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해도 믿음의 영웅이 낫다

최성은/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10/26 [12:04]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은 많다. 호메로스의 유명한 작품 일리아스의 주인공 아킬레우스나 오뒷세이아의 오디세우스를 위시하여 줄잡아 백 명도 넘는 영웅들이 저마다의 용맹과 지략을 뽐낸다. 독자들도 잘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는 영웅들만해도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테세우스, 벨레로폰, 이아손 등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헤라클래스를 빼면 영웅담이라 할 수 없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미케네 왕 일렉트리온의 딸 알케메네 사이에서 태어난다. 힘이 세고 사내다워 그리스 최고의 영웅으로 인기가 높다. 문제가 생기면 보통은 힘으로 해결하는데 그것만으로 안되겠다 싶으면 지략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명성에 비하면 그의 최후는 몹시 비극적이다.
 
남편 헤라클래스가 다른 여인을 생각하지 못하도록 부인이 젖은 옷을 입히는데 그 옷에는 치명적인 독이 묻어 있었다. 헤라클래스는 몸에 독이 퍼지면서 살이 타고 뼈가 드러나는 고통을 참을 길이 없자 스스로 장작더미 위에 올라 지나가던 사람에게 불을 붙이라 하여 죽는다.
 
가족을 죽이는 무서운 죄를 지은 헤라클래스에게 내린 델포이의 신탁은 에우리스테우스를 12년간 섬기며 그가 주는 12가지 과제를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그 과제 중의 다섯 번째가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들 아우게이아스의 우리를 청소하는 것이었다. 이 일에 종사하는 교민들도 많으니 소개한다.
 
왕에게 우리가 있었는데 소가 3천 마리나 살고 30년 동안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우리였다. 그걸 하루 만에 청소하라는 것이다. 요즘은 좋은 장비들이 많아 별로 어렵지 않겠지만 당시로는 참으로 난감한 과제였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머리를 써서 인근을 흐르던 알페이오스 강과 페네이오스 강을 운하로 연결하고 그 물을 우리로 끌어들여 순식간에 말끔히 청소해 버렸다.
 
왕은 과제를 완성하면 가축의 절반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일이 너무 쉽게 끝나는 것을 보고 아까운 생각이 들어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다가 화가 난 헤라클레스가 휘두른 몽둥이에 맞아 죽임을 당한다. 임금 떼먹고 장난치는 분들을 걱정하여 붙이는 사족이니 참고하시길!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와 트로이의 공주 아이트라 사이에서 태어났다. 장성한 후 테세우스는 신표를 가지고 아버지를 찾아간다. 쉽고 빠른 바닷길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더 큰 인정을 받으리라 결심하고 험한 육로를 택한다. 길 가던 중 쇠방망이 악당 페리페테스를 죽이고 또한 프로크루스테스를 처단한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철침대를 놓고 사람을 잡아다 그 위에 눕혀 길면 긴만큼 자르고 모자라면 모자란 만큼 늘여 죽이던 희대의 악당이었다. 테세우스가 그를 잡아 그 침대에서 죽인 것이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뜯어 고치려는 행위,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횡포를 상징하는데 이런 류의 인간들은 테세우스를 기억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그리스의 영웅들은 하나같이 강인한 신체와 탁월한 정신의 소유자들이다. 이것은 인간이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육체는 강인해야 하고 영혼(정신)은 탁월해야 한다는 그리스 인들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이다. 둘 중 하나가 부족하면 결코 영웅이 될 수 없다. 강인한 육체와 탁월한 정신의 힘으로 주어진 난제를 풀어 내는 자만이 영웅이라는 호칭을 얻는다.
 
성경에도 영웅은 있다. 히브리서 11장은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들은 믿음의 영웅이다. 자신은 미미하나 믿음으로 인하여, 믿음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으로 영웅적인 삶을 산 사람들이다. 육체의 강인함과 정신의 탁월함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일념으로 상 주시는 이를 향해 달려가는 믿음으로 영웅이 된 사람들이다. 
 
육체와 정신의 탁월함을 지닌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은 모두 믿음의 영웅들로 대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트니스 센타는 수도 없이 생기는데 교회는 자꾸 문을 닫고 있으니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최성은|시드니선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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