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릭빌 디너 파티

김종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5/26 [12:27]
마 전 호주에서 120만 명이나 참여해 주목을 받았던 ABC TV ‘행복한 호주 만들기’의 일곱 번째 단계는  <사회 연결망>이다. 우리가 만약 무인도에서 로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찍한 일이다. 그런데 발표된 여러 조사통계에 의하면, 혼자 산다고 해서 육체적 또는 심리적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니다.

특히 60대 이상의 혼자 사는 여성들이 배우자와 함께 사는 여성들보다 훨씬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느낌을 말한다. 남들과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는 거리보다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이 반복되는 것이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오히려 군중 속에서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는데, 바로 ‘군중 속의 고독’을 말한다.

사회 연결망의 영향력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물고기가 물에서 헤엄치고, 사람이 산소를 마시는 것처럼 너무도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연결망은 우리에게 매우 큰 영향을끼친다.

우리가 즐거운 마음과 기분으로 어느 곳에 갔는데, 그곳에 온통 우울하고 스트레스 넘치고 불행해 보이는 사람들만 있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바뀌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른바 '감정 전이 현상'이다.

포울러 연구팀은 지난 20년 동안 4,739명의 사회 연결망의 감정전이 현상을 조사했다. 결과는 매우 미로웠다. 행복한 사람들은 좋은 사회 연결망을 가지고 있었다. 연결망의 중심에 위치한 사람들은 더욱 행복했고,연결망의 언저리에 위치한 사람일수록 행복했다.

그래서 이 연구팀은 행복이 단지 개인의 기능이 아니라 집단의 특성이라고 주장한다. 놀라운 사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행복의 변화가 연결망 사이로 물결을 이루며 져나가 행복한 사람들의 무리와 불행한 사람들의 무리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이웃이 행복해지면 다른 이웃이 행복해질 가능성이 평균 34%이고, 1.6Km 내에 사는 형제자매가 행복해지면 그들의 형제자매도 행복해질 가능성은 평균 14%에 이른다. 행복한 사람은 친구들도 행복해지는데,친구가 행복해질 경우 행복해질 가능성은 15%, 친구의 친구가 행복해질 가능성은 10%,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해질 경우 6%였다. 다시 말하면,행복은 연결망 안에서 3단계까지 영향을 주는 셈이다.

<행복한 호주 만들기>의 디렉터 앤서니 그랜트 교수는 매릭빌의 참가자 8명에게 작은 행복이 퍼져나가게 하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매릭빌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디너파티를 주최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예 모르거나 얼굴은 알지만 친분은 없는 사람들만 초대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어색함을 극복하여 인근 상점이나 도서관에서 안면 정도만 있는 사람들을 초대했다. 이 과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일부 참가자들의 정과 달리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럽기는커녕 맛있는 식사를 즐기며 사람들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토니도 가슴 설레는 흥분을 느꼈다. “훌륭한 음식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대화까지 의사소통이 절정에 달했어요.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즐겼어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토니가 초대한 손님도 토니만큼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처음에 토니의 초대를 받았을 때는 많이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그런데 기분 좋은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었죠. 모르는 사람들 하고 정말 즐거운 대화를 나눴어요. 정말로 재미있었고 인맥도 많이 쌓았어요.”

그날 이 끝날 무렵 새로운 사회 연결망이 만들어졌다. 많은 사람이 또 다시 만나자고 했으며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모임을 계획했다. 행복이 전염되기 시작한 것이다.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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