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B와 D 사이의 C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11/24 [12:00]
인생의 고민은 선택에 있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나를 만들기 때문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했다. 선택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 안에 '양가감정'(Ambivalence)이 있기 때문이다. 
 
'양가감정'이란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사랑과 미움, 혹은 연민과 혐오와 같이 서로 상반된 감정이나 태도가 동시에 존재하여, 2가지 서로 상반되는 목표를 향해 동시에 충동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즉,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갖고 있는 상태이다. '양가감정'(兩價感情)을 '모순감정'(矛盾感情)이라고도 한다.
 
타임 패러독스 (Time Paradox)
 
인간은 자신에 대하여도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작년에 한국에서 '타임 패러독스'라는 SF 영화가 상영되었다. 원제목은 'Predestination', '예정'이다.
 
뉴욕을 초토화시킨 폭파 사건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용의자를 잡는다면, 현재의 폭파 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특수요원을 과거로 투입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시간여행은 자체가 역설이다. 과거로 돌아가서 '현재의 나'와 관계된 어떤 사건을 변경시킨다면 '현재의 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심리학적으로 해석하면 '의식과 무의식'의 만남이다. 무의식이 '과거의 나'라면, 의식은 '현재의 나'이다. 이 둘은 현재 내 안에서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를 빙산으로 비유한다. 수면 위에 보이는 것은 의식이고, 수면 밑에 보이지 않는 것은 무의식이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무의식이다.
 
의식은 이성의 지배를 받고 무의식은 감성의 지배를 받는다. 이성과 감성이 충돌하면 감성이 이긴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 이전에 감성적 존재이다.
 
코람 데오 (Coram Deo)
 
인간이 동물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영’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영적인 존재이다. 구원 받았다는 것은 '성령 세례'를 통하여 죽었던 영이 다시 살아났다는 뜻이다.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는 사람이다.
 
바울은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라고 했다.(롬 8:9) 수가성의 우물가에서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리로 예배할지어다'(요 4:24)라고 하셨다.
 
여기서 '영과 신령'은 헬라어 '프뉴마'(Pneuma)로 같다. 하지만 영은 하나님의 영이고 신령은 거듭난 우리의 영을 말한다. 하나님이 영이시기에 우리의 이성이나 감성이 아닌 영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인간의 고민은 선택에 있고, 선택이 어려운 것은 '양가감정'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선택의 기준이 '우리의 감정'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선택은 더 이상 고민이 아니다. '하나님이라면 어떡하셨을까?',
 
'코람데오(Coram Deo) 정신'으로 사는 것이다. ‘코람데오’란 라틴어로 ‘Coram’ ‘앞에’라는 뜻과 ‘Deo’ ‘하나님’을 뜻하는 두 단어가 합해져서 ‘하나님 앞에서’라는 뜻이다. 하나님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고 하나님이 하라는 것은 하면 된다.
 
창세기 3장의 선악과 사건은 '선택의 자유'와 '선택의 결과'에 대한 좋은 예표이다.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의 모든 열매를 먹을 수 있으나 선악과만은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했다.
 
인간은 참으로 이상하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진다. 아담의 후손이라서 그런 것 같다. 아담과 하와는 먹으라는 열매는 먹지 않고,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먹음으로 결국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선택의 결과'는 자유가 아니다. 〠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 구세군 한인사역(Korean Ministry) 및 수용소 담당관(Chaplian, Detention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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