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깨달음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09/30 [10:35]
예수님이 이땅에 계셨을 때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십자가를 지시고 “다 이루었다”고 하시면서 운명하셨을 때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무덤 문을 열고 부활하셨을 때라고 생각하는가?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마가복음의 중심에는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터졌던 베드로의 고백이 자리잡고 있다.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막8:29)
 
이 고백은 예수님 공생애와 사역 중에 예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제대로 된 첫 번째 깨달음이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요, 구세주란 진리에 대해 눈을 뜬 것이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듣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하셨다. 그래서 가장 알리고 싶었던 것을 쉴 틈도 없이 말씀하신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 자신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것이었다(막8:31).
 
베드로의 고백은 화려한 궁전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가이사랴 빌립보의 여러 마을을 지나가던 ‘길에서’ 있었던 사건이었다. 이런 사실을 미루어 생각해 보면, 마가가 쓰고 있는 길에 대한 표현은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는 예수님의 여정이 아주 특별한 깨달음을 위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건 바로 앞에 벳세다에서 소경을 고치신 사건이 나온다는 것이고, 그후 바로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의 여정을 시작하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또 다른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다는 것이다. 바로 여리고 성에서 소경 바디매오의 눈을 뜨게 하신 것이다. 마가는 이 바디메오가 ‘길에서’ 예수님을 따르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깨달음이 무엇일까? 깨달음은 눈을 뜨는 것이다. 소경이 눈을 뜨듯이 깨달음으로 새로운 세계가 보이고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깨달을 때 보이지 않던 세계를 보게 된다. 없던 세계가 아니라 의식하지 못하고 보지 못했지만 존재하던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길을 걷고 있었지만 예수님을 알아 보지 못했다. 이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눈을 가렸던 것은 ‘실망’ 때문이었다. 실망은 우리의 영혼의 문을 닫아 버린다. 때로는 아주 굳게 영혼의 문을 닫고 자물쇠로 잠가 버린다.

이런 영적 침체를 경험했을 때 우리는 깨달음의 단계를 통해 낙심한 영혼이 회복하도록 힘써야 한다.
 
깨달음의 첫 번째 단계는 내 입을 열어 예수님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에 대해 말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깨달음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마음의 밭을 가꾸는 최상의 방법이다. 우리의 영혼이 생기를 잃어가고 실망으로 넘어질 때 입술로 예수님을 자랑하고 선포하는 것은 효력있는 회복의 길로 들어서는 첫걸음이다.
 
두 번째 깨달음의 단계는 예수님의 말씀에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깨달음은 상상력이나 깊은 묵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온다. 그리고 말씀 자체에는 운동력이 있어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여는 엄청난 힘을 갖는다. 입이 열리고 귀가 밝아지면 영혼 속으로 깨달음이 찾아오고, 막혔던 영혼이 열리는 축복을 누리게 된다.
 
세 번째 깨달음의 단계는 예수님과 ‘기거함’이다. 기거한다는 의미는 포도나무 비유를 생각하면 된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부부처럼, 가족처럼 한 집에 늘 붙어사는 모습을 말한다. 엠마오 길의 두 제자는 엄청난 깨달음의 영안이 열리기 전에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예수님과 함께 거하길 청했다. 그리고 예수님이 떡을 떼어 주실 때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었다. ‘떡을 떼어 줄 때’란 성만찬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이것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의 극치인 십자가와 모든 세상의 권세를 이긴 부활의 힘을 가리킨다.
 
깨달음으로 우리의 영혼이 열릴 때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강력하게 작용한다. 그 하나님의 말씀이 복음이다. 바로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위해 죽으셨고 아무런 자격과 가치 없는 나를 위해 피를 흘려 주셨기 때문에 나에게 다시 새생명을 주셨다는 복음 말이다.
 
누군가 나를 위해 대신 고통 받았다는 사실처럼 가슴 뭉클한 드라마가 있을까?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깨달음이야 말로 우리의 영혼을 여는 가장 강력한 깨달음이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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