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세상 밖으로’

선교 인도네시아 시타날라 한센인 마을 2

글|함춘환,사진|권순형·정지수 | 입력 : 2018/04/26 [10:07]
▲ 한센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환우가 의족에 기댄 채 휠체어에 앉아 있다.     © 크리스찬리뷰

지난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자카르타 시티날라 마을에 있는 한센인들을 대상으로 ‘소풍 세상 밖으로’라는 프로젝트로 이틀간의 의료사역과 한 번의 문화사역, 그리고 일일간의 소풍사역을 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위하여 국제의료선교회 및 한국에서 25명의 봉사팀들이 왔고 몇몇 자카르타 한인교회들과 현지 신학교 학생들까지 함께 하여 한센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고자 노력하였다.
 
한센인들이 아픔과 고통을 나눌 수 있었고,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면서 그들의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며, 문화사역을 통해 잠시나마 마을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물하였고, 2백여 명의 한센인들과 자녀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으로 소풍을 가서 그들이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두의 마음이 벅차오르고 감동으로 가득찼다.

▲ 안쫄유원지로 소풍 나온 시타날라 한센인 마을 여인들과 자녀들     © 크리스찬리뷰

4년 전에 한센인들이 그토록 원하였던 첫 번째 소풍을 기획하여 한센인 2백50명을 데리고 인도네시아 민속촌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들에게 오늘 어떤 것이 가장 좋았었냐고 물었을 때 그들이 여러 가지를 대답하였지만 마지막 한 분이 ‘오늘 처음으로 자기도 인간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대답하였을 때 정말 완전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그 다음 해에도 2백여 명을 데리고 인도네시아 동물원으로 소풍을 갔었고 재정적 부족으로 지난 3년간 소풍을 가지 못했는데 금번에 한국팀들의 후원으로 놀이동산으로 세 번째 소풍을 갈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하였다.
 
이제 그동안 기도하며 준비하였던 대규모 한센인 마을 프로젝트를 마치고 앞으로의 사역에 대해 다시 하나님께 기도하며 주님의 지혜를 구하고자 한다.
 
사실 한센인 마을 사역을 시작한지가 벌써 7년째이다. 처음에는 100% 이슬람교도인 이들이 기독교인인 우리들를 받아 주지 않아 문전박대 당하였지만 그래도 꾸준히 계속 찾아가서 이들을 섬기고 이들이 필요한 것들을 도와주면서 이제 이들과 친구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들의 마음 문들이 하나씩 하나씩 열리고 있는 중이다.
 
금번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하여 더욱 이들과의 접촉점들이 넓어져서 더 많은 한센인들과 친구가 되어질 수 있는 계기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어떤 점에는 너무 보여주기 프로젝트로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기도 하다. 정말 이들을 사랑하며 품어주기보다는 우리가 한센인들을 이렇게 섬기고 있다는 것을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부분들이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본다.

▲ 시타날라 마을회관에서 열린 문화행사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 크리스찬리뷰

▲ 시타날라 마을 회관을 가득 메운 어린이와 주민들     © 크리스찬리뷰

지난 2년간 우리가 돌보고 있던 한센인들 중에 11명이 한센병이 심해져서 세상을 떠났고 그중 9명이 운명하기 전에 주님을 영접하는 기도를 하였다. 두 명은 안한 것이 아니고 못하였다. 한 번은 다른 오지 섬에서 사역을 계속하다가 한센인 마을에 들어갔는데 몸이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쓰러져 있던 한센인 두 명을 보았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너무나도 힘들어 다음에 와서 영접기도 사역을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그냥 돌아갔는데 일주일 후에 그 두 명이 운명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날 저녁 정말 하나님께서 어마어마하게 꾸짖으셨다. ‘너는 마지막으로 그 두 명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네 육신이 게을러서, 피곤하다고 그 마지막 기회를 네가 버렸다’ 라고 하면서 그 죄값을 나한테 묻겠다고 하시었다.
 
이처럼 우리가 아무리 한센인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선물을 주고 소풍을 데리고 가도 이들 영혼을 구원시키지 못한다면 이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다.
 
사실 한센인 마을에 많은 이슬람 단체들도 구제활동을 하고 많은 NGO들도 봉사활동을 하며 그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도와주고자 한다. 그런데 아무리 그들이 많은 물품들을 후원해 주어도 기독교인인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을 나누어 주며 그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반드시 모든 구제활동과 나눔과 섬김 사역들이 영혼구원으로 연결되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것은 다른 종교에서도 하고 있는 불우이웃돕기 개념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 같다.


▲ 소풍’ 행사에 참가한 함춘환·김성혜 선교사 부부(왼쪽)와 본지 권순형 발행인과 정지수 영문편집위원(오른쪽).       © 크리스찬리뷰

이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며칠간 사역했던 순간 순간들을 내려놓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이들에게 더욱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 그들이 가슴 깊은 곳에 있는 내면의 고통와 아픔을 기꺼이 함께 나누어 주기 원하는 친구가 되어, 그들의 영혼을 성령으로 만져주게 되기를 더욱 간절히 소망한다.
 
세상사람들이 알아주던 말던, 어떻게 생각하던지 한센인 한 명 한 명을 가슴으로 품고 그들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나아가고자 다시 한 번 다짐하며 나아간다. 그들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든 영혼들이기에……
 
금번에 수고해 주신 국제의료선교회, 호주맥켄지한센선교회, 자카르타한인교회들과 선교사들, 자카르타 웨슬리신학교학생들, 그리고 한국에서 이 행사를 도와주기 위해 오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드리며 이 모든 분들의 수고와 헌신과 섬김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믿는다.〠

글/함춘환|인도네시아 선교사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사진/정지수|크리스찬리뷰 영문편집위원

 
광고
광고

  • 포토
  • 포토
  • 포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