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문화 도시 안산을 가다

상상 그 이상을 꿈꾸는 도시 안산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9/25 [11:18]
▲ 김환기 사관과 국제영문 담임사관 마크탄(오른쪽부터)이 다문화센터 사역자들과 함께 했다.     © 김환기

지난 7월 5일과 12일, 안산시를 방문했다. 경기도 안산은 한국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이다. 안산이 본격적으로 외국인에 개방된 것은 2000년대 무렵이다.
 
특히 원곡동 일대의 주택단지는 인근 '반월공업단지'와  '시화공업단지'가 가까워 외국인 맞벌이 젊은 부부들이 밀집하여 살고 있다.
 
2009년 안산시는 원곡동 일대를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하고, 200억 원을 투자하여 '다문화 거리'를 조성하고     '관광명소'로 개발했다. 원곡동에는 외국인이 40% 이상 살고 있다.
  
▲ 안산시 로고     © 안산시

2016년 11월에 발표한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수는 10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한 171만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주민수는 국적 미취득자와 국적취득자, 외국인 주민 자녀뿐 아니라 14만 여 명이 넘는 불법체류자도 통계에 포함됐다.
 
현재 안산에는 8만여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으며 안산시 주민의 12%가 넘는다. 이곳에 '구세군 다문화센터'가 있다. 구세군에서는 오래 전부터 원곡동에서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12년 지금의 인근 선부 2동으로 장소를 옮긴 후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하였다. 구세군 다문화센터는 '전인구원'에 초점을 맞추어 사역하고 있다. 전인구원은 예수의 지상삼대사역(Healing, Teaching, Preaching; 마9:35)이며, 구세군 창립자인 '윌리엄 부스'의 3S(Soup, Soap, Salvation) 선교정책이기도 하다. 국제구세군은 '복합선교'(Integrated Mission)란 이름으로 ‘영혼구원을 넘어 전인구원’, ‘개인구원을 넘어 사회구원’을 실현하고 있다.

▲ 구세군 안산 다문화센터와 교회 건물     © 김환기
 
몸의 구원 (Body-Healing-Soup)
 
■외국인 무료진료소
 
구세군은 2011년부터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무료진료소'를 운영해 오고 있다. 진료는 물론이고 상담과 처방뿐 아니라 한방과 물리치료와 치과까지 모든 것을 무료로 치료하고 있다.
 
특별히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구세군다문화센터 2층 무료진료소에서 국제보건의료재단의 이주민을 위한 '혈액검사진료서비스'를 통하여 간기능, 신장기능, 혈당, 감염성 조사 등 자세한 혈액검사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규적으로 원곡동 '만남의 광장'에서는 이주민을 위한 무료급식과 함께 무료 진료봉사를 하기도 한다.
 
구세군 의료친교회가 주최를 하고, 구세군 다문화센타가 주관이 되어 내과, 외과, 한방과 통증클리닉과, 스포츠의학과 등의 전문의가 봉사자들과 함께 한다.

▲ 외국인 무료 진료소 안내판     © 김환기

■결핵 임시 숙소
 
2016년 7월 구세군은 안산시, 대한결핵협회 및 국립마산병원과 함께 외국인에 대한 결핵관리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은 각 기관의 상호 협력을 통해 결핵 발견,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진료 서비스 제공과 취약 계층 결핵관리사업의 적극적인 수행을 통해 우리나라 결핵 퇴치에 기여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구세군은 임시숙소를 마련하여 외국인 결핵환자를 돌보고 있다. 외국인 결핵환자 치료지원 쉼터 운영은 경제적 상황이 어렵고 거주지가 불분명한 외국인 결핵환자를 대상으로 주거 및 숙식이 가능한 쉼터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면서 대상자에 대한 직접 복약확인 치료를 통해 치료성공률을 높이고, 입소 기간 중 발생하는 치료비 일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무료급식소
 
구세군은 매주 토요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50인 분의 식사를 준비해서 원곡동을 찾고 있다. ‘만남의 광장’은 시끌벅적하다.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이들도 많다. 구세군 밥차가 도착하면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준비한 150인분의 식사는 20분도 지나지 않아 동이 난다.
 
구세군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자원봉사자들도 늘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은 ‘필라멘트 자원봉사단’이 와서 도움을 주고 있다. 무료급식소는 단순히 밥만 먹고 가는 공간이 아니라, 공연과 참여가 있는 잔치집이고,  '언어장벽과 문화충격'으로 하소연할 곳이 없는 이주민들의 화풀이 장소이고, 상담의 장소이다.
 
혼의 구원 (Soul-Teaching-Soap)
 
■샤론 돌봄의 집
 
2008년 3월에 ‘샤론 돌봄의 집’을 개원하여, 다문화가정의 아동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으로 늦은 저녁시간까지 돌보아주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비율이 높은 안산시에서도 이렇게 부모 모두가 외국인 근로자인 미취학 아동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은 실질적으로 ‘샤론 돌봄의 집’ 한 곳 뿐이다.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돌보고 있는 ‘샤론 돌봄의 집’은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기본적인 원비만 받고 운영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시설이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액과 여러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이주 배경 미취학 아동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자라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을 돌보아 주는 ‘샤론 돌봄의 집’     © 김환기
 
■야간 돌봄학교
 
5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아침 등교, 오후 하교, 저녁 안전 귀가 차량 운행부터 한국어, 피아노, 태권도, 1대1 학습지도, 알림장 지도 등 전문 교사들의 관리를 받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한 명씩 짝이 되어 친동생처럼 돌봐주고 있다.
 
