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를 만나는 멘토의 모멘텀으로

대양주의료선교협회 박승천 이사장

글|송기태, 사진|권순형 | 입력 : 2016/09/26 [11:29]
▲ 세계의료선교대회를 준비하는 대양주의료선교협회 박승천 이사장. 그는 이번 대회가 다음 세대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크리스찬리뷰


멘토들이 시드니로 몰려온다

우스갯소리 하나 하자. 한국에 있는 시중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고 싶으면 은행은 “집을 담보로 잡히면 돈을 빌려 주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에 가서 돈을 빌리고 싶다면 어떨까? “당신의 꿈을 말하세요. 그러면 그걸 사서 돈을 빌려 드리겠습니다.”
 
누군가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단다. 돈 없어도 꿈을 꿀 수 있다는 건 돈 없는 젊은이에게는 행복이다. 그런 성공 신화를 쓴 인물들이 미국에는 그래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실리콘밸리나 월가로 간다”라고 하면서 유행어처럼 꿈을 외친다. 활기가 부족한 시기에 누군가 나타나서 담대하게 “청년들이여, 비전을 찾고 환상을 보라”고 외치며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선동일까? 청년의 무기력, 침체, 우울을 끝내려면 ‘희망과 꿈의 정신’을 회복시키는 것 즉 ‘혁신의 꿈’을 청년의 마음속 곳곳에 심어 주는 것이 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람은 아는 것만큼 느낄 뿐이고, 느낀만큼 볼 뿐이다. 자신이 경험한 것 이상은 자신을 견인하지 못한다. 특히 청년의 시기에 무의식의 깊은 연못 속에 숨어있는 꿈을 끄집어내어 주고, 예전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환상과 비전으로 세상을 품도록 이끌어 주는 멘토와의 만남은 새로운 전환점이며, 큰 축복이기도 하다.
 

▲ 2016 세계의료선교대회 준비에 분주한 실무 간사들     © 크리스찬리뷰


‘크리스찬 멘토의 기근’이라 할 만큼 척박한 호주 이민사회에 기라성 같은 멘토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 잔치 한마당을 벌이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대양주의료선교협회(이하 오마) 박승천 이사장이 바로 그다.     
 
“2016년 미주 의료선교대회가 LA 벧엘교회서 개최되었습니다. 제가 오마를 벌써 6년 째 섬겨왔네요. 그동안 누적된 긴장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이제 그만가게 해주세요. 힘듭니다. 아이들도 멀리 유럽으로 유학갔고, 병원 식구들도 먹여 살려야 하고, 제 역량도 능력도 부족한데 그만 가게 해주세요’하고 하나님께 아뢰는 마음으로 내심 편안하게 참석했습니다.
 
보통 대회가 끝나면 각 대륙의 리더십들이 만나서 세계선교 전략과 향후 전략을 논의합니다. 저 역시 공동회장이었기에 참석해야 했습니다. 저희 오마는 세계의료협회 총회장, 한국과 3개 대륙의 각 대륙 이사장들이 공동회장을 맡아 서로 협력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아주 편안하게 10월 세계의료선교대회를 호주에서 개최하려는데 마지막 봉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안건을 하나 내놓았습니다.
 
‘미국은 이민 역사 3세대로 넘어가며 원로 노학자 교수, 의사들이 많은데 호주는 이민 역사도 짧고, 인력도 젊고, 멘토들이 적어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10월 세계의료선교대회를 호주에서 개최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오셔서 도우시고, 교제를 나누시고, 호주에 있는 각 교회의 귀한 선교적 자원들 동력과 보물들을 캐내어주는 역할들을 해준다면 대양주의 부흥을 꿈꿀 수 있습니다.
 
저는 6년을 이렇게 왔는데, 여러분 가운데 호주로 오신 분은 안계십니다. 몇 분이라도 오셔서 연결하고, 역할을 해주세요.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귀를 의심할 정도로 호응들이 좋았습니다.
 
미주의료선교협회 이사장이자 세계의료선교협회 총회장이신 전희근 박사님을 비롯해, <심장이 뛴다>라는 저서로 유명한 심장의이자 미주의료선교협회 회장 피터 정 박사님, 그리고 2010년도 타임즈가 선정한 전 세계 100대 영향력 있는 인물이자 호암의학상 수상자인 곽완신(래리 곽) 박사님 등 미국 각지는 세계적으로도 큰 명성을 가지고 정말 바삐 다니시며 분초를 아껴 사시는 분들이라 쉽게 만날 수도 없는 분들지요. 
 
