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Q 내가 보기엔 너무 멋진 내 아이가 너무 자신을 낮추어 보고 자신감이 없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A 아엠 오케이, 유아 오케이 (I’m okay, You’re okay) 라는 책의 저자, 토마스 헤리스는 아이에게 자아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에는 모두가 ‘나는 부족하고 타인은 괜찮아’(I’m not okay, you’re okay)라고 느낀다고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는데 자신을 돌봐주는 양육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아이에게 자아 개념인 나는 양육자와 다른 독립된 개체라고 알게 되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신뢰와 사랑을 자신을 향해 보여줄 때 조금씩 ‘나는 괜찮아, 그리고 타인도 괜찮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아 개념이 생기기 시작한 이후에 충분한 사랑과 양육을 받지 못할 때 아이는 계속해서 ‘나는 부족하고 타인은 괜찮아’ 라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됩니다. 그런 감정으로 성장할 경우, 부족한 나를 바꾸기 위해 무엇인가 멋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거나 타인을 기쁘게 하려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것조차 되지 않을 경우 자신을 학대하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의 한 예로, 늘 바쁘고 무관심한 부모 밑에서 자라온 한 여성이 성형 수술을 하자 사람들이 자신을 예쁘게 보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성형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다른 형태로는 자신을 돌보는 부모가 학대적일 때 아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한 갈등을 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나는 괜찮아, 그렇지만 당신은 아니야’(I’m okay, you’re not okay) 라는 감정을 갖게 됩니다. 나를 학대한 부모를 결코 용서하지 않으면서 저주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경우 또는 반 사회적인 행동을 해서 세상을 처벌하려고 하는 경우 같은 것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너무나 많이 맞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는 아주 낮은 자존감이 있었습니다. 자신을 구타한 아버지를 미워하며 그래도 자신은 잘 자라났다고 생각하고 잘못을 아버지에게만 돌렸습니다. 그분은 ‘나는 괜찮아, 그렇지만 타인은 아니야’ 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매를 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을 처벌하는 것이었기에 너무나 정상적인 것이었고 아이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심한 욕을 하고 또 흉기로 위협하는 학대를 겪은 딸은 어머니 이상으로 상처를 받고 여러 번 자살을 시도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신은 부족하고 타인을 괜찮아’ 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생명을 끊으려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만 6세를 결정적 시기라고 말합니다. 아이가 그때 자신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가지는 느낌이 평생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가끔, 감정은 이성보다 먼저 다가오기에 강한 감정적 반응이 일어나 다시금 과거의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거짓말이나 어린 아이 같은 이기적인 감정으로 반응하는 우리의 삶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내 안에 있었던 감정은 쉽게 사라지진 않지만 그 감정으로 반응하지 않고 충분히 나의 모습을 관찰하고 생각해 보는 이성적인 어른으로 반응하는 연습을 해나갈 때 우리는 어린 시절의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고 믿음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는 것을 통해 우리는 ‘나는 괜찮아, 그리고 타인도 괜찮아’(I’m okay and You’re okay) 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 연습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하게 살기 위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할 때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그리고 사람들도 괜찮아’ 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고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자존감을 찾고 타인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훈 |호주기독교대학 학장, 기독교상담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