안산시 소재 대학교 자원봉사 동아리들과 인근 고등학교의 적극적인 봉사활동 참여를 통해 도움을 받아, 이용 아동들의 학습 지도 및 문화 체험 활동을 진행하여, 이주배경 아동들이 초등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별히 작년 하반기부터 고려인동포 자녀들의 비율을 대폭 높여서 집중 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한국어와 러시아어, 그리고 학습지도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타문화권 또래 친구들과 놀이지도로 함께 섞이도록 하고, 이번 달부터는 영어권 아이들과 요리심리상담을 함께 진행한다.
 
■자이언 국제대안학교
 
‘자이언 국제대안학교’는 이주민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이다. 한국에 임시로 머물고 있거나 한국학교 편입 전, 한국생활에 적응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주로 가르치고 있다. 영어, 수학, 미술, 사회과목 등을 미국 교과서를 사용하여 영어로 수업하며 한국어, 중국어, 태권도 등을 특별활동으로 진행을 한다.
 
경직된 수업보다는 학생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하는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의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프리카 우간다에 색칠한 운동화를 보내는 봉사활동에 참여도 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며 꿈과 비전을 키우기도 한다. 자이언 국제대안학교는 미국기독교학교의 학력승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여 청소년들이 자국 학교로 전학갈 때에도 도움이 된다.
 
영의 구원 (Spirit-Preaching-Salvation)
 
■구세군 다문화 교회
 
구세군 다문화 센터는 예배 장소이기도 하다. 다문화 센터의 지하는 예배당이다. 이곳에서는 일반 교회에서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다문화센터의 책임자는 최혁수 사관이다.
 
"주일 예배를 드릴 때면 재미있는 풍경들이 많이 연출됩니다. 다문화 사람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다 보니 제가 한국말로 설교를 하면 자원봉사자들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으로 통역을 합니다.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교할 때마다 마가 다락방에서 있었던 방언의 역사가 이곳에도 있기를 기도합니다." 
 
2015년에는 첫 번째 예비병과 병사 입대식이 있었고, 2016년 추수감사예배 때에는 자리가 좁아 예배당 바깥 복도까지 교인들과 새로 오신 분들로 가득 찼다. 장학금 수여식, 특순, 설교, 자비석기도, 치유기도로 행복하고 즐거운 축제의 시간을 보냈다.
 
구세군 다문화 교회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주안에서 하나 되어 소통하고 화합하여, 교회를 위한 교회가 아닌 세상을 위한 교회가 되기를 노력하고 있다.
 
■구세군 다문화 축구팀과 야구팀
 
2012년부터 교회 아이들을 중심으로 축구팀을 결성하였다.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은 스포츠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문화 레전드 축구팀은 팀 간의 교류를 통하여 많은 발전을 하였다.
 
대한축구협회와 많은 축구팀이 '구세군 다문화 레전드 FC’를 방문하기도 했다. 축구팀은 대부분 고려인 3세들로 구성이 되어 있고, 한국 최초로 이주 배경 청소년팀으로 'MBC 꿈나무 축구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2016년 안산시 아이리그 축구대회에서 '구세군 다문화 레전드 FC의 5·6학년팀'은 안산시 종합우승을 차지하였다.
 
2017년은 4월에는 ‘안산시 그리너스 FC’와 협약을 맺고, 구단에서는 다문화센타 축구교실에 지도자를 파견하여 간식과 훈련 등을 제공하고 축구 훈련에 필요한 물품 등을 지원하여 주기로 했다.
 
또한 2014년부터 ‘기아 타이거스’와 ‘기아 자동차 임직원’의 자발적인 기부로 다문화 야구팀 '와글와글, 그래도 우린 하나'가 결성되어, 몽골 문화체험 봉사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구세군 한마음 한가족 체육문화축제
 
올해는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최 사관은 고려인을 위한 80주년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1937년 스탈린에 의해서 17만여 명의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습니다. 안산에는 고려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이분들을 위하여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역임에도 불구하고 센터장인 최혁수 사관 부부와 부담임사관인 엄인용사관 부부 그리고 직원 2명이 전부였다.
 
▲ 자원봉사자들과 식사자리를 함께한 센터장 최혁수 사관(왼쪽 앞)과 김환기 사관(가운데) , 옆은 엄인용 사관.          © 김환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들은 보통사람의 몇 배 이상의 일을 하고 있다. 옆에서 식사하던 직원의 명함을 받았다.
 
"구세군 다문화 센타: 다문화교회/문화교실/무료진료소/임시숙소/국제대안학교/주야간 공부방/어린이 돌봄의 집 : 경영기획팀 곽민정 팀장"
 
“도대체 이 친구의 정체가 뭐야!”
 
나는 벌려진 입을 닫을 수가 없었다. 분명 구세군 다문화센터는 '슈퍼맨과 슈퍼우먼'이 사역하는 곳이다. 이분들은 하늘을 날 수는 없지만, 선교와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사람들이다.〠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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