물론 한국에서도 세계의료선교협회 증경회장인 이건오 박사님, 현 회장 박상은 박사님 등 26명이 기꺼이 대양주를 위하여 오시겠다고 할 때, 대양주의 다음 세대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느꼈습니다.
 

▲ 세계의료선교대회 목적과 취지를 설명한 한인교회 목회자 간담회     © 크리스찬리뷰


화려한 잔치 한 마당, 의료인을 넘어서
 
1세대 의료인들도 아직 젊은 호주 한인 사회엔 이번 의료선교대회를 통해 또 하나의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기독 의료인으로서 역할모델이 많지 않았던 현실에 비추어보았을 때, 신앙과 의술, 치유와 선교, 그리고 사회적인 영향력과 명성에서도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적인 선배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며, 크나큰 모멘텀이 아닐 수 없다.
 
멘토링과 코칭은 내일의 리더들을 육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동일한 꿈과 비전과 환상을 가진 출중한 선배들과 만남으로 멘토링을 받으며 리더의 꿈을 전수받고, 가슴에 북극성을 띄울 수 있다면 청년들을 위한 ‘화려한 잔치 한마당’이 되는 것이다. 청년들의 인생에 위대한 씨앗이 뿌려지고, 그 인생의 미래가 보이고, 미래가 열리는 것이다.
 
“제가 그동안 시드니에서 미국으로 갈 때는 발달된 시스템이나 노하우에 대한 기대를 갖고 갔습니다. 그런데 올 때는 사실 많이 지쳐서 올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를 들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하나님 과연 무슨 뜻이 있으십니까? 대양주에 어떤 뜻, 어떤 계획 누구를 깨우시려고 이렇게 일이 진행되게 하십니까?’하고 말입니다.
 
한국에서 WEC 본부 화정구 이사장님을 만나고, 한국 의료선교협회 리더십들과 미팅하면서도 말씀드렸습니다. ‘대양주 오마는 큰 재정이 없습니다. 항공료는 제공 못합니다. 오시면 편안한 숙식은 제공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하고요, 그리고 20일 동안 저는 하나님의 컨펌을 기다렸습니다. 놀랍게도 31명으로부터 비행기 티켓팅을 하겠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대양주 각교회 청년들, 다음 세대, 학부모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주신다는 확신이 들어 강사들에게 다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 2016 세계의료선교대회 포스터     © OMMA


여기서 이번 대양주 의료선교대회가 또 하나의 전환점을 이룬다.
 
“이번 세계의료선교대회는 의료뿐 아니라 각 분야에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을 말씀해 주십시오. 비단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우리도 호주에서 미국 갈 때 기대를 하지만 미국에서 호주 올 때는 기대가 없다고 할 수 있지요. 이번에 이분들이 호주로 오실 때 어떤 기대를 하실지 모르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대양주의 선교적 열망, 부르심에 대해 반응할 청년들에겐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이번 선교대회는 의료선교뿐 아니라 의료선교를 뛰어넘어 총체적으로 뻗어갔으면 합니다. 비즈니스 등 각 분야까지 망라해보려고 합니다. 각 주제별 선택강좌도 많이 개설했습니다. 이를테면 강사들의 약력은 의사이만,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 대상으로 자녀교육의 탁월성 등의 강좌도 열었습니다. 자신들이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자녀교육 시킨 과정, 자신이 공부한 과정들 등을 소개하지요, 또 크리스천으로서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는 분들을 위한 강좌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10월 7일, 금요일 대회 당일 아침부터 미국, 한국, 유럽에서 도착하여 시차도 없이 대회에 참석하고, 주일 아침에 가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분들 굉장히 바쁜 분들입니다. 심장 수술, 암 수술하는 1초를 아껴가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어쨌든 하루만 더 머물다 가시라고 청원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대회가 대회로서 끝나고,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데, 하루 더 블루마운틴에서 ‘멘토십의 밤’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노 바디(no body)의 심정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머나먼 호주 땅까지 오셨는데, 여기 있는 리더십들과 청년들에게 네트워크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 도전받고, 청년들과 네트워킹이 되고, 협력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주일(9일) 오후 4시경에 스트라스필드에서 전체 강사들이 모이고,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2부에 걸쳐 다양한 주제로 참가를 희망하는 청년들과 리더십들과 패널 워크숍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음날 (10일) 1부는 전날 못했던 주제를 더 나누고, 2부는 산책하면서 교제하는 프로그램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 선교대회 해단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각 지역교회에서 이 분들 모셔다가 특강도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환영하고 지원해 드리려고 합니다.“
 

