 속한 지역사회에 공익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내 책임도 당연히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호주 청소년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부모로부터 질문을 받으며 커갑니다. 아침은 뭐 먹을래? 오늘은 뭘하고 싶어? 많은 호주 부모들은 자녀 개인들마다 다른 필요와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무단히 애를 씁니다. 소가족제도에서는 이것이 충분히 가능도 하구요. 그러나 그 결과 자녀들은 이런 관점에서 삶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뭘 원하는 지, 이것이 나에게 무슨 이익을 주는 지부터 따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신앙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무엇을 믿을지 자기가 결정하기 원하고, 다른 이들의 권위로 강요되는 것은 별로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갈 때도 자신에게 무슨 유익이 되는 지부터 따지는 경향이 아주 강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청소년들의 개인주의적, 소비자적인 문화와 싸워서 바꿔나가야 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이것을 어느 정도는 사용해서 사역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뭘 하라고 자꾸 강요하기보다는(이런 접근은 호주 성인들에게도 이제는 먹히지 않습니다) 자신이 신앙에 대해 지혜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위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가진 장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가진 신앙은 아무생각도 없이 주어진 신앙이 아니라, 개인적인 확신이 훨씬 강해집니다. 

특히 이민 2세 문화와 관련해 CRA의 조사결과를 보면, 이들은 모국의 문화와 호주 문화사이에 끼여있는 상황입니다. 이점에서 자신들이 뭘 믿고 따라야 할 지 (일반적인 호주 아이들보다) 더 방황하고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양쪽문화와 가치관의 내용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그 차이점을 바로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 때만이 젊은이들이 이런 차이점과 이로 인해 생기는 갈등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다문화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통해 우리 모두를 생명으로 채우기  원하는 하나님 안에서 더 자랄 수 있다
 
- 언어 때문에 한국교회에 더 많이 교제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하시는 이야기는 한국교회의 상황을 엑스레이로 찍고 계신 것처럼 보이네요(웃음). 어쨌든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호주교계에 나눌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여러 한국 기독교인들을 만나 이야기해 보았지만, 한국교회에 대해 깊이 알고 있다고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한국교회가 호주교계전체에 도전할 내용들을 더 많이 배우길 기대합니다. 

한 번은 호주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원하는 한국사람과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의 동기가 호주문화에 반발하고, 호주인들에게 바른 생활을 가르치는 식의 자세인지, 아니면 호주인들과 대화를 통해 서로가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후자방법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성경을 읽을 때마다, 복음이 하나가 아니라 네 가지로 등장하는 점에 주목합니다(사복음서를 의미). 각각의 복음서는 다양한 문화환경과 다양한 표현으로 복음을 말하지요. 이런 다양한 모습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발견되는 다양한 신앙의 모습과 표현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우리는 부족한 인간으로서, 우리가 표현하고 정의하는 신앙은 항상 한계가 있고, 우리의 한계를 반영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점에서 대화를 통할때 우리 모두를 생명으로 채우기 원하는 하나님 안에서 더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담 및 정리/김석원 (크리스찬리뷰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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