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란 무엇인가?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6/12 [14:55]
인간발달은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과정이다.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유전(Nature)과 환경(Nurture)'이다.
  
'유전과 환경'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아직까지 결론 없는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발달이 이루어지므로, 타고난 유전적 요인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타고난 유전은 통제할 수 없지만, 좋은 환경은 노력해서 만들 수 있다. 환경이란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외적 요인'이다. 가장 중요한 환경은 무엇일까? 언어환경이다.
 
언어는 환경이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언어철학과 언어심리학에서, 언어는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게 인간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환경이라고 했다. 그래서 일까?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인간은 언어의 집에서 살고 있다. 좋은 가정인가 아닌가는 가족들의 언어를 통해 알 수 있다.
 
좋은 교회인가 아닌가는, 교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언어에는 살리는 힘도 있고 죽이는 힘도 있다.(잠18:21) 긍정적인 언어 환경에 노출된 사람은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부정적인 언어 환경에 노출된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이 된다. 부정적인 사람은 생각만 부정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능력과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성격도 거칠어진다. 언어에는 '부메랑의 법칙'이 있다. 타인에게 한 그 말은 반드시 자신에게로 되돌아온다.
 
언어는 사고이다

 
언어에 따라 '사고의 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작년에 'Arrival'이란 SF 영화가 상영되었다. 한국에서는 2017년 2월에 '컨택트'란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지금까지의 SF 영화와는 다르게, '언어적 차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영화는 언어학자 루이스가 딸 한나와 놀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듯 하지만, 한나가 어린 나이에 병들어 죽게 되고 루이스가 슬퍼하는 장면으로 바뀌어 버린다.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것 같았으나, 사실은 현재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영화에 7개의 다리를 가진 문어같이 생긴 외계인이 등장한다. 외형에 착안해 헵타포드(hepta+pod)라고 불렀다. Hepta는 7이고 Pod는 다리이다. 이들은 '원형의 표의문자'를 사용한다. 헵타포드 외계인들은 과거, 현재, 미래를 전부 동등하게 인지하는 종족이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의 언어를 배우면서 자신도 과거, 현재, 미래의 사고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된다. 영화에 사피어-워프 가설(Sapir-Whorf hypothesis)이 등장한다. 사람의 사고는 배운 언어의 체계와 관련이 있다는 이론이다. 강한 주장은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이고, 약한 주장은 '언어가 사고에 영향을 준다'이다.
 
언어는 인격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언어의 한계가 나의 세계의 한계이다."
 
언어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 그는 '인간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만큼만 세계를 인식한다'고 했다. 따라서 언어로 표현될 수 없다면, 그것은 곧 세계의 한계가 된다. 조금은 극단적인 이론이다.
 
성경에서 가장 강조하는 단어는 말씀이다. 하나님은 천지를 말씀으로 창조하셨고, 말씀(Logos)이신 하나님이 인간의 육을 입고 오신 분이 예수님이다.(요1:1) 성경이란 'Testament or Covenant'로 '약속'이란 뜻이다.
 
기도란 이 약속의 말씀을 근거로 하나님께 구하는 것이다. 영어 표현에 'You've got my word'란 말이 있다. '내 말을 가졌다'는 말은 '내가 약속한다'는 뜻이다. 내 말이 나를 대신하기에, 내 언어는 나의 인격이다.〠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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