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달려간 길 위로 사랑이 피어났다 1만 5백km 달려... 자선기금 1만 달러 모금

자선마라토너 송병우

김명동/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08/25 [11:11]
▲     © 송병우

4년 동안 1만 500km가 넘는 길을 달려 나눔을 실천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커뮤니티센터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 송병우(49).
 
그는 2011년 8월 멜번 쉐파톤(Shepparton)마라톤대회에서 처음 풀코스(42.195km)를 4시간 15분에 완주했다. 여느 마라토너처럼 그도 건강을 위해 뛰었지만 남다른 목적이 하나 더 있었다. 자선단체를 위한 모금 활동이다. 이제까지 풀코스를 19번 완주한 그는 풀코스 100회 진출이 목표다.
 
“지구 한 바퀴에 해당하는 4만km를 달려 백만 달러를 모금하여 월드비전에 기부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러자면 100회 출전해야 되고, 2032년 가서야 끝나게 됩니다. 물론 건강이 허락되어야 하는데 주님이 함께 해주실 줄 믿습니다.”
▲ 소외된 불우한 지구촌 이웃들을 돕기 위해 달리는 자선마라토너 송병우 씨. 그는 100회 풀코스 마라톤에 출전하여 1백만 달러 모금이 목표다.     © 송병우

풀코스 마라톤 100회 진출이 목표
 
그는 지난 8월 16일 뉴사우스웨일스 ‘2015 와가와가(Wagga Wa- gga)마라톤대회’에 참가해 4시간 35분 19초의 기록을 세웠다. 그의 최고기록은 2014년 아들레이드 마라톤 때 세운 3시간 49분 12초.
 
“그동안 로드 마라톤에만 참가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트레일 마라톤(Trail Marathon: 산과들, 숲길과 같은 거친 길에서 달리는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만만치 않는 코스였어요. 평범한 코스로 기분 좋게 출발했는데 산을 타고 올라가는 길을 지나고, 농장을 지나고, 강가를 낀 협소하고 다소 외진 곳을 통과하고, 한 사람 겨우 통과해서 빠져나갈 수 있는 터널도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28km 지점에서 부상을 당했는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했습니다.”
 
그는 “지역주민들과 교회에서도 많은 도움과 격려를 받았다”며 “이곳에서 3일간 머물면서 모금운동도 펼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라톤이 어디 쉬운가.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고통을 경험하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극한상황에 이르면 나 스스로도 수없이 자문자답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멈춘다고 누구 하나 뭐라고 할 사람이 없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달려야 하나 싶어 눈물이 솟구칠 때가 있죠.”
 
그는 커뮤니티센터에서 함께 자원봉사를 하는 호주인 친구의 추천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했다.
 
“사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세상적인 즐거움에 빠져 도박, 술, 담배 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자신에게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하루 20-25km씩, 바빠도 1주일에 최소한 50km는 뛰었다고 했다. 그런데 좀 더 의미 있는 달리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월드비전팀과 협력하여 완주하는 조건으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후원금을 부탁했다.
 
“음악을 듣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주변 경관도 구경할 수 있어 달리기를 좋아하게 됐어요. 그렇지만 건강이 회복되고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불우한 이웃들을 생각하게 됐죠.”
 
뙤약볕이 쏟아지는 아스팔트길과 황량한 흙길을 달렸을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지루한 시간을 견뎠을까 하는 물음은 우문일지 모른다.
 
“물론 뛰다가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특히 30km에서 40km 지날 땐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럴 땐 주님이 주신 사명 그리고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해야 되는 상황들을 떠올리면서 다시 힘을 얻고 한 걸음 한 걸음 계속해서 뛰게 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딛는 자신의 두 다리가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나눔의 씨앗이 될 테니 달리는 길이 외로운지도 몰랐다. 악전고투로 새겨졌을 법한 마라톤 여정에 대해 주변 사람 열에 아홉은 “그 힘든 걸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오지만 그는 딱 잘라 말한다.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것은 곧 예수님을 대접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고.
 
“예수님도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대접 받자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이 사역은 세계 각지에서 굶주리고 병들어 죽어가는 많은 하나님의 어린 생명들과의 약속이기도합니다.”
▲ 지난해는 시드니와 멜본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달렸다.     © 송병우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달린다
 
그동안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모금한 금액은 1만 달러 정도. 그가 세운 목표 백만 달러는 쉽지 않아 보인다. 1966년생으로 환갑을 지나 60대 중반까지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죽음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마라톤대회를 수차례 완주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첫 인상은 평범했다.
 
그러나 사실 그는 학생 때부터 축구를 계속해 남보다 튼튼한 하체를 지녔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만에 거둔 기록도 좋고, 철인 3종 경기 출전 경험도 있어 그의 목표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을 듯하다.
 
그가 보여준 철인 3종 경기기록은 3시간 47분 50초, 수영 40분 32초(1.5km), 사이클 1시간 53분 05초(40km), 마라톤(10km) 1시간 08분 03초였다.
 
한국에서 축구선수를 한 그는 무릎을 다쳐, 축구장을 떠났다가 지난 1992년 호주로 이민을 오면서, 축구와의 인연이 다시 이어졌다. 빅토리아 쉐파트지역 클럽축구선수로 뛰다가 코치까지 맡았다.
 
“호주 주니어, 유스, 시니어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끔 도움을 요청할 때만 지도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장차 축구선수로 직업을 가질 꿈나무들을 특별히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출전한 시드니와 멜번 마라톤 대회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앞에는 ‘We want the truth of the sewol- ferry tragedy’, 뒤에는 돌아가신 분들의 영문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42.195km를 달렸다.
 
또한 호주인 3백여 명과 한국인 1백여 명의 서명을 받아 세월호 대책위원회에 보내기도 했다. 그가 진상규명을 원한다는 표어를 걸고 달린다고 엄청난 재난이 해결될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참회와 반성을 해야 하기에, 누군가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기에, 누군가는 아이들에게 사죄해야 하기에 그날도 그는 달렸다.
 
빅토리아 세인트 길다(St. Kilda)지역에서 노숙자 사역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오는 9월 20일 열릴 시드니 마라톤에 도전한다. 그는 “레이스 때마다 격려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시드니 마라톤 때 함께 달리고 모금하고 홍보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건강을 위한 달리기도 지속적으로 하기 쉽지 않은데,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달린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는 그는 ‘머리로 하는 사랑보다 몸으로 행하는 사랑이 더 어렵다’는 말을 달리기를 통해 몸소 실천하는 셈이다. 그는 한인들과 교회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

글/김명동|크리스찬리뷰 편집인
 
<후원방법>
  www. worldvision.com.au (*월드비전 홈페이지 참고)
  Please call 13 32 40 World vision
  Supporter ID: 813912797 (Sam Song)
  E-mail:  samsongcharitymarathon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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