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피로 물든 주후 69년
 
최성은/크리스찬리뷰
원로원이 십자가에 매달고 채찍으로 쳐서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자 네로는 단검으로 자살하였다. 그 뒤를 이어 갈바, 오토, 비텔리우스, 베스파시아누스가 연이어 즉위했는데 모두 주후 69년 한 해에 이루어진 일이다. 69년은 로마가 황제의 피로 시뻘겋게 물든 해였다. 베드로와 바울과 또 이름없는 수많은 그리스도인의 순교에 대한 일종의 대가였다라고나 할까.
 
갈바(Galba)는 에스파니아 북동부 총독으로 재임하던 중 네로를 대항하여 군대를 일으킨 갈리아 총독 빈덱스의 영입을 받고 반역군의 수장이 되었다. 반역이 성공하고  황제로 승인받자 자만심이 지나쳤던지 임지인 에스파니아를 출발하여 로마에 도착하는데 무려 3개월을 허비하며 호사를 탐하였다.
  
3개월은 새로운 황제의 선정을 기대하며 기다리던 백성들을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새 황제는 민심을 수습할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했고 자기의 주변을 지켜 줄 든든한 지지자를 얻는데도 실패하였다. 제국의 재정을 개선한답시고 네로가 신민에게 하사한 선물을 수거한 것은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분노한 라인강 연안의 7개 군단이 들고 일어나 저지(抵地) 게르마니아군 사령관 비텔리우스를 황제로 옹립하고 로마를 향하여 남하하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갈바가 자기의 아들을 후계자로 내세우며 민심을 수습코자 하였으나 이 또한 패착이었다.
 
스스로를 2인자라 여기며 은근히 차기 황제자리를 꿈꾸던 오토를 자극한 것이다. 오토는 은밀히 근위대를 움직여 그를 살해하였다. 주후 69년 카피톨리나 언덕에 처음으로 뿌려진 황제의 피였다.
 
오토(Otho)는 네로의 소꿉친구였다. 네로의 후광을 업고 승승장구하였으나 속주 루시타니아 총독으로 좌천되면서 주변으로 밀려났고 자연스럽게 네로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오토의 아내 포파이아가 몹시 예뻤다고 하며 네로가 그 부인을 연애하여 그를 원방의 총독으로 보냈다고 하나 진위를 확인키는 어렵다
 
앙심을 품은 오토는 갈바가 반역을 일으키자 제일 먼저 지지를 선언하고 그의 수하가 되었다. 그러나 황제가 기대만큼의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실망하던 중 자기 아들을 2인자로 지명하자 근위대를 움직여 갈바를 암살하고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애초 갈바를 제거코자 난을 일으킨 비텔리우스는 갈바가 죽고 대신 오토가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로마를 향한 진군을 계속한다. 이에 오토를 지지하는 도나우 군단이 나섰으나 패배하고 말았다.  패전소식을 듣고 오토는 자결하였다. 두 번째 황제의 피가 뿌려진 것이다.
 
비텔리우스(Vitellius)는 갈바가 임명한 게르마니아 군 사령관이었다. 갈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게르마니아 군단은 그를 황제로 추대하고 반역을 일으켰다. 로마로 진격하던 중 오토가 갈바를 살해하고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였으나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오토를 지지하는 도나우 군단을 베드리아쿰에서 맞붙어 패퇴시켰다.
 
오토는 자결하고 비텔리우스가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신임 황제의 최초 정책이 화해와 통합을 위한 대 탕평책이어야 하거늘 애석하게도 비텔리우스는 오토군을 냉대하고 말았다. 원한을 품은 도나우 군단이 베스파시아누스를 황제로 옹립하고 다시 로마로 쇄도하였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함을 안 비텔리우스가 게르마니아 군단을 급파하였으나 이미 늦었다. 스스로 12월 말까지 퇴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믿지 않은 도나우 군단에 의해 살해당하고 말았다.                                            
 
3번째 황제의 피가 뿌려진 것이다.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us)는 네로가 빈발하는 유대의 소동을 진압하는 책임자로 세운 사람이다. 유대에서 작전 중 그 유명한 요세푸스를 생포하였고 요세푸스가 그를 보고 곧 황제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베스파시아누스의 아들이 디도(Titus)인데 예수님의 예언대로 예루살렘을 철저히 파괴하고 성전을 불태운 바로 그 사람이다. 베스파시아누스와 아들 디도에 관하여는 다음 호에서 상술할 것이다.〠                                                                                      

최성은|시드니선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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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26 [12:06]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