▲ 제1회 대양주의료선교대회(2011. 6)     © 크리스찬리뷰


쉬려다가 다시 뛰게 되다
 
앞서 밝힌 것처럼 6년 동안 오마 일을 해온 박 이사장은 ‘쉬고 싶은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전문 사역자 아닌 평신도로서 전문적인 특성이 있는 의료 선교단체에서 쉽지 않은 문제들이 많았지요. 의료선교대회를 대양주, 한국, 미주에서 많이 치러내고 참여하면서 하나님의 간섭과 인도를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녀가 외국으로 유학가서 아이들과도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바깥으로만 뛰고, 병원 운영하고, 동역자들과 함께 선교지는 열심히 다녔는데, 아이들에게 소홀했고, 밥 한 번 따뜻하게 사준 적이 없었다는 데는 절감했습니다. 밖에서는 당뇨가 걸릴 정도로 많이 먹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병원에서 은퇴하자, 후배 의사들에게 양도하자고 의논했습니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저희와 함께 12~17년씩 같이 일했던 실장 등 행정직 몇 명이 울더군요. ‘이 병원 아니면 일할 데가 없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저희 병원에는 소독 간호사까지 있습니다. 수입 구조나 경제적인 이익보다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그런 분들이 ‘여길 그만두면 어디 가요?’ 할 땐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꿨습니다. 이제 ‘병원이 우리에겐 교회구나, 병원 식구들이 가족이구나, 선교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의사생활을 은퇴하고 의사들의 실력과 역할 모델, 그리고 역량강화를 할 수 있는 매니징 역할을 하시오. 그러면 내년 정도에 병원을 두세 개 더 오픈할 수 있는 비전을 봅시다. 시스템을 바꿔서 9월부터 운영 시스템이 대표원장이 진료보다는 의사들과 스탭들을 관리 교육하고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매니저로 설 수 있도록 합시다’하고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내년에는 병원을 확장하는 비전, 선교 비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 제1회 대양주의료선교대회에 참가한 선교 단체들(2011. 6)     © 크리스찬리뷰


개인적으로 병원 시스템을 바꾸면서 병원에 많은 크리스찬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며, 그것을 통해서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크리스찬 일꾼들이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더 많이 창출하여, 신나게 직장하도록 하는 것이 저의 사역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자체가 박 이사장 부부도 ‘멘토의 삶’으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어느 때에 이르면 멘토가 필요하다. 멘토란 따르는 사람들을 안내하고 보호하며, 그들이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을 먼저 체계화하여, 가르치고 전수한다. 그러면서 멘티의 역량을 고취시키고, 그들의 비전을 성취하도록 북돋워준다.
 
그러기에 멘토는 멘티가 필요로 할 때마다 기꺼이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대부나 대모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일을 위하여 이미 그는 새로운 ‘멘토 사역자’로 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의 간절한 소망은 거듭 ‘선교단체와 지역교회의 협력과 대양주 전체교회의 부흥’이었다.
 
“요즘 여러 선교단체들이 발족하는데, 여러 단체들이 한 개만을 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보면서 나아가는 것이 선교적인 확장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마는 선교단체가 아니라 누가회, 아가페 등 여러 의료선교단체들의 협의체입니다.
 
협의체는 이런 단체와 단체, 교회와 교회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마가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를 연결시켜 주고, 세계 각국의 선교사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감당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교회들은 선교단체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교단체는 교회의 필요성과 교회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지원하고, 상호보완적인 일을 감당하는 것이 바랍직합니다.
 

▲ 제2회 대양주의료선교대회(2012. 7)     © OMMA


이번 의료선교 대회를 조직하고, 이 대회를 구성하면서 여러 교회의 선교위원장들, 선교팀장들을 만나면 모든 분들이 그 필요성을 말씀하셨습니다. 대회 끝나면 하나님의 일들을 협력하고 정보 나누는 일들을 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번 대회를 이끌어 가시는 것이 기대가 됩니다. 이 대회를 통해 순금 같은 젊은 청년들을 불러 모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됩니다.
 
미국에 갔더니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었고, 선교에 대한 열정이 식어지고 있었습니다. 한국도, 전 세계적으로 선교에 대한 열정이 약해져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국의 연세대가 크리스찬 학생수가 3%밖에 안된다는 통계를 보았습니다. 한국의 초대 선교사 언더우드가 세운 학교의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대양주에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하나님의 특별한 뜻을 여러 교회가 와서 즐기고 정보와 네트워크를 가져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 일 때문에 저는 이 일을 기쁘게 감당하고 있습니다.” 〠

글/송기태|크리스찬리뷰 편집국장, 두란노교회 동사목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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