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자립선교를 꿈꾼다

캄보디아 죠수아 채 선교사

글|정지수, 사진|권순형 | 입력 : 2014/12/01 [12:10]
▲ 말레이지아인으로 한국인과 결혼한 죠수아 채 선교사는 20 10년부터 캄보디아 프놈펨에서 가난한 이들과 공동체생활을 하며 예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 죠수아

캄보디아에서 선교를 감당하고 있는 조슈아 선교사가 시드니를 방문했다. 죠수아 선교사는 캄보디아 캄봉참 지역에서 베트남계 캄보디아 사람들을 섬기고 있는데, 조슈아 선교사는 외부의 후원이나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해서 선교할 수 있는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을 개발해 실험 중에 있다.
 
본지는 죠수아 선교사를 지난 11월 11일 정지수 목사(영문편집위원)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먼저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말레이지아에서 태어나 자란 말레이지아 사람입니다. 미국에서 항공 공학을 전공했고, 호주에서 최고 경영자 과정(MBA)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선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1998년부터 선교의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처음 몇년 간은 미전도 종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2003년도에는 호주 대학생 선교회(Campus Crusade for Christ)의 산하 단체인  GaiN (Global Aide Network) 에서 근무했습니다. 저희 단체는 태국이나 버마, 캄보디아와 같이 가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구호품을 보내는 사역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생활필수품들을 컨테이너에 싣고 가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또한 모바일 의료팀을 구성해서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들을 돌아 다니며 무료 진료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 지금도 GaiN(Global Aide Network)에서 계속 일을 하시나요?
 
“지금은 GaiN에서 사역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난 2009년도에 저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제 자신이 탈진했습니다. 여러 나라들을 돌아 다니며 물질적 지원을 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2009년도에 좀 쉬려고 했는데, 그때 마침 저희 아버지께서 병에 걸리셔서 병간호도 해야 했습니다.
 
2010년도부터 캄보디아의 가난한 지역에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사역을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저의 심장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본격적으로 해 볼려고 했는데 심장병이 걸려서 마음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 원조와 구제 사역을 감당하다가 왜 갑자기 캄보디아에 가서 선교 사역을 시작하셨나요?
 
“수년 동안 원조와 구제 사역을 감당하면서 원조와 구제 사역의 약점들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원조와 구제 사역은 필요한 사역이지만, 물질적인 원조와 구제 사역 때문에 많은 캄보디아 현지인들이 외부의 원조만을 의지하고 스스로 자립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캄보디아 현지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선교 모델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캄보디아 현지로 달려가 선교를 시작한 것입니다.”
 
- 캄보디아 현지에서 사역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에 저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가난한 지역에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바일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의료 선교를 시작했어요.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진료를 해 주었는데 한번은 에이즈에 걸려 있는 소녀를 만났습니다. 아무도 그녀를 돌보지 않고 버려 두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소녀를 잘 돌보아 주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그 소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저는 그 자매의 장례식을 정성껏 치러주었습니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섬기는 저의 모습을 보고 캄보디아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고, 저와 함께 사역하고 싶은 뜻을 비쳤습니다. 특히, 모바일 의료진을 도왔던 학생 자원봉사자들 중에서 여러 명이 저에게 여러 가지 사역들을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저를 찾아 왔지만, 저는 외부의 지원 없이 우리 스스로 사역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없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8명이 남아 주었습니다. 그들은 훈련을 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정말 귀한 8명의 제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8명의 제자들과 함께 캄보디아의 캄봉참이라는 지역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마련된 재정을 가지고 작은 면적의 땅을 구입했고 그 땅에 4층짜리 선교 센터를 지었습니다. 건물을 짓고 8명의 제자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함께 살고 있는 8명의 제자들에게 어떤 교육이나 훈련을 시키나요?
 
 “먼저 성경 교육을 합니다. 성경 읽기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는 훈련을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제자들이 일반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술인 운전, 미용, 농사, 사업 등을 가르칩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서 이들이 외부의 지원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적으로 살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공동체 생활하는 제자들과 함께한 죠수아 채 선교사(뒷줄 오른쪽에서 3번째)     © 죠수아

- 자립 선교를 꿈꾸고 계시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는 자립 선교를 꿈꾸고 있습니다. 꿈꿀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을 개발해 실험 중에 있습니다.”
 
