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마음-챙김

김종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3/12/23 [11:33]
120만 명이나 참여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호주 ABC TV 프로그램 ‘행복한 호주 만들기 8단계’의 세 번째는 명상과 마음-챙김이었다. 우리가 정신없이 살지 않으려면 <명상과 마음-챙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내용이다.

'명상코치'로 참여한 해리스(Russ Harris) 박사는 이 분야의 권위자로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적합하게 명상을 변형해서 적용하였다. 그 결과 만성 통증을 비롯해 스트레스로 인한 심인성 질병이 줄었으며 노이로제가 치료되었다.

이미 명상이 집중력과 창의성을 높여주며 면역력을 강화하고, 질병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특히 해리스 박사의 프로그램은 불안신경증, 우울신경증, 약물중독, 강박장애, 만성 통증, 뇌전증(간질), 금연, 당뇨, 암, 정신분열증 치료에도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

<명상과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크리스찬에게는 침묵기도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침 침묵기도가 여러 신학교의 중요한 영성훈련이 되어가고 있으며, 구도자적 영성훈련이 교회에 파급되고 있다. 우스나우(R. Wuthnow)가 지적한 대로, 서구교회는 '거주 영성' (spirituality of dwelling)에서 '구도자적 영성' (spirituality of seeking)으로 변하였다.

이제 한국 교회에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안석모 교수는 2002년에 출판한 그의 책 <이야기 목회 이미지 영성>에서 이러한 한국교회의 변화를 “통성기도에서 침묵기도로 !”라고 했다.

그동안 개신교는 종교개혁의 후예들로서, 사도 바울 시대에서 종교개혁 시대에 이르는 모든 영성전통의 풍부한 자원을 외면하고 침묵과 묵상을 통한 관상기도에 소홀했었다. 그러나 칼빈(John Calvin)이 ‘최상의 기도는 말로 표현하지 않은 기도'라고 한 것처럼, 침묵기도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5:17)는 말씀의 필수적인 도구이다.

침묵기도는 묵상과 관상으로 나누인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이어져 오는 영적 탄성의 단계가 관상이다. 관상(觀相)이 아니라, 마음 심(心)변이 붙어있는 관상(觀想)이다. 눈에 보이는 모습(相)이 아니라,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모습(想)을 보는 것이다.

침묵기도는 내 영혼이 하나님의 사랑의 품 안에 거하는 것이다. 저 안에 내가, 내가 저 안에 있어 사랑을 누리는 것이다.(요 15:4-7) 침묵기도는 통성기도와 구성기도처럼 응답과 체험을 갈구하는 기도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드리고 위탁하는 수동적인 기도이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시 131:2)는 평안과 쉼을 누리는 것이다.

침묵기도의 신학은 바울 서신에서 매우 강력하다. 특별히 로마서(6 :1-11)에 보면, <함께> <합하여> <연합>이라는 단어가 9번 언급된다. 바울은 ‘죄 사함의 십자가’(엡 1:7)과 함께 ‘연합의 십자가’를 강조하면서,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 있는 자로 여길지어다.”(롬 6:11)라는 침묵기도를 요청한다.

<여길지어다,λογίζομαι>는 바울신학의 핵심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로 <여기셨다>와 같은 단어이기 때문이다.(롬4:22-24)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고 여기셨으니, 우리도 우리 자신을 의롭다고 여겨야 한다. 매순간 마다 쉬지 말고 여겨야 한다.

바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를 누리는 것이다. 이런 복음의 안식을 누리게 되면, 자연히 허리도 바르게 펴지고, 호흡도 길어지면서, 정상 심박동이 된다. 그러면서 뇌의 기능이 정상화된다. 심파(심장의 파장)가 뇌파보다 5000배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마치 해리스 박사의 명상코치를 받은 사람처럼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듯이.... 〠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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