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병
 
김훈/크리스찬리뷰
Q: 내 남편은 아무래도 왕자병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닮아가고 있어 걱정입니다.

A: 자신이 세상에서 최고이며 매우 탁월하다고 늘 믿으며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소위 ‘나르시시스트’ 라고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왕자병, 공주병에 걸린 사람이라고들 말했는데 점점 공주와 왕자가 많아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만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자신감이 넘치고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나르시시스트 일까요?
 
나르시시스 즉, 자기애 (narcissism) 라는 용어는 호숫가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너무 사랑하여 호숫가에 몸을 던져 죽었다는 그리스 신화 속의 소년 목동 ‘나르시스’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나르시스는 물에 비친 모습이 자신의 모습인지 미처 알지 못한 채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고 샘가를 방황하면서 수면에 비친 제 모습만 바라보다 물 속에 들어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정신 장애를 다루고 있는 이상 심리학에서는 나르시시스트와 관련된 장애가 있는데 그것을 ‘자기애성 인격 장애’라 설명합니다. 이 인격 장애의 특성은 자신에 대한 과대 평가, 칭찬에 대한 욕구, 특권 의식, 오만한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사실, 나르시시즘은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깃들여져 있는 속성입니다. 우리는 때로 근거 없이도 자신이 착하고, 옳고, 정당하다고 느끼고,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전능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건강한 자신감은 현실에 기반을 둡니다. 이루고 싶은 꿈과 이룰 수 없는 현실 사이의 괴리를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선한 면이 있지만 악한 면도 있고 연약한 모습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서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이 전능하고 위대하다는 환상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사람이나 상류층의 사람들만 자신을 이해할 수 있어서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대장 행세를 하고 타인을 심판하려 하는 등 권력에 집착합니다. 그리고 뻔뻔하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환상 속에 살아서 이기적입니다. 타인이 자신의 뛰어남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이런 나르시시스트들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기질적으로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의 특성이 자기애성으로 발전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생물학적으로는 대뇌 구조의 비정상적, 심리적으로는 취약한 자존심을 감추기 위한 시도 또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으로 기인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정서적인 필요를 채워주지 않으면서 아이를 지나치게 치켜세우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자기 도취에 빠져들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나르시시시트들이 생겨나는 이유가 부모의 양육적 태도에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의 대부분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적게 낳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서로 전문적인 일을 하느라 바쁩니다. 그런 환경에서 아이는 충분한 정서적인 만족함을 경험하지못하게 될 경우가 생겨나게 됩니다. 그에 비해 바쁜 부모님들은 이 모든 바쁜 삶이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합리화하며 아이에 대한 애정과 기대치를 지나치게 높게 가지게 됩니다.
 
부모가 좋은 행동을 과도하게 칭찬하고 나쁜 행동을 과도하게 비난 함으로 아이들이 조정당할 때 그리고 아이들 속에 숨겨진 낮은 자존감이 있을 때 자기애성 장애가 발달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자기만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깊은 연민과 공감을 가질 수 있을 때 한 사람은 균형잡힌 건강한 사람이 됩니다. 내 자녀, 내 자식만 귀하게 여기는 한국 부모의 마음을 버리고 나의 자녀가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도 소중하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기독교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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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4 [11:59]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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