- 그러면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꿈꾸는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은 선교 센터에서 기본적인 식량을 재배해 자급자족하는 것입니다.”
 
- 곡물을 재배하려면, 선교 센터가 아주 넓어야 되겠네요?
 
 “아닙니다. 저희 선교 센터 건물은 4층으로 된 평범한 건물입니다. 제가 실험 중에 있는 모델은 일반 건물에서 곡물을 재배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실 수 있는 물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지하수를 끌어 올려 사용하고 있습니다. 펌프를 이용해서 지하수를 지상으로 끌어 올리고 정수 시설을 통과시켜 지하수를 마실 수 있는 물로 만듭니다.
  이렇게 지하수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전기가 필요합니다. 전기가 있어야 펌프를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교 센터에서 함께 살려면 전기는 꼭 필요합니다. 일반 전기를 연결해 사용할 경우 전기세가 많이 나올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기세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면도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태양열 에너지입니다.
 
태양열 에너지는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태양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태양열 집열판 설치 비용 만큼은 외부에서 지원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선교 센터 전체에서 전기를 사용하려면 태양열 집열판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아무튼, 전기와 물만 있으면 선교 센터는 자립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만든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선교 센터 옥상으로 물을 끌어 올렸고, 수로 시설을 설치해 물이 각층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게 만들었습니다. 물이 지나가는 곳곳에 곡물들을 재배해 보았습니다. 캄보디아는 일 년 내내 덥습니다. 그래서 물만 잘 공급되면 일 년 내내 농사를 지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농사를 지어 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곡물들이 자라기는 했지만 수확량이 적었습니다.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비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료를 구입하려면 돈이 들어 가기 때문에 자립하기 위해서는 비료 없이 농사를 짓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물고기를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물고기를 키워서 물고기 배설물이 들어 있는 물들을 비료 대신에 사용해 보았더니 효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저희 선교 센터 1층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작은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연못의 물을 옥상으로 보내 심어 놓은 곡물들에게 공급하는 수로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현재 저희가 만든 이 시스템을 통해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곧 수확을 할 예정입니다. 일반 건물이면 어느 곳에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기 때문에 다른 선교 센터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 얼마나 많은 수확을 기대하고 계시나요?
 
“저희 선교 센터에 거주하는 20여 명이 먹고 남을 만큼의 곡물을 수확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물고기를 키워서 팔 경우 다른 생활 필수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재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왜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저는 오랜 기간 동안 구호 단체에서 일을 했습니다. 원조는 필요한 것이지만, 원조가 지속될 경우 캄보디아 현지인들의 자립 정신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외부의 원조 없이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 모델을 고민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도행전에 나와 있는 신앙공동체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함께 살면서 함께 기도하고 선교하는 그런 공동체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선교 공동체가 자립할 수 있어야만 건강하게 복음을 증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을 연구하던 중에 농업에는 무지한 제가 이런 모델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 선교 센터에서 제자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나요?
 
“일반 다른 선교 센터와 마찬가지로 함께 먹고 일하고 전도하고 예배합니다. 함께 생활하면서 예수님을 닮아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도 저희 선교 센터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똑같은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현지인들이 자는 곳에서 저도 잡니다.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하는 것이 예수님의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 93세된 노인을 돌보는 죠수아 채 선교사.     © 죠수아
 
-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저는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을 완성시켜서 다른 선교사들에게도 이 모델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외부의 지원을 크게 의지하지 않고 자립적으로 선교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저희 모델이 다른 선교지에도 널리 알려 지기를 소원합니다.
  그리고 저는 또 다른 비전이 있습니다. 그것은 호주와 같은 지역에서도 각 가정마다 자립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저는 좁은 공간에서 간단히 농작물을 키울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선교 센터들이 자립할 수만 있다면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 더욱 쉬워 질 것이고 선교사들의 부담도 많이 줄어 들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앞으로 식량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미리 식량 문제를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호주에 있는 이민 교회나 성도들이 어떻게 조슈아 선교사의 사역을 도울 수 있을까요?
 
“저희들이 정말 좋은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사역에 관심이 있으면 저희 선교 센터를 방문하셔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우리들의 모델이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어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의 가장 큰 문제는 태양열 집열판 설치 비용입니다. 태양열 집열판만 있으면 반영구적으로 저희 선교 센터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태양열 집열판 구입 비용을 후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자립형 선교 센터 운영 모델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하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정지수|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J Life Church 담임목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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