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야 할 사람은 빨리 만나야 한다
 
김성두/크리스찬리뷰
얼마나 많은 새해가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요?
 
아니면 얼마나 많은 새해가 더 남아 있기를 바라시나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많은 새해를 맞이했지만 늘 그 새해들은 진한 아쉬움과 후회를 남겨왔었습니다. 새해의 결단이 한 번도 제대로 지켜진 적도 없고 새해의 계획들 역시 제대로 이루어진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그 많은 새해들을 막 써버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새해가 남아 있는지도 우리는 잘 모릅니다. 그렇다고 또 얼마나 많은 새해가 더 있어야 하는지도 딱히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지금 또 새해가 왔다는 사실입니다.  
 
각 사람마다 나름대로 새해 계획이 있을 것입니다. 각 개인들마다 특수한 사정들이 있어서 사람마다 계획들이 다양할 것입니다.
 
사실 어떤 계획들은 꼭 올해 안 이루어져도 괜찮은 것이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이루어져도 내 인생에 큰 지장이 없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은 그것이 안 이루어졌을 때 평생을 두고두고 후회할 일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는 돌이킬 수가 없고 다시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사람에 관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유독 가까운 사람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많이 소천을 하셨습니다. 그분들이 그렇게 빨리, 아무런 예고 없이 이 세상을 떠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꼭 만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꾸만 미루고 또 미루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분이 더 이상 이 세상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제서야 만시지탄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런 후회를 얼마나 더 해야 할까요? 얼마나 많이 이런 일들을 당해봐야 제대로 된 인간 관계를 할 수 있을까요?
 
특별히 부모를 떠나 먼 호주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제대로 부모님의 임종을 맞이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은 것입니다.
 
우리 새해에는 만나야 할 사람들을 제대로 만나면서 살면 어떨까요?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이 아니라 꼭 만나야 할 그 시간에 만날 수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갖는 것도 좋지만 천국 가기 전에 이 땅에서도 만나면서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빈 손 들고 호주에 와서 아내와 신문지 깔아 놓고 밥을 먹을 때 침대와 소파와 식탁을 가져다 준 고마운 호주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저는 그분이 너무나도 고마워서 해마다 그분의 생신이 되면 꼭 선물을 사서 그분 댁을 방문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꼭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 같았습니다. 그런 세월이 꽤 흘러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그분의 아내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웨스트미드 병원 영안실에서 그 분을 뵈었습니다. 왜 저는 꼭 생신 때만 그를 방문했을까요? 평상시에도 그분을 방문했더라면 얼마나 그분이 좋아하셨겠습니까? 살아 계실 때 더 자주 찾아 뵈었으면 영안실에서 그렇게 제가 안타까워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자주 어떤 중요한 일을 정해 놓고 그 일이 끝이 나면 누구를 만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울 때가 많습니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은 내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위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분을 다시 만날 수가 없는 일이 생기면 비로소 그때 만나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마음 속에 꼭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 중에는 부모님도 계실 것이고 형제 자매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감사를 전해야 하는 고마운 분도 계실 것입니다. 혹시 그 사람들 중에는 내가 먼저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도 있고 내가 용서를 해 주어야 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이 새해에 그분들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뒤로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만나야 할 그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그들이 더 이상 안 계시면 나는 그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 감사를 받아야 할 분이 안 계시고 내가 용서를 빌어야 하는데 용서해 줄 당사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용서해 주어야 그 사람이 평안하게 살아 갈 수가 있을 터인데 내가 용서하기도 전에 이미 이 세상을 떠나버렸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기 때문입니다.
 
천국에서 만나면 거기서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 해야 할 일은 이 땅에서 깔끔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20년간 성탄절 카드를 보내드렸던 할머니께서 갑자기 집을 파시고 이사를 가셔서 더 이상 성탄절 카드를 보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먼저 돌아 가시고 혼자서 외롭게 10년 이상을 사시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양로원에 들어 가신 것입니다.
 
성탄절은 다가 오는데 할머니 소식을 몰라 궁금하던 차에 성탄절 카드가 그 할머니로부터 날라 온 것입니다. 손이 떨려서 제대로 글씨를 쓰실 수가 없어서 다른 사람이 대신 글을 써 준 성탄절 카드였습니다.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며칠 전 12월의 어느 무더운 날 아내와 함께 양로원을 찾아 갔습니다. 예쁜 빨간 장미로 만든 꽃다발과 성탄절 카드를 들고 말입니다. 그분은 저와 아내가 양로원을 방문할 줄은 전혀 생각을 못하신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반가워하시고 기뻐하시는지…
 
만약 제가 또 이런저런 사정으로 할머니와의 만남을 미루었다면 저는 그 언젠가 크게 또 후회를 했을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어리석은 후회를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사람의 만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감동이 그 속에 있습니다. 어쩌면 2018년 새해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돈을 많이 못 벌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대로 일이 잘 안 풀려 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꼭 올해가 아니어도 다음 해에 잘 풀려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 인생이 실패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두고두고 크나큰 후회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천국에서도 만날 사람을 이 땅에서도 만나면서 사시는 우리 모두가 되셨으면 참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    © 김성두 목사













김성두|시드니경향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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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8 [10:14]  최종편집: ⓒ christian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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