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병원 (하)
헤브론병원 24시
 
권순형/크리스찬리뷰
▲ 새벽부터 헤브론병원을 찾아 온 환자들. 이들은 5시에 진찰 순서표를 받고 9시부터 진찰을 받게 된다.                       ©크리스찬리뷰
 
다행스러운 것은 캄보디아안들은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해서 별로 부담감을 갖지 않는 것 같아 편하게 앵글을 잡고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오전 진료를 마칠 무렵 물리치료실에 들렸는데 환자들이 한 명도 없어 침대가 모두 비어있었다. 이곳에서 침구 사역을 하고 있는 권규소 장로에게 “왜 환자가 없느냐”라고 물었더니 “월요일은 바쁜 편인데 오늘은 좀 뜸하다”고 하기에 “허리가 아프니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침을 놔 주겠단다.
 
나는 침은 싫고 물리치료만 받겠다고 했지만 권 장로는 허리 아프덴 침이 빠르다며 허리에 침을 꽂기 시작했다. 아무튼 물리치료와 침을 맞고 나니 허리가 가뿐하고 시원해져서 좋았다.
 
▲ 진찰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     © 크리스찬리뷰

오전 진료를 마친 의료진과 직원들은 병원 중앙에 있는 환자 대기 장소에 모여 찬양과 기도로 진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림으로 오전 진료를 마감했다.
 
2시간 휴식 후 오후 2시부터 오후 진료가 5시까지 이어졌는데 오전과 마찬가지로 각 과를 순회하는 한편, 간호학과 강의실에 가서 영어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을 촬영했다. 수술방에서 간단한 수술이 있다고 하여 수술방으로 올라갔는데 큰 수술이 아니어서 바로 외래 진료가 한창인 1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외래 진료 현장은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넘치는 환자들로 인해 의사나 간호사들은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사랑의 손길을 펼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전문의가 10분에 6명의 환자을 본다는데 이곳에서는 한 환자를 위해 10분도 좋고 20분도 좋고 최선을 다해 환자의 말을 들어주고 환자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 주고 있는 것이 환자를 그만큼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김우정 원장이 시드니다음교회 단기 선교팀에게 헤브론병원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이날 오전 헤브론병원을 방문한 시드니다음교회 단기선교팀은 김우정 원장으로부터 병원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브리핑을 받은 다음 김재선 선교사의 안내로 병원 시설들을 견학하며 진료 현장을 둘러 보았다.
 
이날 오후 늦게 검사실에서 만난 한 여자 환자는 피부가 뱀 껍질같이 몸 전체가 하얀 비늘로 덮혀 있었고, 혈액검사를 위한 피를 뽑기 위해 간호사가 정맥을 찾고 있었지만 워낙 쇠약한 여인의 정맥을 찾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비되었다. 이 환자는 한국인 선교사가 데리고 왔는데 병명도 모른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상태에서 병원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 병명도 모른채 뱀 껍질처럼 피부가 하얀 비늘로 덮혀있는 여인     © 크리스찬리뷰

오후 진료를 마친 의료진들은 병원 로비 환자 대기장소에 모여 찬양과 기도로 이날의 진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을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하루를 마감했다.    
 
저녁 식사 후 나는 간호사 스테이션과 입원실을 순회하며 촬영을 계속하고 숙소로 돌아와 오늘 촬영한 사진들을 다운로드 받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      
 
10일(화) 
새벽 4시가 못되어 일어나 병실을 둘러 보았다. 주말에 퇴원해서 입원 환자들이 별로 없다. 병원 입구 마당에는 4시 전부터 환자들이 몰려와 앉아 있었다. 5시가 되자 행정실 김동균 선교사가 나와 진찰 순서표 를 나누어 주고, 캄보디아 직원은 환자들 팔에 도장을 찍어 준다. 
 
