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김훈/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7/09/25 [14:14]
Q .사람을 믿기가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니 친밀한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나 너무 어렵네요.

A.몇 번의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면 그것에 대해서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떤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고, 사람에게 학대를 당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신은 불안감을 갖게 한다
 
학대를 또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여 가까이 가지 않지만 누군가를 신뢰하면 맹목적으로 순응함으로 새로운 학대에 빠지기도 합니다.
 
사람에 대한 불신은 사람들과 관계할 때 불안감을 갖게 하고 그것의 결과는 의심으로 이어집니다. 의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의심하는 대상에 대해 쉽게 분노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의심이라고 하는 것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학자들이나 과학자들에게는 의심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이론에 대해 그리고 누군가의 연구에 대해 의심하는 생각을 해야만 새로운 가설이 생길 수 있고 그 새로운 가설을 바탕으로 연구와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또 새롭고 발전된 결과를 도출해 낼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지는 주관적인 의심은 불신을 조장하는 맹독성 균처럼 우리를 분노로 이끌 수 있습니다.
 
한 여성이 잠을 좀처럼 잘 수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남편이 최근에 가슴이 큰 아가씨를 가게에 직원으로 고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남편에 대해서 무관심했고 남편이 바람을 피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 여성이 가게에 가서 직원을 보자마자 예전에 남편이 말했던 가슴이 큰 여자가 좋다는 말 한마디가 생각이 났다고 합니다.
 
갑자기 그 생각이 떠오르면서 남편에 대한 의심이 생겼고 안절부절하며 초초하고 삶에 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운의 기운을 강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 여성은 그것으로 인해 우울감과 분노,질투를 심하게 느끼게 되어 그 직원을 쫓아내었습니다.
 
프란시스 베이켠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 마음에 저절로 생기는 의심은 윙윙거리는 소음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머릿속에서 키워진 의심에는 독이 있다."
 
의심으로 인해 생긴 잘못된 상상력들은 극단적인 경우 공황상태나 피해 망상에까지 빠지게 하며 큰 분노로 이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 의심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먼저는 내가 의심을 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의심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왜 내가 의심을 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면 의심을 현명하게 떨쳐 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신뢰하는 마음
 
의심은 나의 것을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오는 것임으로 내가 가진 의심이 무엇이 빼앗길까봐 두려워하는 것인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의심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후 나의 의심이 무엇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으로 오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고 그것이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의심이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 나의 의심을 떨쳐버리기 위한 반대 생각에 대한 증거자료를 많이 찾아 보는 것이 좋고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사실을 확인해 보며 당사자와 좋은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의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의심은 득보다 실이 많음을 기억하고 의심의 마음이 사람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훈|호주기독교대학 학장, 기독교상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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