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군 군악대 클라리네스트 박찬승 일병

호주 해군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습니다

글|김환기, 사진|권순형 | 입력 : 2015/09/30 [10:48]
▲ 호주 해군 군악대에서 클라리네스트로 복무중인 박찬승 일병.     © 크리스찬리뷰

호주 해군 군악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박찬승은 멜본에서 하이스쿨을 마치고, 캔버라에서 호주국립대학교(ANU)음대를 졸업한 후, 브리즈번의 퀸스랜드 음대(Conservatorium)에서 석사학위(Master of Music)를 취득하고, 시드니 해군군악대에서 복무하고 있다.
 
그는 부모를 따라 2004년 2월에 호주로 이민 왔다. 10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호주의 4대 도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가 경험한 도시의 특징에 대하여 알고 싶었다.
 
"멜본은 가족이 살고 있어 고향 같은 곳입니다. 캔버라는 조용해서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고, 브리즈번은 아직까지는 가장 좋은 도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날씨도 좋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시드니는 온지가 얼마 되지 않아 적응 중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시드니에 온지 4개월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격주로 브리즈번 한인중앙장로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박찬승은  모태신앙이다. 음악 선생이었던 어머니는 멜본 한인교회의 오르간 반주자이자 지휘자이다. 여동생은 멜본대학교 음대에서 풀룻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클라리넷을 배웠고, 9학년 때 음악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 시드니콘서바토리움에서 연주하는 해군군악대     © ADIL
 
- 왜 멜본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고 캔버라로 갔나요?
 
"음악하는 사람에게는 선생님이 중요합니다. 호주국립대학에 좋은 교수님이 계셔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브리즈번에서 마스터를 공부하는 중 해군 군악대에서 클라리넷 전공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였다. 한국인이 호주 해군 군악대에 입대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그래서 자부심이 컸었다.
 
그러나 입대까지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모든 시험은 통과하였으나 시력 문제로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실망은 했지만 절망은 하지 않았다. 눈에 문제가 없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다시 제출하고 나서야 비로서 최종 합격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다. 입대 후 전반기 훈련을 마치고 지난 5월에 시드니 해군군악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
 
호주 해군 군악대
 
해군 군악대는 2개의 풀타임과 4개의 파트타임 악대로 구성되어 있다. 시드니와 멜본 군악대는 풀타임이고 나머지 퀸스랜드, 타스마니아, 남호주, 서호주 군악대는 파트타임이다. 우리는 '파트타임 군인이 뭐지'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호주는 군악대뿐 아니라 일반군도 파트타임이 있다. 파트타임 군인들은 자기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다가, 특별한 행사나 사건이 있을 때 동원되는 군인들이다. 지난 번 박 일병이 브리스번에서 연주할 때, 연주에 참여한 여자 파트타임 군인을 만났다. 그녀에 의하면, 파트타임 군인은 자기 일을 하다가 일 주일에 한 번씩 만나 연습한다고 했다.      
 
▲ 클라리넷을 불고 있는 박찬승 일병     © ADIL
 
- 기억에 남는 연주는 언제였나요?
 
"입대 후 지금까지 약 30여 번 연주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했던 연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타운홀 옆에 있는 St. Andrew 교회에서 연주회가 있었는데, 군복을 입고 연주해서 그런지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시드니 해군 군악대는 50여 명이 조금 넘게 구성되어 있다. 군악대는 기지에서 분리되어 워터루에 있다. 박 일병은 1989년 생으로 부대원 중에서는 어린 나이다. 악대원 중 가장 연장자는 54세라고 한다.
 
하루 일과는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하지만 연주가 없을 때는 개인 시간이 많다. 이 시간에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 취미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호주군의 지원 연령은 55세까지이다. 나이가 많은 군인들을 전투병으로 보내지는 않겠지만, 은퇴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입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의아했다.
 
얼마 전 한국군에서 현역으로 근무하는 분이, “어떻게 하면 호주군으로 전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호주 국방성에서는 전출 조건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모든 조건이 충족이 되면 원래 계급을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자세히 읽다 보니 '호주 시민권을 가진 사람만이 호주군에 지원할 수 있다' 는 조항이 있었다. 이는 호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다. 그러나 예외도 있다.
 