▲ 헤브론병원 새벽예배     © 크리스찬리뷰

5시 30분,  숙소동 2층에 있는 기도실로 올라가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 이어 7시 30분,  301호 의국에서 현지 의사들이 QT를 갖고 바로 회진에 들어갔다. 회진을 돌 때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상태를 파악하고 의사들이 돌아가며 환자를 위해 기도해 준다. 어제에 이어 물리치료실에 가서 침을 맞고 수술방으로 올라 갔다.
 
오늘은 두 건의 수술이 있는데 시드니다음교회 단기선교팀으로 방문한 김재헌 선생이 마취를 주도하고 부원장 이철 선교사(마취통증 전문의)가 돕기로 했다. 역시 수술 전에 환자를 위해 의사가 기도하고 외과 의사 이희정 선생이 수술을 집도했다. 
 
▲ 갑상선에서 종양을 떼어내는 장면.     © 크리스찬리뷰

캄보디아 의사가 조수로 돕고 있지만 왠만한 것은 이희정 선생이 현지인 의사에게 시술을 시킨다. 수술대에는 마취 상태인 환자가 그저 자신의 몸을 맡기고 있을 뿐, 의사와 간호사들의 익숙한 손놀림으로 2시간여에 걸친 수술 끝에 갑상선에서 종양을 떼어냈다. 계란 크기 모양의 붉은 종양이 신비롭고 예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렇게 큰 종양 덩어리를 목에 갖고 있었으니 얼마나 불편했을까 생각하며 환자가 회복되면 기분이 상당히 좋아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수술이 12시가 지나 봉합까지 마친 후 수술방에서 나왔다. 2시간여 동안 카메라 2대를 메고 긴장하며 계속 서 있었더니 허리가 끊어지는 것같이 아팠다. 
 
수술을 시작하기 전 외과의 이희정 선교사가 안경이 내려왔는지 무균 처리된 상태에서 손으로는 안경을 잡지 못하니까 수술방 안에 있는 냉장고 모서리에 안경을 대고 위로 치켜 올린다. 수술방은 모든게 무균처리 되어야 환자에게 감염이나 패혈증이 생길 확률이 낮아진다고 한다.
 
이 선교사는 수술 중 여러 차례에 걸쳐 냉장고 모서리에 안경을 계속 치켜 올렸는데, 나는 수술 후 이 선생에게 “앞으로 수술할 때는 안경을 고무줄로 묶고 해야겠다”고 말하니까, 그는 미소를 지으며 오늘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수술할 부위에 무영등(surgical light)을 제대로 맞춰서 최대로 밝게 해 주어야 좁고 깊숙한 부위를 제대로 볼 수 있고 집도의가 최대한 밝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데  호주에서 온 마취과 의사에게 불을 높여 달라고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불을 높이지 않아서 수술할 부위가 잘 보이지 않아 자신의 눈에 갑자기 백내장 증상이 나타난 것 같아 이젠 수술도 못하게 되었으니 외과의사 생명이 끝나게 되었나보다” 라고 생각했다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 유방에서 종양을 떼어내는 장면.     ©크리스찬리뷰

오후에는 유방 종양 수술 장면을 촬영했는데 수술 부위만 다를 뿐 준비하는 과정이나 수술 시간은 오전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이날 오전 진료 마감 전에 대양주의료선교협회 단기선교팀(이하 오마팀)이 헤브론병원에 도착하여 찬양과 기도시간에 함께 참석하고 점심식사 후 여독을 풀 시간도 없이 바로 오후 진료에 들어갔다. 오마팀은 치과의(김정호, 유승하), 레지던트(김영수), 약사(이예은), 발전문의(이택호), 이용(정정순)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오마팀은 의료진들이 부족하여 늦게까지 환자들을 진료했으며, 이택호 집사는 약사인 딸과 함께 필요한 약품들을 구입하러 외출했다 저녁 식사 시간 무렵에 돌아왔다.    
 
▲ 마취의 김재헌 선생(오른쪽)이 마취를 주도하고 마취통증 전문의 이철 선교사(오른쪽)와 조응섭 간호사가 돕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오마팀 치과의들은 다음 날 빈민촌으로 진료를 하러 나가기에 앞서 장비를 점검하고 필요한 약품들을 미리 처방하여 봉지에 담는 작업을 밤 늦도록 진행했다.     
 
