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적 복음주의와 회심

청교도가 생각하는 참된 신자의 모습은 회심 혹은 중생이다.

고준학/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6/01/25 [12:55]
복음주의 신앙의 중요한 특징은 회심(중생)에 대한 강조이다.
 
Nathan Hatch는 “개인적인 체험은 교파의 신조나 성례전 그리고 공동체적인 계약 같은 것들을 밀어내고 참된 종교적 신앙을 결정하는 궁극적인 시금석이 되었다” 라고 지적하면서, 이것은 부흥운동에 뿌리를 둔 복음주의 신앙의 주요 특징이라고 말한다.
 
복음주의는 기독교 신자가 되는 기준이 형식적인 제도나 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을 통한 그리스도와의 만남에 있다고 본다. 우리가 자랑스런 유산으로 간직한 청교도 신앙은 진정한 회심을 참된 신자의 기준으로 보았다.
 
내년이면 500주년이 되는 종교개혁은 루터의 칭의론에서 시작되었다. 루터는 평생 천주교의 잘못된 구원관과 싸운 사람이다. 중세 천주교는 인간의 노력에 의한 의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루터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인간의 의이지 하나님의 의는 아니다.
 
루터는 이런 천주교의 주장이 성서에 근거하기보다 잘못된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았다.  여기서 잘못된 철학이란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가르킨다.
 
Steven Ozment는 “중세 천주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철학에 근거하여 실제로 덕을 갖춘 사람을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인정하신다고 가르쳤다”고 지적한다.
 
Richard Lovelace에 의하면, 중세 말 천주교의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싫증을 느낀 일단의 성직자들은 새로운 경건 운동을 일으켰는데, 이들은 이전의 신비주의가 가졌던 잘못, 즉 현실 생활을 무시한 지나친 신비주의를 경계했다.
 
이들은 이런 새로운 경건의 핵심을 회심에서 찾았다. 칼빈은 루터의 칭의론에다 회심을 함께 강조하였다. 기독교인의 생활에서 칼빈이 가장 중요시한 것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다. 그리스도는 의로운 분이며, 동시에 거룩하신 분이다.
 
칭의는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하여” 객관적으로 이루어 놓으신 사역에 근거하고 있다. 회심은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를 구체적으로 변화시키시는 사역이다. 칼빈은 그의 저서 “기독교 강요”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얻는 두 가지 신앙 생활의 열매가 회심과 칭의라고 보았다.
 
칼빈이 주장한 회심이 좀더 교회의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강조된 것은 영국 청교도에게서이다. 많은 영국 개혁자들은 철저한 천주교도인 메리 여왕의 박해를 피해 제네바로 피난을 갔고, 그곳에서 칼빈과 그의 제자들로부터 개혁에 대해 더욱 철저하게 배웠다.
 
그리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서 영국의 개혁운동을 주도했다. 우리는 이들을 청교도라 부른다.  이들은 천주교에 대해서도 반대했을 뿐 아니라 영국성공회의 불완전한 개혁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청교도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영국교회의 형식적인 신앙생활이다. 청교도는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단지 외형적으로 신자의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 좀더 깊은 내면의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면 청교도가 생각하는 참된 신자의 모습을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겠는가? 여기에 대한 대답이 회심 혹은 중생이다. 진정으로 과거의 삶에서 돌이켜 거듭나는 경험을 한 사람만이 참된 신자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교도 학자인 Alan Simpson은 청교도를 다른 종류의 기독교와 구분시키는 가장 본질적인 것이 회심이라고 지적했다. 청교도 혁명가인 Oliver Cromwell은 회심을 청교도와 영국성공회 사이에 놓인 가장 중요한 문제의 뿌리라고 하면서, 청교도 성직자가 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이 회심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고준학|시드니유니온교회 담임목사

관련기사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