외인부대 (Légion étrangère)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외인부대’를 자랑하고 있다. 외인부대는 1831년 '루이 필립' 국왕의 명령으로 창설되었다. 외국인의 프랑스군 복무를 허용하지 않는 당시의 법을 피해 부대를 만들기 위한 명령이었다. 세계각지에 식민지가 있는 프랑스는 외인부대를 통하여 식민지를 통치했다. 식민지시대가 끝나고 외인부대는 급격하게 줄었지만 아직도 그의 명성은 이어가고 있다.
  
2001년 프랑스 파리 민박집에서 외인부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병사를 만났다. 그는 한국 특전사 출신이다. 제대하고 특전사 동료와 함께 외인부대에 지원했다. 외인부대는 세계 각국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 인터뷰에서 통과가 되면 인지능력(IQ)과 체력시험을 본다. 입대 전에는 불어를 못해도 상관이 없지만, 입대 후에는 반드시 불어를 사용해야 한다.
  
해외 파병을 자주해야 하는 프랑스는 위험하고 힘든 곳에 외인부대를 보낸다. 외인부대는 프랑스 전군을 통틀어 전사율이 가장 높은 부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외인부대를 지원하는 이유는, 대우가 좋을 뿐 아니라 5년간의 의무복무 기간이 끝나면 프랑스 시민권을 준다고 한다.
 
▲ 하이드파크에서 박찬승 일병을 만난 김환기 사관(오른쪽)이 박일병과 야외 인터뷰를 가졌다.     © 크리스찬리뷰
 
호주 해군(RAN)
 
호주 해군의 공식명칭은 Royal Australian Navy(RAN)이다. 1901년 호주가 독립되면서 영연방 해군(Commonwealth Naval Forces)의 일부로 출범하여, 1911년 RAN의 명칭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호주 해군이 소유한 배를 Her Majesty's Australian Ship(HMAS)라고 부른다. 이름은 영국의 Her Majesty's Ship(HMS)에서 유래되었다. 1911년 해군의 명칭을 RAN로 바꿀 때 영국 왕 조지 5세는 배의 이름도 HMS에서 HMAS로 바꾸도록 허락하였다.
  
현재 해군의 병력은 16,000명 이상이며, 임무수행을 위한 47대와 다른 목적의 4대로 함대가 구성되어 있다. 호주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해군은 국방뿐 아니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남태평양 국가 중에서 가장 강력한 해군을 보유하고 있는 호주는 남태평양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군은 계급이 통일 되었으나 호주군은 그렇지 않다. 해군의 경우 훈련을 마치면 이등병을 Seaman이라고 부른다. 일등병에 속한 계급이 Able Seaman, 상병은 Leading Seaman, 병장은 Petty Officer, 하사관에 속한 계급으로 Chief Petty Officer, Warrant Officer 그리고 특무상사에 비견되는 Warrant Officer Navy가 있다.
 
박 일병의 경우는 학위가 있어서 Seaman을 거치지 않고 바로 Able Seaman이 될 수 있었다. 호주군의 계급은 자동 진급이 아니라 반드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대한민국 해군
 
대한민국 해군은 초대 해군 참모총장인 손원일 제독이 세운 '해방병단'이 기원이다. 손원일 제독은 1945년에 광복이 되면서 ‘해사협회’을 조직하고, 11월 11일에 해방병단을 창설했다. 1946년에는 ‘조선해안경비대’로 이름을 변경하였고, 1948년에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되면서 ‘대한민국 해군’으로 새롭게 발족하였다.
  
2014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해군의 병력은 해병대 28,000명을 포함 총 69,000여 명이며, 전력은 수상함 163척 (고속정 80여 척 포함), 잠수함 10여 척, 항공기 60여 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차기 군함들을 비롯해 모든 군함들은 선체 전체에 광범위하게 스텔스 설계를 적용하고, 레이더 반사율을 줄이기 위해 경사설계를 적용하고, 상륙전력으로 상륙돌격장갑차와 전차 등 4종 4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미국 외교 전문 격월간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아시아 지역에서 해군력 1~5위는 미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한국 순"이라고 전했다. 정말 그렇다면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해전의 사건'은 '해군의 열세'가 아닌 '작전의 실패'가 아니겠는가!

▲ 군악대 동료들과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는 박찬승 일병     © ADIL
  
인터뷰를 마치며 호주군에 대한 한마디를 부탁했다.
 
"군복을 입고 나가면 저를 동양인으로 보지 않고 호주군인으로 바라봅니다. 특별히 시가행진을 할 때면 더 많은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호주 군에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추천하여 드리고 싶습니다."〠 

글/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 구세군 한인사역(Korean Ministry)
                및 수용소 담당관(Chaplian, Detention Centre)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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