나는 오늘 촬영한 사진들을 다운로드 받아 외장 하드에 분류하여 저장하며 수술 장면과 아침에 몰려든 환자들 사진을 몇 장 추려서 식구들과 몇몇 지인들에게 카톡과 이메일로 보냈다.
 
카톡으로 사진을 받은 아내는 아이들이 피범벅이 된 종양 사진을 보면 놀란다며 수술 장면 사진을 삭제해 버렸다. 나는 그래도 수술하여 도려낸 종양 덩어리가 아름다워보였다.
 
이날도 밤늦도록 병실을 돌아보며 그동안 친숙해진 환자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촬영을 계속했다. 
▲     © 크리스찬리뷰

11일(수)
오늘은 프놈펜에서 북쪽으로 2시간여 이상 떨어진 수상마을로 심방을 간다고 한다. 3월에 헤브론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게 될 7살된 탑인이라는 남자 어린이 집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오마팀 3명은 병원 인근 빈민촌에 한인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로 순회 진료차 치과 의사 2명과 이택호 집사가 먼저 출발했고, 오마팀 3명과 나는 김우정 선교사와 함께 심방에 동행하기로 했다.
 
김우정 선교사는 진료도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매일 병원을 찾아오다 보니 방문자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부터 병원 살림에 이르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들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것 같은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었다. 
 
▲ 깜뽕 츠낭 길가에 있는 식당과 교회(위), 깜뽕 츠낭 수상 가옥과 헤브론병원 원목 문선연 목사가 3월에 심장수술 받을 어린이를 안고 기도하고 있다.(아래)     © 크리스찬리뷰

오전 9시 출발 예정이었지만 9시 50분에 출발했다. 김 선교사는 아침 QT에 참석하고 오마선교팀과 간단한 오리에테이션을 가진 후 외래 환자 몇 명을 진찰한 후에야 병원을 떠날 수 있었다.
 
헤브론병원 랜드크루서 짚차에 김우정 선교사, 문선연 목사, 정정순 집사, 이예은 약사, 유승하 의사, 헤브론병원 현지 여직원(통역) 등 8명이 일행이 되어 심방길에 나섰다. 
 
캄보디아 도로는 참으로 열악하기 짝이 없고 무질서 속에서 질서있게(?) 움직이는 오토바이들과 툭툭이들의 질주 속에서 차량들이 움직이고 있다. 병원을 나서자마자 먼지 속을 뚫고 자동차를 힘차게 달린다. 도로 공사를 하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 먼지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지, 거기다 먼지 속에 늘어선 각종 장사꾼들이 먹거리들을 팔고 있었는데 나는 도저히 먹을 용기가 나질 않았다.
 
먼지 속을 벗어나 그래도 평탄한 길을 2시간여 달리다 보니 12시가 넘어서 우선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깜뽕 츠낭(Kampong Chhnang)으로 가는 중간에 좋은 식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식사를 하자고 김우정 선교사가 제안한다. 모두들 찬성. 식당 옆에는 이 나라에 와서 처음 보는 교회가 있어서 우선 사진 한 장 촬영하고 식당으로 들어섰는데 넓은 식당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원이다. 
 
▲ 대양주의료선교선교협회(OM MA) 단기선교팀 이예은 약사가 이슬람교도에게 복음을 제시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우리 일행 8명이 앉을 자리를 잡고 김우정 선교사에게 전적으로 주문을 맡겼는데 모두 맛있게 캄보디아 음식을 시식했다. 식당 옆에는 목재로 만든 각종 장식품들을 판매하는데 아주 섬세한 예술품들이었다.
 
식사 후 30여 분 달려 중간에 우리 일행을 기다리던 2명의 청년이 앞장서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린다. 이곳은 수상주택들이 즐비했는데 탑인 군의 아버지는 어부라고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탐인 군의 식구들이 일행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는데 탑인 군의 엄마는 머리에 히잡을 쓴 것으로 보아 이슬람교도인 것 같았고, 이 수상마을은 역시 이스람 마을이었다.
 
