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6/01/25 [12:53]
나는 누구인가? 내가 나를 어떻게 인식(awareness)하느냐에 따라 나의 운명은 달라진다. 자신을 거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지같은 삶을 살 것이고, 왕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왕자 같은 삶을 살 것이다. 왕자인데 거지 같이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지인데 왕자 같이 사는 사람도 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델포이 신전’ 기둥에 써있는 말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라’는 뜻이다.
 
소크라테스 친구인 '카이페폰'은 델포이 신전에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자는 소크라테스다'라는 신탁을 받았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잘 알고 있는 소크라테스는 잘못된 답이라고 생각하고, 당대 최고의 현자를 찾아 나섰다. 많은 현자들과 이야기 중에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그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면서도 알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최소한 그들보다는 지혜로운 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누구였는가? (Who was I?)

성서는 본래 인간은 '어둠의 자식’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가끔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는 말을 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간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어둠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어둠이다. 어둠 속에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살지도 모르고 그냥 주어진 환경 속에서 목적 없이 표류하며 산다. 그러면 인생은 어둠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니, 어둠 속에서 살다가, 어둠과 함께 사라지는 것인가?
 
아니다. 세상은 무엇을 중심으로 하느냐에 따라, 두 종류의 사람으로 구분된다. 돈이 중심이 되면 부자와 가난한 자로 구분된다. 학력이 중심이 되면 배운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구분된다. 장소가 중심이 되면 그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과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빛의 자녀’이고,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은 '어둠의 자식'이다.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엡 5:8-9) ‘나는 누구였는가?’ 인간은 어리석음을 깨달을 때 배움이 시작되고, 죄인임을 깨달을 때 구원이 시작된다.(롬 3:10)

나는 누구인가? (Who am I?)
 
‘Who am I?’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인 ‘장발장의 절규’이다. '자베르’ 형사의 집요한 추적을 받는 장발장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과거에 빵 한 조각을 훔쳤던 죄인인가? 현재에 많은 사람의 존경받는 의인인가?  '과거의 죄인’과 ‘현재의 의인’ 사이에서 장발장은 고뇌한다. 핍박 받는 히브리인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호렙산 떨기나무 불꽃 안에서 모세에게 사명을 주신다.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라", 모세는 질문한다. "내가 누구이기에(Who am I?),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인도하여 내리이까?" (출 3:11) '일개 목동에 지나지 않은 초라하고 무능한 내가 누구관대 이 엄청난 일을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때 하나님은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고 하셨다. 그래도 미덥지 못한 모세는 "그들이 당신의 이름을 물으면 무엇이라고 할까요?(13절), "당신은 누구입니까?(Who are you?)"라고 질문하자, 하나님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고 하셨다. '자존자'(自尊者)가 너를 보냈고, '자존자'가 너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다.’(벧 2:9) 모두가 관계적인 용어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그리스도와 연합한 사람으로, 그 안에서 '신분의 변화'가 일어난 사람이다.
 
인간은 타락함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렸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다. 이전 것은 지났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그리스도인은 옛사람이 아닌 새사람, 육의 사람이 아닌 영의 사람, 겉사람이 아닌 속사람으로 세상에 살고 있지만 하늘에 속한 사람이다.(빌 3:20) 〠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 구세군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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