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고 블루마운틴 리트릿’ 대표 박성민 집사

몸과 영혼의 쉼터, 한국인 홀리데이하우스 오픈... 카툼바에 위치한 한국형 펜션, 소규모 모임에 적합한 시설

글|김명동, 사진|권순형 | 입력 : 2015/05/26 [12:15]
▲ 카툼바 블루마운틴 숲 속에 뭍혀있는 라르고 홀리데이 하우스 전경(뒤편)     ©크리스찬리뷰
 
블루마운틴 카툼바(Katoomba)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홀리데이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라르고 블루마운틴 리트리트’(Largo Blue Mountain Retreat, 이하 라르고)은 체스우드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는 박성민(55. 열린문교회) 집사가 운영하고 있다.
 
박 집사는 ‘라르고 블루마운틴 리트릿’에 대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느리게, 자연과 함께 쉬어가는 쉼터”라는 의미로 설명했다. 단순 잠자리 제공 목적이 아닌 블루마운틴 절경을 바라보며 스트레스를 내려놓을 수 있는 ‘힐링’(healing)의 장소이자 ‘스탠딩’(standing)의 공간이다.


▲ 박성민 대표     © 크리스찬리뷰


자연과 함께 마음껏 쉴 수 있는 공간

“라르고라는 말은 빠르기 표시의 음악용어입니다. 이탈리아말로 ‘폭 넓게 느릿하게’라는 뜻인데 동시에 ‘표정 풍부히 담고 연주하라’는 뜻도 담겨져 있죠. 현대인은 도시생활 속에, 경쟁 속에 많이 지쳐있습니다. 시드니 근교에 한국형 펜션, 아담한 산장 라르고에 오셔서 좀 느릿하게 여유를 가지고 며칠 지내시다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가시라고 라르고라고 지었습니다.”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 마음껏 쉴 수 있다. 블루마운틴의 대표적 관광지 세자매봉과 시닉월드가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고 야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한적하고 고요하다.
 
집 바로 앞에는 큰 공원과 함께 카라반 파크가 있고 유칼립투스 사이사이로 쭉쭉 뻗은 노송들이 시원스럽게 솟아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새벽이면 블루마운틴 특유의 숲 속 안개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밤에는 하늘을 수놓은 별을 세는 정취 역시 잊지 못할 것이다.
 
블루마운틴 절경이 펼쳐지는 부시워킹 코스도 도보로 수 분 거리에 산재해 있다. 5분 정도 걸으면 버스정류장이 있고, 카툼바 시내까지는 1.5km 안팎으로 자동차로 3분 내외, 걸어서 20여 분 거리이다. 

▲ 라르고 홀리데이하우스 뒷마당 길가에 있는 부시워킹 코스     © 크리스찬리뷰

라르고는 2층 집으로 클래식한 분위기가 있다. 넓은 거실과 주방시설, 세탁시설, 음향시설 등 기본적인 시설뿐만 아니라 인터넷, 와이파이, 프린터 등을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4개의 방은 9명까지 잘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고, 각 방마다 옷장과 개인용 사물함이 있어 사용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 아늑한 산장 분위기의 거실     ©크리스찬리뷰
 
우선 1층은 타일바닥으로 산장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푸근한 소파, 대형 스크린 TV와 겨울에 장작을 때는 난로와 가스히터가 있고 가운데는 탁자가 있다. 탁자를 중심으로 둥글게 앉아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별히 인원제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무리 없이 각종 소그룹모임을 진행할 수 있고 단체 숙소로도 이용이 가능할 듯 싶다.
 
▲ 편안하고 푸근한 침실-2     ©크리스찬리뷰
 
▲ 편안하고 푸근한 침실-1     ©크리스찬리뷰
 
▲ 넓은 주방공간에는 식기와 주방기구 일체가 구비되어 있다.     ©크리스찬리뷰
 
주방시설은 넓은 공간에 가스로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꾸며져 있고 식기와 주방기구 일체가 잘 갖춰져 있는데 유의할 사항은 라르고에서 별도의 식사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주방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주방 옆으로는 세탁시설과 화장실이 있다.

주인의 정성이 듬뿍 담긴 시설
 
2층은 자칫 답답해질 수 있는 공간이지만 천장 위로 유리창을 만들어 조명이 되도록 했으며 작은 책장과 테이블, 컴퓨터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 마치 도서관 분위기가 연출된다. 음악이 흐르고 조용한 묵상과 쉼을 위한 아늑한 공간을 제공한다. 전신 욕조에는 스파까지 설치돼 있어 몸과 영혼의 쉼터를 만들고 싶었다는 박 집사의 의지가 곳곳에 배어있다.
 
▲ 라르고에는 다양한 종류의 서적과 함께 인터넷과 와이파이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 크리스찬리뷰


라르고는 어디를 가든 온통 책이다. 2층 작은 책장에도 책이 비치되어 있고, 거실에는 커다란 책장에 다양한 종류의 책이 꽂혀있다. 투숙객들은 언제 어디서든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발견하고 읽으며 사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박 집사는 “신앙서적과 인문사회과학 서적 100여권 넘게 준비했다”며 “이곳에서 책과 더불어 마음껏 휴식을 보내기 위한 곳이 라르고의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 사색에 잠긴 박성민 대표     © 크리스찬리뷰


집 앞쪽으로는 넓은 잔디밭이 있어 좋은 풍광과 함께 운동과 여러 놀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집 뒷마당에는 자그마한 산책로와 함께 언덕 위에 벤치가 놓여있다. 한적해서 책을 읽거나 묵상하기 좋고 가족이나 형제자매들과 오붓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다.
 