탑인 군의 아버지는 열심히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고, 김우정 선교사는 앞으로 하게 될 심장수술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준비해 간 선물을 전달한 후 문 목사가 탑인 군을 가슴에 안고 안수기도 했는데 이슬람교도인 그들도 전혀 거부감 없이 함께 기도했다.
 
▲ 김우정 원장이 심장수술 받을 탑인 군의 손을 가볍게 잡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돌아오는 길에는 오마 치과팀의 진료 현장을 방문하기로 하고 서둘러 현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주택 안으로 들어섰더니 이곳은 한우수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라고 했다. 2층 집이었는데 아래층 거실이 교회로 사용하는데 이곳에서 치과 의사 2명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분주하게 진료를 하고 있었다. 예정된 시간은 지났지만 접수된 환자들이 밀려 있어서 진료는 계속되었다.
 
이날 마지막 환자인 남자 아이가 이가 몹시 아파서 왔다고 했다. 닥터 김이 바닥에 앉아 아이를 편안히 안고 치아를 살피더니 4개의 이를 뽑아야 하는데 2개는 염증이 심하다고 했다.
 
우선 염증이 있는 유치부터 발치하기도 하고 마취를 시작했는데 이 꼬마 녀석이 주사를 꼽자마자 아프다며 마취주사 맞기를 거부하며 일어섰다. 어찌나 울어대는지 계속 마취를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이때 호주에서 갖고 온 코알라 인형을 하나 주었더니 인형에 집중되어 마취주사를 놓을 수 있었다.
 
발치 중 계속 울고 치료를 거부하여 또 다시 연필과 코알라 인형 하나를 더 주고서야 무사히 치아 2개를 뽑아냈다.   
 
▲ 한우수 선교사가 프놈펜 시내 빈민가에서 사역하고 있는 현장(교회)에서 오마의료팀이 치과 사역을 펼치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저녁에 수요기도회가 있어 서둘러 짐을 싸고 식당으로 달려가 가정식 백반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저녁상이 참으로 맛도 있고 주인집 부부가 인심좋은 사람들이어서 계속 일행들에게 신경쓰며 비워지는 반찬 그릇들을 채워준다. 얼마나 맛있었던지 젊은 의사들이 왕성한 식욕을 보였는데 밥이 떨어져 옆집에서 빌려오는 헤프닝도 있었다. 이렇게 푸짐한 식사가 1인당 $6이다. 이래도 남는 장사가 되는지 모르겠다.
 
오후 6시 40분경 병원으로 돌아와 7시에 시작되는 수요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예배는 평양과기대 교수를 지냈던 윤다니엘 목사가 북한 사역에 대한 보고를 하고 이어 내가 한•호 선교 영상사진전을 파워포인트를 통해 가졌다.
 
‘Korea: Then and Now’라는 주제로 지난해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3달간에 걸쳐 가졌던 사진들이었는데, 189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후반까지 호주 선교사들의 사역지였던 부산•경남지방의 풍물과 생활상 등을 근대와 현대를 비교해 가며 호주 선교사들의 사역을 소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발치를 위해 마취주사를 놓고 있는 김정호 치과의.     © 크리스찬리뷰

기도회가 끝난 후 여러 선교사들이 호주 선교사의 한국 선교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아주 감명이 깊었다며, 50년 후 100년 후 캄보디아인들에게 한국 선교사들이 어떤 모습으로 평가를 받게될 지 도전받는 은혜의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요기도회를 마친 후 숙소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고 받데리를 충전하며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며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새벽 병동을 돌아보며 가장 먼저 오는 환자를 촬영하고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12일(목) 
오늘이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새벽 2시 조금 지난 시간에 일어나 병원 출입문 앞으로 가보았다. 그런데 설마 환자들이 벌써 왔을까 했는데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미 4명이 와서 병원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2층 병실로 올라갔는데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간호사 스테이션을 살펴보니 당직의사가 의자를 붙여놓고 새우잠을 자고 있었는데 카메라 셧터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단잠을 깨운 것 같아서 미안했다.
 
