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롱 그래머 스쿨

김종환/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4/06/30 [11:07]

행복과학이라고 소개되는 긍정심리학 강의에서 빠지지 않는 호주에 관한 자랑거리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이 칼럼에서 지난 7회 동안 연재한 ABC TV 프로그램 ‘행복한 호주 만들기’이다. 다른 하나는, 지롱 그래머 스쿨(Geelong Grammar School)의 긍정교육이다.

먼저, ‘행복한 호주 만들기’ 8단계 프로그램은 추도사 쓰기를 통한 인생의 목표와 가치 찾기, 봉사활동을 통한 친절 베풀기, 명상훈련, 자기의 강점 찾기, 감사하기, 용서하기 그리고 사회연결망을 맺기 위한 디너파티 등이며, 마지막 단계는 각 단계의 경험들을 복습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시드니 대학의 앤서니 그랜트 교수는 “방송 당시 이 프로젝트에 참가해 자신의 행복지수를 진단하고 8단계 프로그램을 실천한 사람이 120만 명에 달할 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호주는 OECD 국가 가운데 3년 연속 행복지수가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다음으로, 멜버른의 지롱 그래머 스쿨은 학생들에게 긍정심리학을 도입하여 영감과 꿈을 심어주는 학교로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 책임자 매튜 화이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학교는 모든 교육과정에 긍정심리학을 도입한 선구적인 학교입니다. 이제 우울증 증상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서구사회 학생들의 우울증이 악화되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 학생들은 긍정적이고 활기찬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2007년에 긍정심리학의 핵심이 되는 일곱 가지 주제-강점, 감사, 인내, 창의력, 자기 옹호, 회복탄력성, 명상-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과정을 다시 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긍정심리학 교수진이 이 학교 교사들을 직접 훈련시켰다.

이 학교는 150년의 역사와 네 곳의 캠퍼스를 자랑한다. 특별히 1953년에 세워진 산 위에 있는 팀버탑 캠퍼스는 9학년 전 학생이 올라가서 1년을 지내는 곳이다. 팀버탑에서 뜨거운 물로 샤워하려면 직접 장작을 패야 한다. 찰스 왕세자도 17세였던 1966년에 두 학기를 여기에서 보냈다. 그는 학교생활에 관해서는 오직 팀버탑에 대한 기억들만 좋았다고 말한다고 한다. 지금은 9학년 220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회복탄력성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10학년 학생 200명은 각자 기숙사 담당 교사 10명에게 긍정교육을 주 2회 받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대표 강점을 확인하고 활용하는 훈련을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두세 가지 강점을 찾아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강점 가계도 그리기와 강점을 활용해서 난관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운다.

강점 수업 마지막 시간에 학생들은 각 강점의 모델로 여겨지는 리더를 지명하고 함께 강점을 개발하고 있다. 이제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강점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긍정 정서를 더 많이 구축하는 방법을 훈련하고 있다. 학생들은 부모님께 감사편지를 쓰고 있으며, 좋은 기억을 음미하는 법, 부정적 편견을 극복하는 법, 받은 사람보다 베푼 사람이 더 큰 기쁨을 누린다는 것 등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매일 밤 하루 동안의 감사를 기록하는 ‘축복 일기’를 쓰고 있다.

이 학교가 긍정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당시만 해도 긍정심리학을 중고등학교에 도입해야 하는 확신이 없었다. 더구나 역사가 오랜 학교에서 긍정교육을 도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긍정 심리학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은 공부에 열정을 얻었고, 재미없는 교실과 썰렁한 기숙사만 왔다 갔다 하는 기존 기숙학교의 이미지가 사라졌다.

그리고 예배를 또 하나의 긍정 교육으로 중요시하고 있다. 매일 예배 시간에 감사, 용기, 용서, 끈기와 같은 강점에 관한 성경 구절을 소개하고, 그날의 학급토론에서 함께 묵상하고 있다. 앞으로 이 학교의 긍정교육을 더 자세히 소개하려고 한다〠

김종환|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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