“이곳에 있는 가구와 소품들은 제가 직접 마련한 것들입니다. 인터넷을 뒤져서 샀는데 거리가 멀어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직접 찾아갔습니다. 가구는 공간과 어울려야 하니까 직접 보고 사는 게 제일 정확합니다. 인테리어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주택자체가 클래식한 분위기가 있어요.”
 
집은 주인을 닮아간다는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라르고는 그만의 정성이 집결된 쉼터이다. 봄이 되면 이곳에 과일나무와 각종 꽃을 심어 홀리데이하우스를 화사하게 꾸밀 예정이다.
 

▲ 음악을 사랑하는 박성민 집사(오른쪽 2번째)가 가는 곳엔 항상 기타가 동반한다. 지난해 이장호 감독과 함께 블루마운틴 산장에서.     © 크리스찬리뷰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걸까?
 
“오래전부터 막연하지만 도시를 벗어나 한갓진 곳, 산 속이나 바닷가 근처에 크리스찬 쉼터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안식할 수 있는 곳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들어가고 시드니 주택가격이 폭등하여 도시 외곽을 돌아보던 중 1년여 전부터 매주 1-2회 이상 블루마운틴 산을 다니게 되었고 고객들에게 홀리데이하우스 집을 소개하고 매매하면서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집을 구입할 형편이 아니었음에도 예상치 않게 여건이 조성되면서 하나님의 뜻이라 믿고 순종하게 된 거지요.”
 
박 집사는 “원래 구상했던 것과는 현저히 작은 출발이지만 앞으로 더욱 인도해 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으로 믿고 감사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라르고에서는 주위의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 조용히 거니는 것만으로도 쉼을 누리는 듯한 여유를 찾게 된다. 잠시 심호흡을 깊게 하노라면 평화롭고도 활력이 넘치는 풍경 속의 일부가 되어 어느새 하늘과 산이 만나는 그곳에서 바람과 하나가 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넓이를 가진 아늑한 장소에 자리 잡은 라르고는 번잡한 도시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을 만큼의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 라르고 홀리데이 하우스 전경(앞편). 이곳은 블루마운틴 절경을 바라보며 스트레스를 내려 놓을 수 있는 힐링의 장소이자 스탠딩의 공간이다.     © 크리스찬리뷰


한국인들 대상 B&B사업 구상 중
 
아직은 시작단계. 하지만 박 집사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박 집사는 “현재는 호주인들이 인터넷 예약을 통해 주로 찾아오고 있지만, 조만간 한국인들 대상으로  B&B(Bed and Breakfast: 잠자리 및 아침식사 제공)사업을 구상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홀리데이하우스로 아주 작게 출발했습니다. 앞으로 단기적으로는 저와 아내가 올라가 별도로 거주하면서 한국인들을 주 고객으로 맞으려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더 크고 넓은 부지를 조성하여 진정한 쉼터, 리트릿으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그래서 주말농장으로 안식년 숙소로 각 교회나 단체의 소규모 워크샵 및 친선모임, 명상센터와 치유센터 등의 장소로 제공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또 산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민사회와 한국에서 오시는 단기체류자들에게 제공하려고 합니다.”
 
박성민 집사는 2005년 4월 뉴질랜드에서 호주로 재 이민을 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로 바쁘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큰 시장에 나가 도전해 보고자하는 열망이 있었고 자녀들을 더 넓은 세상에서 키워보겠다는 마음이 호주에 오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호주생활이었습니다. 아직도 허덕이면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자녀들이 잘 크고 가정적으로 진실하게 살자는 모토로 기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
 
박성민 집사의 생활은 기독교 신앙을 떠나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가정과 사업과 모든 사회생활이 기독교 신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박 집사는 현재 출석하고 있는 열린문교회(담임목사 주정오)에서 국내 선교팀장으로 섬기고 있고 찬양인도사역도 틈틈이 감당하고 있다. 오랫동안 아버지학교 찬양팀장으로 섬겼고 목자로 10년간 헌신하기도 했다.
 
박 집사가 ‘생활하는 기독교인’으로 성장한 것은 대학시절 CCC(대학생선교회) 수련원에서 김준곤 목사를 만나 성경공부에 몰두하면서부터였지만 부친이 목사로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한 것이 밑거름이 됐다. 장인도 목사인 박 집사는 아내 백혜신(52) 집사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큰 아들 경찬(25)은 시드니대학교 대학원생으로 암 분야를 연구하고 있고, 둘째아들 경업(22)은 맥콰리대학교 3학년으로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을 전공하고 있다.
 
박 집사는 “경제력보다 삶의 여유와 즐거움이 가치의 우선 순위에 있는 저에게 지금의 홀리데이하우스 주인이라는 직업은 상당히 만족스럽다”며 “이제 이곳에서 출발하여 사랑과 섬김의 꿈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에필로그
 
라르고 집 옆 잔디밭에 누군가 아름드리나무를 잘라 쌓아놓았다. 그 옆에 앉아서 그것들을 바라본다. 온갖 생각들이 스쳐 지난다. ‘라르고 블루마운틴 리트릿’이라는 이름처럼 “욕심 내려놓고 떠나라” 잘린 나무들이 나를 보며 자꾸 말을 걸어온다.
 
그래서 흐린 세상이 조금이라도 맑아질 수 있다면. 멀리서 단풍잎 하나가 꿈틀, 손짓한다. 이제 그만 내려가라는 뜻일까? 가까이 오라는 뜻일까? 툭툭 털고 일어나 사람 사는 곳으로 내려가는데 박성민 집사의 반짝이는 눈빛이 참 행복해 보였다. 〠
*문의: Seong@rwchatswood.com.au / Mob.0401 180 788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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