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김환기/크리스찬리뷰 | 입력 : 2018/01/30 [10:43]
'빅터 프랭클(Viktor E. Frankl)' 박사를 아는가? 그는 유태인으로 '신경과 정신전문의'이다. 2차 대전이 발발하고, 1942년에 그의 아내, 부모님과 함께 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아내와 부모님은 목숨을 잃었다. 1945년 전쟁이 끝나고 그는 수용소에서 풀려났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Man's Search for Meaning) 

그는 수용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자를 썼다. 원제목은 "Man's Search for Meaning : Introduction to Logotherapy" 이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 박사의 자전적인 체험수기이다. 체험을 바탕으로 프랭클 박사는 자신의 독특한 정신분석 방법인 '의미치료'(Logotherapy)를 이룩했다. 
 
그는 조각난 삶의 가느다란 실오라기에, 의미를 부여하여 든든한 생명줄로 만들었다. 수용소의 철조망 뒤로 넓게 펼쳐진 광활한 대지를 보며 희망의 불꽃을 지폈고, 진흙 바닥에 패인 웅덩이 속에 비친 하늘의 뭉게구름을 보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증오에서 사랑'으로 승화하는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이루었다.  "모든 인생에는 의미가 있으며, 인간은 의미를 찾는 의지와 의미를 추구하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 의미치료(Logotherapy)의 기본원칙이다.

의미 (Logos)

의미치료(Logotherapy)는 'Logos + Therapy' 합한 말이다. 로고스(Logos)는 그리스어 ‘말하다’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은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철학에서는 이성, 신학에서는 '하나님 말씀' 곧 '예수 그리스도'(요 1:14)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설득하는 데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첫째 Logos, 둘째 Pathos, 셋째 Ethos이다. 여기서 Logos는 인간의 이성, Pathos는 감성 그리고 Ethos는 인격이다. 그는 논리적으로 이성인 Logos에 설득할 때는 10%, 감정인 Pathos에 호소할 때는 30%, 전달자의 인격으로 설득할 때는 60%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닌 '감성적 존재'이고, '감성적 존재'이기보다는 '관계적 존재'이다. 
 
스토아학파에서는 '로고스'를 인간의 이성을 넘어 '우주를 통일하는 법칙'으로 설명했다. 인간도 자연의 질서 속에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로고스'에 순응하며 금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했다.
 
스피노자가 주장한 '범신론'(Pantheism)도 스토아학파의 Logos에 뿌리를 두고 있다. 범신론이란 세계밖에 별개로 존재하는 인격신이 아닌 우주, 세계, 자연의 모든 것과 자연법칙을 신이라 하거나, 또는 그 세계 안에 하나의 신이 내재되어 있다는 세계관이다.

예수 그리스도 (Logos)

프랭클 박사의 이론을 기독교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 성경 요한복음(1:1)은 이렇게 시작한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곧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다.(In the beginning was logos, Logos was with God and logos was divine)"
 
여기서 'Logos'를 '말씀' 대신 '의미'로 해석하면 ”태초에 의미가 있었다. 의미가 곧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의미가 곧 하나님이시다." 그 의미(Logos)는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이다.
 
'크로노스'에 예수가 개입하면 '카이로스'가 된다. '평범한 일'에 예수가 개입하면 '특별한 사건'이 된다. '피투적 존재'에 예수가 개입하면 '기투적 존재'가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인의 '삶과 죽음'의 목적이고 이유이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7-8)〠

김환기|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호주구세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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