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김종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2/24 [10:55]
최근 120만 명이나 참여해 주목을 받았던 호주 ABC TV “행복한 호주 만들기”의 다섯 번째 단계는 <감사>이다. 그동안 감사는 종교와 철학에서 강조해온 미덕이었으나, 최근 들어 심리학에서 ‘감사의 효과’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가 활발하다.

먼저 로버트 에먼스 교수는 감사실험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10주 동안 한 집단에게는 매주 5가지의 감사를, 다른 집단은 걱정거리를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감사집단은 불평집단에 비하여 삶의 만족도가 상승하고 건강이 좋아졌다. 두통, 기침, 어지러움 등이 줄어들고, 운동도 더 많이 하면서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만성질환자 집단 실험에서도 기쁨과 자부심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많아지고, 이웃들을 돕고, 깊은 숙면을 하면서 건강이 좋아졌다. 에먼스는 “사람이 은혜를 저버리면 자아가 위축되는 반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자아가 확장된다.”고 강조한다.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는 6주간의 감사효과에 관한 새로운 실험을 했다. 한 집단은 매주 한 번, 다른 집단은 세 번 감사기록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흥미롭게도 매주 한번 기록한 집단은 행복이 확실히 증가했으나, 세 번 기록한 집단은 평균적으로 효과가 없었다. 아마 매주 세 번이나 기록하는 일이 성가신 일이 되어 싫증이 났을지 모른다.

다른 실험에서도 1주간에 한 번 정도의 감사기록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평균이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자기에게 적합한 횟수로 감사를 실천하면 행복지수가 상승한다는 것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이다.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대학원 강의 시간에 ‘감사의 밤’을 가졌는데, 그 감동적인 내용을 조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패티가 어머니를 모시고 감사장을 읽는 동안, 강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으며, 감격한 어머니는 목이 메여 ‘넌 언제나 박하처럼 향기로운 내 딸이야.’라고 말했다. 한 학생은 이 일을 ‘감사장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들도 모두 울었어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더군요. 왜 우는지조차 모르면서...’라고 회상했다.”

셀리그먼은 “강의실에서 운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인데, 더욱이 모든 사람들이 울었다면, 그건 인간성의 가장 깊은 근원의 울림이었을 것이다. 교수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내게 정말 소중한 체험이었다.”고 말한다. 그해 학기말, ‘감사의 밤’을 평가하는 시간에 학생들 모두 ‘10월 27일 금요일은 내 생애 최고의 하루였다”고 했다. 이제 ‘감사의 밤’은 셀리그먼 교수의 긍정심리학 강좌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인류는 원시시절부터 맹수들의 공격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강력한 신경조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부정성 편향에 빠져 살고 있다. 그래서 너무 배은망덕하다. 그러므로 감사는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꼭 감사일지를 써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특별히 어린이들이 가정에서 감사일기를 기록하는 훈련을 받으면 행복지수가 높은 복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최근 심리학은 ‘감사지수 검사지’를 만들었다. 이것을 활용하면 인격 평가에 좋은 참고자료가 되리라고 본다. 이제 조만간 “감사지수가 높은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하다.” “감사지수가 높은 사람을 채용해야 회사가 번영한다.”는 말이 많이 나올 듯하다.

물론 감사지수는 교회에서 제직을 선출하거나, 지도자를 청빙할 때에도 꼭 참고해야 할 것이다. 감사는 신앙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법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 〠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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