병실을 둘러 보았는데 환자와 보호자들이 단잠을 자고 있었고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환자와 가족들도 있었다. 잠을 깨우는 것이 미안하여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새벽 병실을 촬영했다. 환자가 있는 병실은 불을 끄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촬영이 가능했다.
 
▲ 헤브론병원의 새벽 정경.     © 크리스찬리뷰

새벽 4시경 출입문 앞으로 다시 나갔다. 그런데 오늘은 환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 5시가 되자 어김없이 김 동균 선교사가 나와 환자들에게 진찰 번호표를 나누어 주었고 경비원은 번호표를 받은 환자들의 팔뚝에 도장을 찍어 주었다.
 
김 선교사는 월요일에 환자가 가장 많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환자가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그동안 무료로 진료했는데 일부는 유료화했더니 환자수가 줄었다고 한다. 앞으로 15-20년 후 현지인들에게 병원을 넘겨주려면 자립을 해야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 중이라고 했다.
 
번호표를 나눠주고 팔뚝에 도장을 찍어주는 일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다 보니 숙달되어 그런 것 같다. 환자들 대부분은 대기장소로, 일부는 집으로 돌아갔다 진료시간이 되면 다시 온다고 한다.
 
대기 장소로 가서 환자들을 촬영하다 턱 밑에 어린아이 머리통만 한 큰 혹이 달린 할머니를 발견하고 이 할머니를 관심있게 촬영했다. 내 생각에는 분명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며칠전 갑상선에서 작은 종양을 꺼냈는데 이 할머니는 아기 머리통보다 큰 혹을 달고 있기 때문에 수술을 하려면 상당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울 것이란 생각을 해 보았다.
 
▲ 40년째 목에 큰 혹을 달고 사는 할머니     © 크리스찬리뷰

그런데 내 추측과는 달리 이 할머니는 무릎 관절에 이상이 있어 걷기에 불편하여 다리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 그 큰 혹을 40년째 달고 살고 있다고 의사에게 설명했다. 
 
그때 간호학교 방향으로 올라가는 현관 앞에 한 사람이 쓰러져 있고 주위에서 몇몇 사람들이 온 몸을 주무르며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의료진이 내려와 병실로 옮겨 응급조치를 했는데 간질환자라고 했다. 발작을 일으켰던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세면하고 아침식사를 마친 후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 QT 모임에 참석했다, 아침마다 선교사들이 갖는 모임인데 그동안 의료진 큐티와 아침 회진을 따라 다니느라 큐티 모임을 촬영하지 못했다. 김우정 원장이 주도하는 큐티 모임은 헤브론병원이 돌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며 하루를 시작하는 병원의 발전소라는 것이다,
 
큐티 모임을 촬영하고 병실로 올라가 회진도는 의료진과 만났다. 그동안 사진 촬영을 하며 오른쪽 발 뒤꿈치를 다쳐 입원 중인 친구와 정이 많이 들었는데 오늘 퇴원한다고 김재선 선생이 마지막 처치를 해주며 통원치료를 하라고 지시했다.  
 
▲ 헤브론병원의 의료진과 직원들     © 크리스찬리뷰

14개 방에서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진료는 오늘도 예수님의 사랑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한국인 의료진들의 손길을 통해 펼쳐지는 캄보디아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그 정신을 본받으려는 캄보디아 젊은 의료진들의 열정도 뜨거웠다.
 
오전 진료를 마친 의료진들은 병원 중앙에 있는 환자 대기 장소에 모여 찬양과 기도로 오전 진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을 하나님께 감사했으며, 그동안 바쁜 일정으로 인해 미루어왔던 헤브론병원 식구들의 단체사진을 전체가 모이지는 못했지만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촬영하고 1차 사진선교 여행을 마감했다. 〠

글ㆍ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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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3/23 [14:19]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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