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교인과 문화적 무슬림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6/26 [11:47]
2015년 한국의 통계청에서 인구조사를 했다. 호주는 인구조사를 5년마다 하고, 한국은 10년마다 한다. 2015년 11월 1일 기준으로 한국의 인구는 5,107만 명이다. 이중 외국인 136만 명 (총인구의 2.7%)이고, 중국계 국적 외국인은 51.6% 차지한다.
 
외국인이 인구의 2%~5% 이하이면 '다문화 국가'이고, 5%가 넘으면 '다민족 국가'이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개신교 신자가 10년 전보다 120만 명 정도가 증가하여  9백67만 5천761명으로 최대 종교로 등극했다는 사실이다. 교회가 손가락질을 받고 있고, 교인수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자가 늘었다는 것은 개신교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체 조사를 한 결과 두 가지 요인이 있었다. '이단의 성장'과 '가나안 교인'의 증가이다.

가나안 교인

'가나안' 교인이란 신앙은 가지고 있지만, 교회는 '안나가'는 교인이다. '안나가'를 거꾸로 읽으면, ‘가나안’이 된다. 한국 교회의 신도 중 ‘가나안 교인’이 100만 명이나 되고, ‘교회다운 교회’를 찾으려는 교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민교회 현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대형 교회에 문제가 생기면서 방황하는 교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교회란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가나안 교인은 '신앙 공동체'를 떠나서 '홀로서기'를 택한 사람이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이 SNS의 동영상을 통해서 '예배를 본다'고 한다. 이들은 관중석에서 게임을 관전하듯 예배에 임한다.
 
예배의 본질은 드리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예배의 승패는 '얼마만큼 받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만큼 드렸느냐'에 달렸다. 가나안 교인은 이점에 문제가 있다. 은혜를 받으려고만 하지, 자신을 드리려고 하지는 않는다.

문화적 무슬림

가로 전도를 나갔다. 작은 체구에 열린 마음을 가진 방글라데시 사람을 만났다. 전도지를 주니 기꺼이 받았다. 그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 그는 '무슬림'이다. ‘모스크’를 다니지 않는 '무슬림'이다. 물론 '라마단'도 지키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무슬림'이라고 한다. 어머니가 '무슬림'이고, 아버지는 힌두교 신자이다. 그의 부인은 힌두교를 믿고, 3살 된 아들은 '무슬림'이라고 한다. 그는 종교의 차이를 '문화의 차이'로 이해하고 있다.
 
이슬람교 문화에서 태어난 사람은 무슬림이 되고, 기독교 문화에서 태어난 사람은 기독교인이 된다고 했다. 그는 '문화적 무슬림'이다.
 
문화란 ‘culture’는 경작이란 ‘cultivation’과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다. 자연(nature)에 인간(human being)이 개입하면 문화(culture)가 된다. 인간이 자연환경을 경작하여 만들어낸 생활양식과 그에 따른 산물들을 모두 ‘문화’라고 일컫는다.

방황하는 교인

호주인 중년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교회를 찾고 있었다. 카톨릭 백그라운드를 가진 그녀는 카톨릭에 회의를 품고 개신교 교회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복음적인 교회를 찾고 있었다. 집안 근처의 몇몇 교회를 다녀 보았다. 설교를 들어보면 말씀은 있는데 복음이 없는 교회가 있다고 했다. 말씀과 복음은 다른가? 그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성경 중심’의 말씀을 하지 않고, ‘세상 중심’의 말씀을 하면 그것은 복음이 아니라고 했다. 그녀는 구세군에 대하여 물었다. 나는 ‘구세군 선교 선언문’인 3M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구세군의 메시지(message)는 성서에 기반을 두고, 사역(ministry)은 하나님 사랑에 근거하며, 사명(mission)은 복음을 전파하고 차별 없이 인간의 필요를 돕는 것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도 있다. 정말 가나안 교인들은 ‘말씀의 홍수’ 속에 ‘복음의 부재’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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