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만큼 중요한 느낌들

강승찬/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5/11/24 [12:01]
목회현장은 양떼를 돌보는 목장이다. 그런데 요즘 교회는 병원의 응급실처럼 느껴진다. 응급실의 의사들이 야근을 하면서까지 앰뷸런스에 실려 온 환자를 살려야 하듯이 목회자들도 매일, 매주마다 새로운 영혼들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들마다 개인 사정이 있듯이 목회 현장의 성도들에게도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누구나 사실을 설명하고 진실을 말할 수 있지만, 그 이야기를 분석해 보면 객관적인 사실보다 그 밑에 깔린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앞두고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배우자를 선택하기보다는 감정과 느낌으로 결정하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우자의 장점으로 분석되는 성품이나 신앙, 그리고 여러 조건보다는, 전혀 그 사람의 인격과 상관이 없는 웃는 모습이라든지, 다정한 목소리라든지, 따뜻한 마음이라든지, 친절한 매너라든지 …  이런 것에 마음이 빼앗겨 결혼하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직장을 그만 둘 때에도 회사의 불편한 진실 때문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직장을 떠나는 것이지 논리적으로 상황을 분석하여 그만두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신앙생활 가운데 지치고 힘들다는 느낌이 들거나 누군가를 향한 원망스러운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사실이나 진실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탱크가 바닥이 난 상태이기에 빨리 자신의 영적인 삶을 점검해 보며 영적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성탄의 계절이 다가올 때마다 묵상하게 되는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은 사실이며 변함없는 진리이다. 그러나 성육신에 대한 감정과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마른뼈와 같은 느낌이고, 어떤 사람에겐 테러의 현장에 감금되어 있다가 탈출하여 살아난 느낌일 수 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죄값을 지불하시고 참자유를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쁜 성탄을 맞아 캐롤을 부르고 이웃들과 모여 파티를 하거나 선물을 나누지만, 하나님 입장에서 부끄럽고 불편했던 성육신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이신 성자 예수님께서 연약한 아기로 이땅에 오신 것 자체가 얼마나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었을까? 우리가 동남아 선교지를 몇 주간 탐방할 때에 불볕 더위나 위생상태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데, 하나님의 능력을 가지신 주님께서 죄인들과 함께 생활하실 때 얼마나 불편하셨을까?
 
죽음의 권세를 정복하시고 부활하셔서 우리와 함께하신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통해 느끼는 것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우정이요, 드라마와 영화에서 배우들이 만들수 없는 진정한 사랑이다. 멜번컵 우승의 기쁨이나 70밀리언 달러의 복권 당첨의 기쁨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진정한 기쁨을 성육신 하셨던 힘 없는 아기 예수 앞에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요즘 나라마다 동성애 이야기가 대세이다. 대부분 동성애의 신학적 타락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린 증상에 불과한 것이다. 교회다운 교회, 성경적인 교회가 존재한다면,  모든 교회들이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 교회의 본질에 전심전력하는 영성이 있다면, 오히려 본질을 회복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하는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내 마음의 태도가 어떠냐에 따라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 수도 있고 불편한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신앙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본질을 떠난 마음의 감정에서 시작된다. 변화되지 않는 옛삶의 태도에 근거할 때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영적 감각을 잘 살펴야 한다. 죄문제를 덮고 무조건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대화로 잘 표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속 마음을 고백할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좋은 감정, 부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여 용서를 경험해야 한다. 우리가 내면의 갈등을 조정하여 말씀대로 순종할 때 하나님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인격의 변화와 성숙이 가능해지며 헌신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승찬|시드니새생명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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