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2월의 생각

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0/02/01 [15:17]

현대인의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빠른 것만을 추구하던 것에서 느림의 미학을 발견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듯합니다. 이것은 아마도 10여 년 전부터 선풍적인 관심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라는 책이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근래 여행의 테마는 단연 걷기 여행이 되었습니다. 유럽발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걷기 열풍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라는 말은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뜻으로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해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예루살렘, 로마와 함께 유럽의 3대 성지로 꼽히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대성당으로 이어지는 800km의 길을 의미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까지 걸어왔다고 합니다. 그는 이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지만 헤롯왕에 의해 순교를 당하게 되었고 그의 시신을 돌로 만든 배에 옮긴 후 그 배를 바다에 띄웠는데, 그 배가 놀랍게도 산티아고 부근에 도착했던 것입니다. 야고보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그의 시신을 산티아고에 묻었고 800년 뒤에는 그 자리에 대성당이 세워졌다고 합니다.

재작년부터 해마다 600만 명 이상이 이 길을 걷고 있는데 <연금술사>의 파울루 코엘류와 도보여행가 김남희에 의해 더욱 유명해진 이 길은 현대문명의 속도를 성찰하고 자신을 둘러보는 시간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길을 순례했던 많은 사람들이 삶의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인내와 사랑을 배우고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앞으로의 삶에 대한 비젼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합니다.

피에르 쌍소는 말합니다. “지금 정신없이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것을 꿈꾸겠지만, 현실 속 그들은 영원히 뭔가 결핍된 듯한 갈증 속에서 끝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면서 그는 “굽이굽이 돌아가며 천천히 흐르는 강의 한가로움”을 바라보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수 세기를 이어 내려오면서 천천히 자신들의 운명을 완성해 나가는 그 나무들로부터 영원에 가까운 느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며칠 전 느림의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 블루 마운틴 산행을 (bush walking) 다녀왔습니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변화를 소망합니다. 달라져야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지를 모르고 방황하며 급한 일들에 쫓겨살다가 시간과 함께 그러한 변화의 소망은 세월에 묻혀버리고 맙니다. 새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변화를 소망한다면 이제는 산티아고 길을 단순히 걸어가기 위해서 한 달 동안 돈과 시간과 엄청난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을 배워야하지 않을까요?

 

류병재
실로암장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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