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Loneliness) 고독(Solicitude)의 차이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6/02/29 [10:54]
인간은 관계적인 존재이다. 관계가 단절되면 ‘외로움’(loneliness)을 느낀다. 외로움은 실존적  감정이 아닌 관계적 감정이다. 인간은 세 가지 관계를 갖고 산다.
 
'심리적 관계', '사회적 관계' 그리고 '영적 관계'이다. 심리적 관계의 단절은 '정서적 외로움', 사회적 관계의 단절은  '사회적 외로움', 영적 관계의 단절은 '죽음'을 초래한다.
 
인간은 분리된 실체로 존재하지 않고 오직 관계성 속에서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관계가 원활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고, 관계가 단절된 사람이 불행한 사람이다.
 
1) 나와 대화, 생각(Talking with myself is Thought)

 
인간은 '심리적 존재'(psychological being)로 자기와 대화를 한다. 이것을 '생각'이라고 한다. 소통(connection)이 되면 자존감(self esteem)이 높아지고, 단절(disconnection)되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인간은 갈대같이 연약한 존재이나 생각할 수 있기에 위대하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라고 했다. 나의 존재하는 이유는 내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존재하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은 긍정적인 생각을 할 때 긍정적인 자아가 형성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부정적인 자아가 형성된다.(롬8:6,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2) 너와 대화, 대화(Talking with you is Conversation)
 
인간은 '사회적 존재(social being)'로 '너'(You)와 이야기한다. 이것을 '대화'라고 한다. 마틴 부버(Martin Buber)가 쓴   '나와 너'(I and Thou)라는 책이 있다. 부버는 ‘나와 너’, ‘나와 그것’이란 두 개의 용어로 세상을 분석했다. '나와 너'의 관계가 단절되면, 너는 비인격체로 전락하여 '나와 그것'이 된다. 소통하면 '너'(You)이지만, 단절되면 '그것'(It)이다.
부버는 '인간은 관계를 떠나 생각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모든 인간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세밀하게 연결되어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보았고, 참된 공동 사회는 '나와 너'가 함께 하는 곳이라고 했다.
 
사회적 존재란 '내가 너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한다'는 뜻이다. 인간(人間)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는 존재이다. (창1:18: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베필을 지으리라.)
 
3) 하나님과 대화, 기도(Talking with God is Prayer)
 
인간은 '영적인 존재'(spiritual being)'로 영이신 하나님과 대화를 한다. 이것을 '기도'(prayer)라고 한다. 기도란 한 마디로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대화이고 영혼의 호흡이다. 기도하지 않는 자는 호흡이 멈춘 것이다. 육신의 호흡이 끊기면 육신으로 죽은 것 같이 영적인 호흡이 끊기면 영적으로 죽은 것이다.
 
요한계시록의 사데교회는 모든 것이 풍족했던 교회이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살았다고 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살았다 하나 실상은 죽은 자’(계3:1)라고 했다. 생명이신 하나님과 소통은 '생명'(life)이고, 단절은'죽음'(death)이다. (엡2:1, 너희의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
 
위의 3가지 관계의 단절로 인하여 찾아온 '외로움'(loneliness)은 '고독'(solitude)으로 극복할 수 있다. '외로움과 고독'은 유사한 말인 것 같지만 상반된 의미이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상태이고, 고독은 하나님과 함께 있는 상태이다.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한 말이다'라고 했다. 외로움이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고독은 내가 선택할 때 존재한다. 현대인은 고독을 잃었기에 외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다.〠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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